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를 구한다

[고전으로 읽는 세상]

학당 지란지실 | 기사입력 2012/05/14 [08:43]

굽은 나무는 굽은 나무를 구한다

[고전으로 읽는 세상]

학당 지란지실 | 입력 : 2012/05/14 [08:43]

정치권이 어수선합니다.
어수선함을 넘어 아예 난장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얼굴 가득 웃음 안고 마주잡던 손으로 서로를 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총선이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당선이 되고, 어떤 이는 낙선이 되었습니다.
낙선한 이는 자천타천으로 은둔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어떤 이는 4년의 동면에 들어간 이들도 있습니다.

아무 것 없어 간절히 가져야 할 때와
손에 무언가가 쥐어져 있을 때, 마음이 달라지나 봅니다.
또 다른 대선이라는 권력을 잡으려고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 깔려있는 욕망들을 일구고 있습니다.

관자가 말합니다.

曲木又求曲木(곡목우구곡목)

直木又求直木(직목우구직목)


이 문구의 전문은 이렇습니다.

제나라 환공(桓公)이 어느 날 관중과 함께 말을 키우는 마구간을 둘러보다가 관리인에게 물었습니다.
“마구간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인가?”
관리인이 머뭇거리고 대답을 못하자 관중이 대신 대답을 합니다.
“소신도 지난 날 마구간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서 잘 압니다.
마구간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우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를 만들 때,
처음에 굽은 나무를 쓰면 다음에도 굽은 나무를 쓰게 됩니다.
계속 굽은 나무를 써야 우리를 지어 나갈 수 있으니
곧은 나무를 쓸래야 쓸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곧은 나무를 쓰면 또 곧은 나무를 쓰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굽은 나무를 쓸래야 쓸 수가 없게 되지요.” 

처음 나무가 어떤지가 관건입니다.
온통 굽은 나무들로 울창합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장자의 문구를 제 좋은 대로 함부로 인용하여
자신이 굽은 나무인 것을 장황하게 자랑합니다.

곧은 나무가 재목으로 베어나가자,
굽은 나무들만 비겁하고 끈질기게 국회에 남아있습니다.
굽은 나무가 굽은 나무를 불러 들여 당을 결성하고
굽은 나무들로 우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마을 어귀를 지키던 곧은 나무가 그립습니다. 


<학당 지란지실>

고전강독(맹자) :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문의 : 033-261-4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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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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