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다/김 병근
얼마였던가 웅크리며 견뎌온 긴 세월
들녘, 아지랑이 자지러져 세상 향해 기지개를 켜고
새 울고 꽃 피던 봄날 소년은 아흔아홉 대관령을 넘고 싶었네
바람에 뺨마저 시린 날 더벅머리 노총각 까만 구두 광내고
손짓하던 별빛에 넋 놓고 바라보다
뜸북 뜸북 뜸뜸
어둠 깔려 새 슬피 울던 밤 휘영청 달빛 아래 정처 없이 길 떠났네.
♤김 광진 프로필♤ 아호 광진 ( 사 ) 문학애 시 부문 등단 ( 사 ) 문학애 강원지회장 겸 편집위원 신정문학문인협회 회원 ( 사 ) 문학애 정회원 다향 정원 문학협회 회원 * 공저 *문학애 통권외 바람이 분다. 오솔길 외 다수 * 다향 정원 문학 동인문집
♧ 시 감평/시인 박 선해♧ 태고적 부터 우리는 오랜 태속의 무언을 익혔다. 무의식으로 숨쉬었다. 웅크림을 먼저 알았다. 아주 작은 방이 전부였다. 그 곳은 검푸른 하늘바다였다. 은하별들이 반짝이는 소우주 였다. 전생으로 부터 원초적이었다. 뼈속까지 심어 놓은 의지들이 적막을 깨었다. 심어 놓은 순수한 빛을 찾아 초록으로 길을 내었다. 사방의 산과 들은 바람의 지휘대로 흔들렸다. 도심의 아팔트는 최초의 울음으로 한을 드러 내었다. 땀방울들이 진득진득 소금기로 젖어 줄줄하는 것은 생존의 포효 소리다. '손짓하던 별빛에 넋 놓고 바라보다' 허물고 나온 성에 생애가 발악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 삶은, 적어도 우리가 있는 이곳은 사계절이 있다. 그 믿음으로 세상에서 생기는 시퍼런 멍들을 치유라는 안도의 힘을 키우며 살아간다. 불안을 지키는 것이다. 정처없이 어두운 길을 떠나는 시인의 마음을 달빛이 '휘영청' 내려준다. 어느 날 훈훈한 안식을 찾고 꿈을 이룰것을 시인의 대지가 응원하리라. 세상의 서글픈 외면을 등으로 밀어 시인은 웅크림을 펼쳤다. 세상을 활보하기 위해 걸음을 딯는다. 시인의 길 떠나는 소리 들리지 않는가! '어둠 깔려 새 슬피 울던 밤' 사랑하며 살아가며 뜸북 뜸북 뜸뜸... <저작권자 ⓒ 강원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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