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매지노베이션

박현식 | 기사입력 2019/12/17 [07:05]

[서평] 이매지노베이션

박현식 | 입력 : 2019/12/17 [07:05]

 

▲ 이매지노베이션

 

이매지노베이션(윤종록 저, 2015) / 차용국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는 만남이 만들어낸 유의미한 결과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 보입니다. 만남은 개인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기도 하고, 사회적으로는 혁신의 끈이 되기도 합니다. 일생에서 이런 만남은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에게도 이런 만남이 있었습니다. 바로 시몬 페리스 이스라엘 대통령과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는 그 만남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첫 만남에서 페리스 대통령은 그에게 '기억'의 반대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망각'이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페리스 대통령은 ''기억의 반대는 상상''이라고 말합니다. 기억의 반대가 망각이 아니라 상상이라니... 저자는 이 말을 가슴에 비석처럼 세기고, 연구하고, 실천하고, 전파하기로 다짐합니다.

 

저자 윤종록은 전 미래부차관을 역임한 공직자이자 학자이며 명강사입니다. KBS1 TV 인기 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파워'라는 주제로 강연한 바도 있으며, ''창업국가''라는 번역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의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 소프트파워가 강한 대한민국'이란 주제의 강연를 들었고, 그의 책 ''이매지노베이션''에 저자 서명도 받고, 내 시집도 드렸습니다. 그의 강연은 과학기술의 미래와 국가 및 기업 경영의 방향과 실천에 관한 유의미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데, 그 핵심 키워드는 '상상'입니다.

 

''과거로의 여행이 '기억'이라면, 미래로의 여행은 '상상'입니다. '기억은 우리가 지나온 길을 반추하는 것이지만 상상은 우리가 아직 가 보지 않은 길을 미리 가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시몬 페리스 이스라엘 대통령).'' 저자가 가는 길, 우리에게 권하는 길은 가 보지 않은 길. 바로 상상의 길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상상은 모든 혁신의 출발선이다. 그러나 모두가 혁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상상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그러나 실행하지 않으면 곧 사라지는 휘발성 물질이다. 상상은 만질 수 없다. 그러나 혁신이라는 결과를 통해 비로소 만질 수 있게 된다(9).''고. 그는 한 번 더 강조합니다. 상상을 혁신으로 만들어야 국가와 기업의 미래가 있다고. 그래서 이 책의 이름 ''이매지노베이션(Imaginnovation)''은 상상력(Imagination)과 혁신(Innovation)의 합성어입니다.

 

저자는 ''인류의 역사를 인구 6억 이전의 역사와 60억 이전의 역사, 그리고 60억 이후의 역사로 나눕니다. 이 구분에 따르면, 6억 이전은 오프라인 세상, 60억 이전은 온ㆍ오프라인 세상, 그리고 60억 이후는 사이버 세상이라고 합니다(112).'' 우리는 이미 60억 이후의 사이버 세상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세상은 디지털 세상입니다.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호모디지쿠스', 즉 디지털 인간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호모디지쿠스로 진화한 우리는 상상력을 씨앗으로 삼아 사이버 세상의 디지털 토양 위에 다양한 창조경제의 농사를 짓는 21세기의 농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56).''

 

4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 발명으로 촉진된 1차 산업혁명, 전기가 촉매가 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찾아온 혁명의 물결입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기에 이 야단이고, 3차 산업혁명과는 무엇이 다르기에 혁명이라 부르며 난리를 치는가? 그것은 인간이 단순하게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했던 3차 산업혁명 기술을 훌쩍 뛰어넘어 정보통신기술이 상호 연결되고 융합되어 고도화된 지능을 갖게 된 디지털 세상이라는 점입니다.

 

인류는 새로운 기술문명이 탄생하면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내고 적응하면서 진화했습니다. 삶의 방식이 변하면 사회적 가치와 제도가 변합니다. 문화가 바뀐다는 얘기입니다. 문화는 삶의 총체이기에 문화가 바뀐다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함의입니다. 지금의 변화를 혁명이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탄생한 신생국 중에서 경제발전을 성공시킨 나라는 한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정도입니다. 이들 나라들은 풍부한 자원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불리한 여건이 더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성공을 끌어냈습니다. 성공한 나라는 그것을 견인하는 정신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성공 열쇠는 '후츠파' 정신입니다. 후추파에서 상상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많은 사람이 사막을 버리고 떠나는 와중에 '사막이 이스라엘을 먹여 살린다'고 주장하는 그들이야말로 도발적인 상상력의 소유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들은 이미 가 본 길이 아닌 미지의 길을 택했습니다(24).'' 시몬 페리스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창조 정신과 발전의 모태를 '후츠파'라고 강조했습니다.

 

후츠파를 우리말로 번역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말입니다. '당돌함', '뻔뻔함' 정도의 어감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지만 버릇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형식의 파괴, 질문의 권리, 상상력과 섞임, 위험의 감수, 목표 지향, 끈질김, 실패로부터의 교훈(118)''의 뜻을 가진 총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후츠파 정신으로 성공한 유대인에게서 열 가지 엑설런스, 즉 ''동기부여, 인내력, 감수성, 호기심, 창의력, 열린 사고, 낙관, 전문성, 겸손, 정직이라는 요소를 찾아냈습니다(295).'' 지금 그것을 우리들에게 이 책을 통해 들려주면서 우리가 이 시대에 재무장해야 할 정신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한국에서 다시 4차 산업혁명의 기적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면서.

 

▲ 서평쓰는 시인 차용국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