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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사를 마치고 2막 인생을 사는 원주인문학연구소장 강범희
 
김철우 기사입력  2018/08/21 [12:53]


[강원경제신문] 박현식 기자 = 우리는 모두 은퇴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세월은 변하고, 새로운 직업 환경에 맞지 않을 때가 온다. 이때가 되면 막연히 은퇴 후 삶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직장을 다닐 때 불편했던 환경과는 다른 데서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 이왕이면 내 인생을 모두 바쳤던 경험을 살려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 여기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을 도우면서 산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은퇴 후 정력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강범희 선생님을 만났다.

 

▲  원주인문학연구소장  강범희   © 강원경제신문

 

강범희라는 이름 석 자 뒤를 무엇이라 부를지 막연하다. 은퇴 후 새로운 명함이 많지만, 그는 그냥 평소에 불렸던 대로 선생님이 좋다고 한다. 현직에 있을 때도 그는 선생님이라는 본직 외에 원주시의 각종 축제기획위원이나 실행위원으로 활동했다. 원주 홍보도우미로 활동하며 원주지역 알리기에 힘써 왔다. 보이스카우트 활동을 통하여 학생들과 함께 교과 외의 교육활동에도 열심이었다. 해외여행도 50여 회에나 다녀왔다고 한다. 2013은퇴한 후에도 그의 활동은 거침이 없다. 활발한 활동 뒤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그에게 ‘2막의 인생에 대해 물었다.
 
은퇴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나요?
 
은퇴하면 아파트를 떠나 자연과 함께 살고 싶었지요. 그런데 혼자 좋아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요. 집사람도 함께 가야 하잖아요. 모든 것이 불편하다고 여겨지는 시골생활인데, 선뜻 따라 나서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전세를 살아 보기로 했죠. 그런데 2009년도 즈음 남미 여행 때 만난 지인이 리조트를 새로 개업하는 데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생각지도 않게 리조트 총괄본부장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어요. 선생을 하다가 장사를 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또 특별히 하지 못할 일도 아니더군요. 2년 조금 넘게 개업식을 끝내고 자리를 잡자 원주로 오게 되었죠. 하필 이때 전세도 만기가 되어 집을 짓게 되더군요. 그러니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시골 생활이었고 약간의 착오도 있었지만, 치악산 중턱에 새집을 한 채 짓게 되었지요.

 

▲ 문화관광해설사들과 함께 쓴 강원도 이야기     © 강원경제신문

  
그럼 전공과 관련하여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잠시 외도는 했지만 역시 평생을 함께했던 선생과의 관계를 끊을 수는 없었지요. 사실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 대부분 선생을 하지 않았으면 어렵게 생각했을 일들을 하고 있죠. 선생이란 직업이 학교와 떠날 수 없고, 또 강의와 연관이 되어 있잖아요. 강의를 통해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니까요.
그 두 가지와 관련하여 우선 강원도에는 많은 학교가 학생 수 부족으로 인하여 문을 닫았고 앞으로 닫아야 합니다. 2017년에 강원도 교육청 주관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라는 목표를 갖고 <강원교육희망재단>을 설립합니다. 이 재단의 이사로 활동하면서 폐교 사진전, 내 고향 프로젝트 등 활동을 합니다. 현재 1982년부터 작년까지 대략 강원도의 30% 학교가 폐교했고, 국가에서 지정한 대로 학교를 정리한다면 앞으로 5년 이내에 약 30% 학교가 폐교돼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지역에서 학교가 차지하는 의미는 돈이나 이런 것으로 환산할 수 없잖아요. 어떻게 하든 학교를 폐교하지 않고, 각 지역에서 사회, 문화, 경제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강원도에는 선생님들이 부족합니다. 모두 서울이나 경기 등 근무여건이 좋은 곳으로 발령을 원하거든요. 그래서 강원교육희망재단에서는 춘천교육대학에 진학하여 강원도에서 교사하라는 의미로 춘천교육대학교 입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 외에도, 강의와 연관하여 작년에는 강원도 문화관광해설사 교육센터장을 했어요. 강원도 18개 시군에는 약 200여 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있습니다. 이들은 강원관광의 최일선에서 강원도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강원도 관광지 해설을 하고 있어요. 철원, 양구의 안보관광지를 비롯하여 춘천, 원주, 강릉 등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자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지요. 이들의 재교육과 신규교육을 원주 상지영서대에서 했는데, 그 교육센터장으로 활동하게 된 거지요.
 
어떻게 교육센터장이라는 일을 맡게 되었나요.
 
제 전공이 원래 역사입니다. 역사를 전공으로 했다고 해서 문화재에 대한 이해가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지요. 물론 다른 전공보다는 문화재를 접할 기회가 많기는 하지요. 그런데 학교에서 선생을 할 때 문화재청, 원주시민연대와 함께 <문화유산 방문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을 한 7~8년 했어요. 그때 원주지역 문화유산에 관한 소책자도 발간하고 한 덕택에 그 일을 할 수 있던 겁니다.
 

