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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7-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 <제7회> -챕터 3<묘덕아, 저절로 그리 된 것이니라.>3
 
김명희(시인 .소설가) 기사입력  2019/02/16 [19:01]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7-

 

▲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김명희(시인 .소설가)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 <제7회>

 

챕터 3<묘덕아, 저절로 그리 된 것이니라.> 3화

 

 

 

▲ 불멸의 꽃 챕터3표지     ©김명희(시인 .소설가)

 

 

 

그녀가 가늘게 떨리는 손길로 백운스님의목을 끌어안았다.

 

“묘덕아, 이러면 아니 되느니라……. 이러지 말거라. 제발 마음을 진정하여라……. 네 안에 들어찬 헛것들을 바로 보아라.”

 

스님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이미 몽롱했고 입술은 반쯤 열려있었다. 그녀의 뜨거운 신음소리가 먼저 스님의 목을 휘감았다. 그녀가 스님의 입술에 뜨겁게 입을 맞추었다. 방금 전 물에서 나온 묘덕의 입술은 차갑고 뜨거웠다. 그녀의 숨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차가운 입술 사이로 뜨거운 입김이 새어나왔다. 백운스님은 냉정하고 미동 없는 마음으로 앉아있었다.

 

“흐음……. 나무관세음보살……. 묘덕아, 마음이 번뇌를 만들고 그 번뇌는 허상을 만들며 결국 네가 만든 헛것에 네 스스로가 빠져들고 있구나. 바로 보아라. 내가 누구인가를!”

 

백운스님은 오로지 면벽수행만 할 뿐이었다. 그녀가 말없이 스님의 앞섶을 풀어헤쳤다. 스님은 눈을 감고 가부좌를 튼 채 그대로 앉아있었다.

 

“얘야……. 네가 정녕 나를 파계승으로 만들 참이더냐……? 나는 이미 오래전 부처님께 귀의한 몸이니라. 묘덕아 네 눈에 보이는 나는 형상이 없는 허깨비니라. 나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모르느냐……? 그러니 제발, 마음을 다잡고 더 이상은 그만두어라. 부처님 전에 죄업을 만들지 말거라.”

 

그녀의 떨리는 손길은 이미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스님……. 지금 제겐 어떤 말도 들리지 않사옵니다. 저를 용서 하세요. 스님을 향한 제 사랑을 더는 주체할 길이 없습니다. 제가 *풍도지옥 (風塗地獄) -정결치 못한 몸가짐으로 죄를 진 죄인이 받는 형벌.) 에 떨어져도 좋사옵니다. 제발 오늘밤 한번만 저를 스님의 여인으로 품어 주세요. 스님을 바라보노라면 하루가 백날 같습니다. 스님…….”

 

그녀가 백운스님에게 속삭였다. 묘덕의 볼 위로 뜨거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눈물에 젖은 그녀의 입술이 스님의 굳게 다문 입술에 천천히 와 닿았다.

 

“스님……, 사모하옵니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허나 마음이 말을 듣지 않사옵니다. 이런 지 오래되었습니다. 스님 저는 어쩌면 좋사옵니까? 이대로 참다가는 정말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사옵니다. 제발 제 청을 들어주세요. 오늘 밤, 스님의 마음과 몸을 제게 모두 주시어요……. 제발.”

 

그녀가 눈을 감고 수행 중인 백운스님의 입술을 향해 또 한번 다가갔다. 산사의 고요했던 밤공기가 축축하고 뜨거웠다. 선원사 처마 밑을 떠도는 밤안개에 전율이 일었다. 깊은 밤 어딘가에서 산짐승 울음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와 밤의 정적을 깨뜨렸다. 달빛 푸른 밤하늘에서 구름들이 체위를 바꾸며 몸을 조였다 풀기를 반복했다. 끝없이 몽롱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시간의 입자들이 밤하늘을 떠다녔다. 백운의 감은 눈이 안타까움으로 가늘게 떨렸다. 그녀의 뜨겁고 가녀린 입김이 스님의 가슴과 목을 휘감았다. 백운스님이 굳게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묘덕아, 지금 네 앞에 무엇이 보이느냐? 내가 남정네로 보이느냐? 네가 정녕 내게 연정을 느끼는 게냐? 나는 너를 기른 정으로 사랑하고 아비 같은 잔잔한 마음과 부처님의 자비로 너를 아끼는 것이거늘……. 묘덕아, 지금 네 마음속에 무슨 허상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속고 있는 것이냔 말이다.”

