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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13-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제13회>-챕터4<뜻밖의 암흑>4화
 
김명희(시인 .소설가) 기사입력  2019/03/30 [19:01]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소설 연재 -13-

 

 

▲ 제2회 직지소설문학상대상수상작 [불멸의 꽃]     ©김명희(시인 .소설가)

 

 

 

고려역사장편소설 [불멸의 꽃] <제13회>

 

챕터 4 <뜻밖의 암흑> 4 화

 

 

▲ 불멸의 꽃 챕터4 간지     ©김명희(시인 .소설가)

 

 

 

 “낭자. 이리 불 가까이다가앉으시오.”

 

정안군이 방안으로 들어가 이불을 불 가까이 옮겨주었다. 묘덕은 불을 쬐며 차가운 몸을 녹였다. 언제 주워왔는지 정안군이 주머니에서 풋밤을 한줌 꺼내놓았다. 정안군은 약간 덜 여문 밤 몇 톨을 모닥불 위에 던져 넣었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불길이 따뜻하게 솟아올랐다. 고소하고 달큰하게 익어가는 밤 냄새가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모닥불로 주위가 환하고 따뜻했다. 정안군이 모닥불 속을 뒤적여 잘 익은 밤을 꺼내 정성껏 까서 묘덕에게 건넸다. 환한 불빛이 그녀의 젖가슴 속으로 자꾸만 파고들었다. 묘덕은 정안군의 마음이 고마워 맛있게 군밤을 먹었다.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고소하고 맛좋은 군밤으로 저녁 요기를 대신했다. 한참 후, 정안군이 불빛 속에서 묘덕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녀는 도망치느라 긴 머리와 온 몸이 망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묘덕은 초췌해진 얼굴로 자신의 흐트러진 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 원나라 병사에게 맞은 그녀의 한쪽 뺨이 퍼렇게 멍들어 있었다.

 

“이런, 아효 낭자의 고운 얼굴에 멍이…….”

 

정안군이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얼굴로 손을 가져갔다. 묘덕이 멈칫 얼굴을 돌렸다.

 

“엉망이지요. 제 몰골이…….”

 

“아니오 낭자. 별 말을 다하시오. 낭자는 언제보아도 참 아름답소. 낭자……, 오늘 정말 고생 많았소이다. 내가 낭자를 발견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오. 부처님이 돌보셨소.”

 

“나리 덕분에 큰 봉변을 면했습니다. 감사드려요. 나리, 어릴 적처럼 편히 말씀 놓으셔요.”

 

“아니오. 이제는 과년한 처자인데 그럴 수야 없지. 하마터면 큰 변을 당할 뻔 했소이다. 이만하길 천만 다행이오. 나는 이렇게라도 낭자를 다시 만나서 행복하오.”

 

“이 거요…… 감사했습니다.”

 

묘덕이 정안군의 도포를 돌려주고 너절한 자신의 옷가지를 모아 몸을 여몄다. 찢겨진 옷 사이로 그녀 몸이 불빛에 훤히 들어났다. 정안군은 그녀 모습에 숨이 막혀왔다.

 

“아니오. 나는 괜찮으니 좀 더 덮고 계시오. 이젠 입추가 지나서 산속 밤공기가 무척 차갑소. 잘 덮고 편히 자도록 하시오.”

 

“네, 나리. 그럼 나리 옷 신세 좀 더 지겠습니다.”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시간이 흘러갔다. 얼마 있자 모닥불은 다 타고 흐릿한 불씨만 남아 있었다. 불씨가 잦아들자 오두막 안은 다시 한기가 찾아들었다. 묘덕이 추운 듯 팔을 감싸며 몸을 움츠렸다. 정안군이 묘덕을 보더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보게. 낭자, 내 잠시 나가서 밤 동안 지필 땔감을 좀 더 구해오겠소. 낭자는 잠시 쉬고 계시오.”

 

“조심해서 다녀오셔요.”

