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9)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기사입력 2021/04/09 [06:01]

바람의 제국(9)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입력 : 2021/04/09 [06:01]

 

▲     ©정완식

 

 

 

 

 

 

 

 

 

 

 

 

 

 

 

 

줄다리기를 한다 

팽팽한 긴장감과 눈치 보는 신경전이 

치열한 전쟁터 장수들 간의 맞수대결 

 

장비 얼굴에 관우 수염을 단 도원장수 

유비가 고삐를 쥔 마차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고 

 

이에 맞선 바람장수 

힘을 뺐다 놓았다 심술부리며 

도원장수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외줄 타는 서커스의 곡예단 같은 비장함과 

미션 수행불가의 톰크루즈 같은 날카로음이 

허공에서 번개같은 묘기 부리고 

 

지켜보는 관중들 손에 

땀대신 스산한 바람이 핥고 지나면 

아차, 끊어져 나간 연실 

 

도원장수와 바람장수의 맞짱이 

관객의 관심을 받는 건 

재미가 아닌 서로가 버텨주길 바라는 희망 

 

사람 일에도 견제와 균형이 있어 
중립도 중도도 다 선은 아니라지만 
먹고 먹힘보다 기다림과 멈춤이 그립지 않을까 

 
        -  연싸움 -

 

 
10. 견제와 균형의 일탈 

 

 
중국법인의 첫 공장은 기존에 있던 예청지역내 

그리 크지 않은 기업에서 운영하던 경운기 조립 

공장을 대대적으로 손을 보아 쓰면서 통상 

자동차 조립공장을 짓는데 걸리는 3년 이상의 

공기를 2년 정도로 단축했다 

 
제대로 된 자동차 제조공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좁은 공장에서 과연 제대로 된 차가 만들어질지 

그리고 소비지들에 대한 판매까지 순조롭게 

이어질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지만

  
일단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한방과 중방의 역할 분담이 절대 

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했고  

자연스럽게 서로 잘할 수 있는 분야들로 

역할을 나누게 되었다 

 
5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한방 쪽 기현자동차는 

연구개발과 품질, 생산기술, 기획과 재무 부문을, 
나머지 50% 지분을 반반씩 나누어 가지고 있는 

중방 쪽 두 회사에서는 현지 판매와 자동차 생산,

부품 구매조달, 관리 부문을 맡았다 

 
그리고 서로간의 견제가 필요하다는 중방 쪽의 

주장을 받아들여 각 부문에 본부장과 부본부장,  
그 하부조직으로 부장과 부부장을 두어 각자의 

균형을 유지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한방과 중방 

에서 각각 파견한 주재원들이 각 부문의 직책을 

맡았는데, 

 
한방이 본부장이나 부장조직을 맡으면 중방이

부본부장이나 부부장을,

 
그 반대로 중방이 본부장이나 부장 직책을 맡고 

있는 부분의 경우에는 한방이 부본부장이나 

부부장을 맡도록 했다 

 
그러나 이 견제와 균형장치는 상호 신뢰와 협조가 

잘 유지되고 있을 때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지만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하면 

상대방의 협조 없이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어 

겉잡을 수 없는 조직 쇠망의 길로 들어가는 양날의 

칼이기도 한 장치였다 

 
한방의 경영진이 그걸 모를리 없었지만 이제 막 

시작하는 중국법인의 멋진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그들로서는 그런 불경스런 생각을 피하고 싶었고 

 
이 중국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경영진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아무도 

하고싶어 하지 않았다 

 
어쨌든 한방과 중방의 역할 분담은 언뜻 보기에는 

합리적으로 짜여진 듯이 보였다 

 
중방의 주재원들은 지역내 관공서와 시정부를 

출입하며 공장 리모델링에 필요한 행정적인 

협조를 받아내고 한방의 주재원들이 낯선 이국 

땅에 적응하고 생활하면서 밤낮없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이것저것을 챙겨주기도 했다 

 
중국의 관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소위 “꽌시” 

라는게 필요했는데, 여기에는 크고 작은 돈과 

인맥, 혈연, 지연 등이 있어야 했다 

 
특히 지방 도시의 관료들은 더 심한 경우가 일반적 

이어서 “꽌시”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한방 주재원 

들이 그런 일들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따른

다는 것을 잘아는 한방 주재원 입장에서는 이런 

중방이 처음엔 참으로 필요하고 고마운 존재였다 

 
그러나 이러한 중방의 존재가 후일 사사건건 

한방의 발목을 잡고 조직의 발전을 가로막고 

한방의 중국 사업을 옴짝달짝 못 하게 옭아 

매기도 하는 장치가 될 것이라는 것을 그때 

당시는 아무도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비서인 이선 조리가 이한경 상무와 연수의 자리에 

있던 식은 찻잔을 내가고 이번에는 포트에 우려낸 

녹차를 각자의 종이컵에 가득 따라 각자의 자리 

앞에 놓아주고 나가자 연수가 입을 뗐다 

 
“제가 이렇게 출장을 온 이유는 여러분이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맡고있는 부문에서 실무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본사에서 어떤 것을 도와주기를 

바라는지 기탄없이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잠시간에 서로가 눈치를 보며 서로의 시선을 피하 

는가 싶더니 연수의 바로 오른쪽에 있던 구매부 

장충수 부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자신이 그래도 여기 모인 주재원 중에 제일 선임 

이라는 생각에 먼저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의무감

이 들었던 모양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희 구매부의 상황은 현재 

최악입니다.  

 
자재창고에는 작년 봄에 들어온 KD부품들이 아직 

그대로 쌓여 있고 일부 부품들은 부분부분 녹이 

슬어 그나마 몇 명 안되는 창고관리 인원들이 이를 

관리하는 데 아주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곳 예청의 아열대성 한여름 더위와 높은 습도 

때문에 적응하는데 한동안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는 연수는 두 번의 여름을 지난 부품들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쉽게 짐작이 되었다 

 
“작년 봄에 들어온 부품 재고들만 아직 3만대 

분량이 남아있고 그 이후에 들어온 것까지 합쳐 

이곳 2공장에 약 5만대, 그리고 1공장과 3공장

까지 다 합치면 10만대의 장기재고 부품 분량이

쌓여 있습니다. 

 
본사와 경영진들의 잘못된 판단과 막무가내 밀어

내기식으로 생산을 종용하며 보내온 KD부품들과

이곳 현지 부품업체들의 납품으로 JIT(토요타의

무재고 관리기법)시스템 개념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그나마 요즘 저희 공장 가동이 거의 되지 않으니 

덩달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는 현지 협력사들

이 납품을 멈추어주어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현재 자재창고는 풀상태를 지나 도저히

관리를 할 수 없는 상태로 여기저기 흩어져서

쌓여있기도 합니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립니다. 

 

혀니창이맘 21/04/10 [01:01] 수정 삭제  
  다음회를 기다립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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