▲ 사진전시회    © 강원경제신문

 
이 교육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각 지역에 있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은 그 지역 전문가 들입니다. 자기 고장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거든요.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들은 자기 지역은 잘 알고 있지만 조금은 자기 지역에 대하여 과장되게 알고 있거나, 사실(史實)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이야기나 전설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죠. 그 사이에 우리가 할 일이 있는 것이고요. 어떻든 각 문화관광 해설사들이 가진 지역의 문화재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적 사실과의 사이에서 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문화관광 해설사와 함께하는 강원도 이야기>라는 책을 출판하기로 했어요. 원고수집, 집필, 교정 등 여러 문제가 있기 했지만, 강원도 각 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100여 군데를 스토리텔링 형식의 이야기책으로 펴낸 것이 가장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학교와 관련한 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책 출간도 말해야겠네요. ()독서새물결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은퇴하기 전부터 활동했었는데, 은퇴한 후 이 단체에서 학생들 진로와 관계된 책을 출간하는데 함께 하자고 하더군요. 장차 수많은 직업이 없어지고 새로 생길 텐데, 학생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고자 미래 진로와 관계된 책을 낸다는 거죠. 그래서 여러 선생님과 함께 공동으로 책을 내게 되었어요. 나는 사물인터넷과 가상현실에 관한 내용을 맡아서 책을 내게 되었지요. 현재까지 두 권을 냈는데, 앞으로 이 사업은 지속하리라 생각합니다.
 
국가기록원 민간기록 위원이시라고 들었습니다
    
. 국가기록원은 우리나라에 서울, 부산, 대전 세 군데 있죠, 작년에 대통령 기록관이 서울기록관에서 분리되어 세종시에 세워져 네 군데 있는 셈이죠.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각종 기록을 모아 놓은 곳으로, 옛날로 말하면 사고인 셈이죠. 그런데 관에서 생산된 기록들은 잘 보관되는 데 비해 민간에서 기록된 각종 기록은 소멸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민간기록위원을 두어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  병영독서교육   ©강원경제신문


봉사활동도 하셨나요?
 
봉사활동이라기보다는 이 사회에 무엇인가 이바지할까 생각들을 하시겠죠. 그것이 봉사라는 이름으로 즉 무보수나 실비를 받으면서 하는 일이지요. 저도 올해 초에 있었던 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일을 몇 년간 했지요. 내가 한 일이야 아주 작은 것이었지만 다행히 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나게 되어 뿌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2년 전부터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홍보활동을 전개했고, 올림픽 전에는 사전예행연습 등에 참가했죠. 올림픽 기간에는 강원도 여기저기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올림픽경기장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덕분에 여러 게임도 직접 볼 기회도 얻었고, 학생들이나 어르신들에게 올림픽에 대해 설명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본부에서는 국방부 후원으로 현역 장병들을 대상으로 독서 코칭을 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군 복무 기간은 대한민국 군인들은 시간을 허비하는 시간으로 인식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이 기간에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게 하려고 독서코치를 파견하여 사병들을 대상으로 독서지도를 하는 것이지요. 이 단체에서는 이 밖에도 동아리 독서 코칭, 군 간부 대상 인문독서, 신병독서 지원, 장병 북 토크 등을 전개하는데 저는 독서 코칭 강사로 활동하고 있죠.
 
여행이 취미라고 하셨는데요. 여행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현직에 있을 때부터 여러 군데 여행을 다녔어요. 그런데 은퇴를 하고 나니 아무래도 시간이 더 많이 나겠죠. 작년에는 아프리카를 다녀왔고요. 올해는 알래스카 크루즈를 하고 왔어요. 삶이 여행이고, 여행이 휴식이고, 휴식이 또 다른 삶이 아닌가요?
 
대부분 사람은 여행이 로망인데 많이 다니셨군요. 돈도 많이 들었을 텐데요.
글쎄 여행을 돈으로 다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실제 부자들은 그렇게 많은 여행을 못 하죠. 돈 벌기 바쁜데 여행을 다닐 시간이 없겠죠? 그러니까 가난한 자들이 다니는 거 아닌가요? 농담이긴 하지만 돈이 있어야 여행을 가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여행도 여러 가지입니다. 자연을 보러 가는 여행, 역사 유적 탐방 여행, 신상품 개발 여행, 종교 여행이 있는가 하면 선진국 여행이 있고, 후진국을 좋아하기도 하고, 오지여행도 있지요. 단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혼자 떠나는 여행도 생각보다 많아요. 저는 여행이란 그저 삶의 일부이고, 돈을 벌거나 역사 공부를 하거나, 종교적 신념을 굳세게 하거나 하지 않고, 그저 내 삶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죠.
다시 말하지만, 여행이 삶이고, 삶은 일이고, 일이 휴식이고, 휴식이 여행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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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21 [12:53]  최종편집: ⓒ 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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