조선왕실의궤의 제자리 오대산사고

노장서 | 기사입력 2011/12/11 [01:13]

조선왕실의궤의 제자리 오대산사고

노장서 | 입력 : 2011/12/11 [01:13]
조선왕실의궤가 최근 일본으로부터 반환되었다. 오대산 사고(史庫)에서 1922년 강제반출된 이후 90년만이다. 오대산 사고에는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궤가 함께 보관되어 오다가 모두 일제에 의해 불법반출 되었던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2006년에 반환되었으나, 규장각에서 보관되어 오고 있으며, 이번에 반환된 왕실의궤는 일단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게 된다.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실의궤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뛰어난 기록유산으로서 현재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강원도에서는 월정사를 중심으로 이 두 보물의 강원도로의 환수를 요구하고 있다. 월정사는 오대산 사고가 건립된 1606년부터 일제에 의해 강제반출되기 전까지 약 300년간 이들을 관리해왔던 사찰이다.  문화유산 보존의 주요 원칙 중 하나인 원형복원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다는 점과 월정사가 소재한 평창에서 개최되는 2018 동계올림픽이 문화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원도로의 환수요구는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 두 보물들이 당초 국가의 소유로서 연구목적 등을 위해서는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고, 이들의 향방을 결정할 문화재위원들의 성향이 대개는 보수적이어서 강원도의 요구관철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인사들도 많은 것 같다. 왕실의궤의 반환을 계기로 현재 '조선왕조실록 및 왕실의궤 제자리찾기 범도민 추진위원회'의 요구가 점차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며, 결정시점까지 상당한 긴장과 갈등이 전망된다. 문화유산을 두고 국가와 지방이 경쟁을 벌이는 국면이 전개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문화유산의 희소성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일 것이다.
 
오대산 사고는 월정사에서 오대천길을 따라 북쪽으로 약 4-5킬로미터 떨어진 산중에 위치한다. 이곳을 찾아가는 길은 결코 만만치 않은데,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이곳에 사고를 지은 조상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된다. 필자는 지난 10월 오대산 월정사를 방문한 길에 사고를 답사하였는데 사진에 담아 보았다.


▲ 오대천     © 노장서

월정사를 출발하여 오대산 사고를 가기 위해서는 오대천을 따라 난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 현수막     © 노장서

가는길에는 위 사진에서와 같은 현수막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조선왕조실록과 왕실의궤를 찾아오는 것이 '민족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라는 메세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 오대산사고     © 노장서

월정사로부터 오대천길을 약 3킬로미터 정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대산사고 진입로를 알리는 팻말이 나오는데, 진입로로부터 약 1킬로미터 정도 들어간 곳에 사진과 같이 오대산 사고가 보인다. 사고는 돌담장이 둘러싸고 있으며, 표지판이 설치되어 사고의 연혁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곳은 사적 제 37호로써 현재의 건물은 1992년 복원한 것임을 알린다.
 
▲ 사고의 문과 담장     © 노장서
 
 

▲ 현장 해설표지에 나와있는 설명     © 노장서

 
▲ 사적지 표지비석     © 노장서
 
표지에도 설명되어 있듯이 오대산 사고는 다음과 같이 사각과 선원보각 두 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 사각     © 노장서
 
 

▲ 선원보각     © 노장서
 
이 두 건물은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인데, 실록과 의궤 및 왕실족보를 보관하던 옛기능을 다시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특히, 조선시대에 이곳에 보관되었던 실록과 의궤는 현대적으로는 그 문화적 의미와 중요성이 달리 부여되고 있으므로, 굳이 이곳에 보관해야 할 엄격한 이유도 없다 할 것이다. '범도민 환수위원회'의 요구도 이곳에 보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 오대산 사고에 설치된 현수막     © 노장서

향후 강원도의 요구가 어떤 방향으로 결과를 맺을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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