 

“스님, 스님의 마음 잘 아옵니다. 허나……. 오늘만은 부처님의 자비로라도 저를 받아줄 순 없으신지요? 하루가 열흘 같고 죽을 것만 같사옵니다. 저를 스님의 가슴으로 구하신다면 그 또한 또 다른 자비 아니겠는지요……? 제발 저를 부끄럽게 마시옵고 제 사랑을 받아주시어요. 네? 스님.”

 

그녀는 울며 애원했다. 하늘 저쪽 구름들의 은밀한 저수지는 이미 물이 가득했다. 어느새 밤하늘 달빛은, 반쯤 고개 숙인 구름의 수줍은 틈으로 자신을 깊숙이 밀어 넣고 한 몸이 되어갔다. 촉촉하고 은밀한 구름의 한곳을 달빛이 부드럽게 감쌌다. 그 사이로 두견새의 애절한 신음소리가 적막을 찢으며 깊숙이 들어갔다. 구름과 달빛은 더욱 강하게 서로를 밀착했다.

 

“얘야……. 묘덕아, 아니 된다. 이러지 말거라. 길을 잃은 네 마음을 바로 잡고 바로 보거라. 바로 보란 말이다. 내가 이 방문을 뛰쳐나가야 네가 정녕 내 뜻을 알겠느냐……?”

 

뜨겁게 달궈진 묘덕이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녀의 숨소리는 거칠었다. 백운스님은 그녀를 진정시키려 간절히 타일렀다. 그럴수록 묘덕은 더욱 백운의 몸에 매달리며 한 마리 작은 사슴처럼 파고들었다. 그녀는 알몸으로 백운스님의 몸에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스님……. 저를 한번만 품어 주시어요. 제발…….”

 

그녀는 백운스님을 더욱 끌어당겼다. 스님의 손을 가져다 자신의 몸을 쓰다듬었다. 문창호지 구멍 난 틈으로 발기된 달빛이 들어왔다. 그 빛은 숨이 막힐 듯 환했다. 찢어진 문틈을 비집고 들어온 달빛이 방안 가득 풍성한 침묵을 집요하게 부풀렸다. 밤의 살짝 열린 입술에서 흘러나온 새소리가 풀벌레소리와 뒤섞였다. 백운스님은 눈을 지그시 감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그녀는 백운스님의 팔에서 강한 남성의 이끌림을 더욱 느꼈다. 그러나 여전히 백운스님은 가부좌를 튼 채 미동도하지 않았다.

 

“묘덕아, 이러지 말거라. 너와 나는 절대 이러면 안 되느니라. 진정하거라. 어허. 얘야……. 제발 마음을 바로하고 무심의 경지로 너를 이끌 거라…….”

 

그녀는 뜨거워진 몸으로 다시 가까이 다가가며 울며 애원했다.

 

“제발요. 하악…… 스님의 전부를 제게 주세요. 모두…….”

 

백운스님은 난감했다. 적막하고 단단한 시간이 방안 공기를 뜨겁게 부풀렸다. 방안으로 스민 달빛의 단단한 근육들이 도드라져 보였다. 그녀를 훔쳐보던 산사의 고요가 푸른 달빛과 하나 되어 섬돌위에서 촉촉하게 몸을 섞었다. 풀벌레 울음소리가 야광처럼 자지러지는 밤이었다. 백운스님은 묘덕의 갑작스런 행동에도 티끌만큼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으음……. 묘덕아 제발 멈추어라……. 무심(無心)과 무위(無位)에 계합하려 애쓰거라. 그리하면 천기(天氣)가 저절로 열리어 아무 구애도 없고 아무 집착도 없는 것이거늘. 얘야, 그것을 왜 모르느냐?”

 

그녀는 백운스님의 다그침에도 눈물을 흘리며 그의 품을 다시 파고들었다.

 

“…… 스님.”

 

그녀 손길이 백운의 온 몸을 휘감고 돌았다. 지붕 위 상기된 달빛이 자신의 그것을 구름의 은밀한 영토 속으로 또 한번 강하게 들이밀었다.

 

 

 

 

 

 

 

-> 다음 주 토요일(2/23) 밤, 8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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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16 [19:01]  최종편집: ⓒ 강원경제신문
 
새톰달콤 19/02/17 [02:05] 수정 삭제  
  김명희 작가님 7회도 잘 읽었습니다. 백운과 묘덕의 운명은 어디로 굴러 갈까요? 소설인데도 시적 묘사가 감칠맛이 있습니다. 명절 전 몸살에 명절 준비 핑게로 오늘에서랴 오늘 3회 분을 몰아서 봤습니다. 다음 주말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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