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칠순잔치

칠순잔치

최병석 | 기사입력 2021/07/03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칠순잔치

칠순잔치

최병석 | 입력 : 2021/07/03 [01:01]

 

성태는 요즘 바쁘다.

돈 버느라 바쁘냐구? 모 그건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서두 그냥 댑다 분주하고 그렇다.

일이야 늘 바쁘지만 그중 특별히 성태를 바쁘게 하는 것중 하나가 따로 있었는데 그건 다름 아닌 연로하신 어무이 이 팔자여사의 칠순잔치였다.

요즘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마당인데도 성태 어무이께서는 아들 눈치 보느라 전전긍긍이다.

벌써 며칠전부터 어무이는 전화통을 붙잡고 사셨다.

꼬로나 때문에 만나는 것을 금지 해놓다 보니 이모저모 궁금 하시기도 하겠고 그리움이 이만저만할까나...

암튼 성태 어무이는 새끼 손가락을 걸며 약속하신다.

"행님요! 돌아오는 내 잔칫날 알쥬? 그날 그날 봐유"

"아그덜아,내 생일날 알제? 그때 보꾸마~♡♡"

들려오는 소리들이 다 그러하다.

아니,저러시다가 코로나가 더욱 극성이라도 부리면 어쩌시려고 저러시나?

염려해도 소용이 없다.

누가 성태 어무이,그 어르신을 말리겠는가?

결국 애가 타는 건 성태밖에 없다.

이곳저곳에 칠순잔치를 벌일만한 장소를 물색해야하고 음식도 맞춰야하고 흥겹게 어르신들의 비위를 맞춰 보려고 안달이 났다.

사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모든 순서 순서가 돈이면 끝장 이었다.

넓은 장소에 맛난 음식이며 음주가무도 한 큐에 오케이..

그러나 지금은 모든 순간이 모두 마스크를 뒤집어쓴 채 조심스럽게 뚜껑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혹시라도 뚜껑을 잘못 열게되면 낭패를 볼수도 있다.

하여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시간을 쪼개 겨우 가족들과 지인들 몇분을 모시고 널직한 간격을 유지한다는 조건하에 야외 잔치장소를 골랐다.

마스크는 필수 발열체크는 기본, 띄엄띄엄 떨어트린 테이블, 음식도 뷔페보다는 한번에 서비스되는 단일 메뉴여야했다.

그런데 제일 어려운게 하나 남았다.

이 뜨문뜨문 떨어진 간극을 메꾸어줄 분위기 메이커를 섭외 해야한다.

물론 전문MC가 있긴했다.

그런데 성태어무이께서 워낙 흥이 많으신지라 다운된 분위기를 끌어 올려줄 축가를 대령해야하는데 이것참 난감하다.

이것도 다 돈이다.저명한 얼굴 즉,연예인급 얼굴을 모시려면 거금을 줘야한다.

그런데 요즘 같은 코로나시대에 연예인인들 무엇?

그들도 한결같이 커다란 마스크를 써야한다.

우리가 그들을 큰돈주고 불러서 마스크쓴 모습을 봐줘야하는건 아니질 않은가 말이다.

그래서 아는 친구들을 총 동원하기로 했다.

물론 그런 친구들이 많진 않았다.

그래도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트롯트 즉,뽕짝을 기가 막히게 불러대는 친구 병창을 소환하기로 했다.

이름까지 병창..이 얼마나 병창스럽단 말인가?

창을 좍좍 뽑아내듯 뽕짝이 부드럽게 흘러 뭇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여낸다는 병창이다.

알다시피 요즘 트롯이 대세이다보니 병창이의 주가도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는중이라는 소문이..

이 통신이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엔 모방송국에서 주최한 트롯 가요제 오디션에도 참가했었다고 하드라..

대상을 먹었는지 그건 잘 모르겠고...

암튼 성태는 D-DAY에 병창이를 소환하기로 했다.

그날 와서 무리없이 딱 두곡만 불러주면 되는거였다.

그리고 정신없이 시간은 흘렀고 마침내 D-DAY였어.

모두들 발열체크를 거치고 경건한(?)자세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길건너 동네분들을 대하듯 멀뚱거리며 자리에들 앉아있었고 착수금이 입금된 전문MC님이 서서히 분위기를 끌어 올렸어.

성태 어무이의 가족소개가 끝나고 초대된 지인분 들과의 하례도 마무리되고 케잌 컷팅식에 이어 드뎌 축가의 시간이 돌아온거지..

그리고 준비해둔 회심의,비장의 히든카드 병창이가 나왔어!

병창이..이것저것 준비를 해 왔는지 성태어무이를 향한 달달 외운 멘트를 사정없이 날리더라!

그러더니 이윽고 제1곡을 불러댔어,요즘 유행하는 '테스형' 이었어..요즘 살기가 힘이 들었는지 테스형에게 열심히 질문만 하더니 서둘러 마무리하고는 회심의 제2곡으로 넘어간거야..

이 이런 제길..

병창아! 이 노래는 하지 말았어야 했어..

분위기 싸해졌어!

다들 한방씩 잡수셨나봐!

에궁, 난 몰갔다~ 에효

 

그 노래는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였어ㅠㅠ

" 내일이면 간다네~

내 곁을 떠난다네~~"

하고 많은 노래중에 하필 ..나 망한거 맞쥐?

 

▲ 갈데까지 가보자 ㅎㅎ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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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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