 

정안군은 모닥불에 쓸 나뭇가지를 더 주우러 밖으로 나갔다. 백운은 밤이 깊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묘덕이 걱정되어 들어가 잠을 청할 수 없었다. 묘덕이 없는 선원사는 텅 빈듯했다. 내일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관아에 신고를 할 생각을 하며 뜬 눈으로 기다렸다. 정안군은 숲속 주변을 돌아 나뭇가지를 한 아름 안고 오두막으로 다시 돌아왔다. 문을 여니 묘덕은 이미 쓰러져 잠들었다. 낮에 놀라고 쫓겨 많이 고된듯했다. 정안군은 깊이 잠든 묘덕에게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다 그녀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모닥불 앞에 있던 그녀의 볼이 발그레해 곱고 아름다웠다. 정안군은 자신의 겉옷 하나를 더 벗어 묘덕에게 덮어주었다. 그녀에게 옷을 덮어주고 살며시 일어나려는데 그녀가 정안군의 옷깃을 잡았다.

 

 

 

5

 

 

잠꼬대를 하는 듯 그녀가 입술을 달싹였다.

 

“스님…….”

 

깊이 잠든 묘덕이 뭔가 꿈을 꾸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곁에 정안군이 있는 것도 모르는 채 꿈속에서 사랑을 갈망하고 있었다. 묘덕의 손이 정안군 옷깃을 붙잡고 있어 고이 잠든 그녀가 깰까봐 정안군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정안군은 자신의 눈앞에서 깊이 잠든 묘덕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녀는 정안군의 옷깃을 붙잡고 아쉬움 없는 사랑을 나누는 꿈을 오래도록 꾸었다. 묘덕의 꿈속 사랑은 밤이 갈수록 길어졌다. 묘덕은 꿈을 꾸며 이따금 정안군의 몸을 더듬었다.

 

“스님…….”

 

묘덕은 꿈결에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했다. 꿈속이었지만 무척이나 행복한 얼굴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에 가득 품어왔던 간절한 사랑을 묘덕은 그날 밤 꿈속에서 한순간에 모두 불사르는 듯했다.

 

“아…….”

 

묘덕은 잠꼬대를 하며, 정안군의 앞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에 정안군의 가슴이 마구 요동쳤다. 그녀는 정안군의 목덜미에 매달려 신음소리를 뜨겁게 토해냈다. 정안군이 묘덕의 잠을 깨울까 조심하며 천천히 침을 삼켰다. 그녀는 뜨거운 몸으로 정안군의 몸에 간절히 매달렸다. 꿈속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는 묘덕은 행복해 보였다. 정안군은 자신에게 매달린 그녀의 손을 살며시 풀었다. 허종은 마구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그녀를 곱게 눕혀주고 일어나 모닥불 앞에 다가가 앉았다. 밤이 깊어갈수록 정안군은 그녀를 앞에 두고 잠이 오지 않았다. 묘덕은 잠시 몸을 뒤척이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꿈을 꾸는 듯 했다. 오두막의 부서진 창문 틈으로 비스듬히 달빛이 스며들었다. 비스듬히 파고든 달빛에 그녀의 풍성한 젖가슴은 숨이 멎을 듯 눈부셨다. 정안군은 오래전부터 묘덕을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여인이 반라의 몸으로 자신 앞에 누워 잠을 자고 있다. 정안군은 그 밤이 꿈만 같았다. 그녀와 단둘이 산속에서 밤을 보내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그는 뭔가에 홀린 듯 이미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속살을 천천히 더듬고 있었다.

 

“으음…… 아…….”

 

꿈을 꾸는 묘덕은 정안군의 손길을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의 손길로 착각해 더욱 애절하게 매달렸다. 그녀의 촉촉한 신음소리가 정안군의 온 몸과 마음을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허종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오늘밤, 그동안 멀리서 바라만보며 가슴으로 사랑했던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강렬하게 솟구쳤다. 그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옷을 벗었다. 그의 숨소리는 점점 더 거칠었다. 옷을 벗은 정안군은 깊이 잠든 그녀를 강하게 품에 안았다. 자신의 입술로 뜨겁게 묘덕의 입술을 덮쳤다. 그의 손은 어느새 묘덕의 아랫배를 지나 풍성하게 우거진 거웃을 향해 다가갔다. 

 

 

 

 

-> 다음 주 토요일(4/6) 밤, 14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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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30 [19:01]  최종편집: ⓒ 강원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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