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41)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기사입력 2021/07/30 [01:01]

바람의 제국(41)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입력 : 2021/07/30 [01:01]

 

▲     ©정완식

 

네게로 가는 길은 

봄 가랑비 사근사근 가슴 토닥이던 

젖은 대지에 어느새 

눈물로 엮어낸 시내가 흐르고​

 

시간이 만들어낸 바다보다 넓은 호수조차 

두 눈에 담지 못한 노란 유채도 

되돌아선 마음도 품어내지 못해 

뒤돌아보지 못하는 연민만 남겼네​

 

늘상 내게로 왔던 작은 시간이 

이다지도 커버렸나 

촌음이 억겁으로 바뀌는 방정식에 

멍하니 손 놓아버리는 후회가 되고​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멀어, 보이지 않는 

네게로 가는 여정의 티켓은 

소멸시효가 없지만 

 

꼬인 응어리를 풀어내지 못해 

일손 놓은 어부의 한숨이 안개꽃 되어 

네게로 가는 길은 

또 한 걸음 멀어져 가네​

 

- 네게로 가는 길 -  

 

42. 이선 과장​ 

 

 

다음날의 일정도 전날의 면담 일정과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면담은 호텔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을 고려해서 아홉 시부터 시작하는 관계로 연수와 이과장은 일곱 시에 호텔 로비에서 만나 아침 식사를 한 다음, 각자의 방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호텔 2층의 비지니스실에서 여덟 시 반에 다시 만났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역시 비지니스실에는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아홉 시에 예정된 면담과 그 이후의 면담, 그리고 이어진 일요일 오전에 진행된 면담도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이선 과장은 일요일 저녁에 합류하게 되는 연수의 다른 출장 일행들의 호텔 예약까지 컨펌을 해놓고 나서, 다음 날의 업무를 위해 다시 예청으로 돌아가는 직행 고속버스를 탔다​

 

연수가 무석에서 태스크포스의 기현팀 동료들과 협력업체를 정식으로 감사하게 될 일주일 동안이라도, 아니 그 후 다음 출장 일정인 사천성까지 연수를 따라가서 연수를 도우며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공식출장으로 나와 있는 연수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얘기하기에는 이번 출장의 무거운 분위기가 용납하지 않았다​

 

사실 이선 과장은 그녀의 첫 직장을 기현자동차 중국법인에서 연수와 함께 시작하였고, 연수의 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으며 또 연수의 통역원으로서 함께 중방 주재원들과의 갈등을 풀어나가며 숱한 어려움을 함께 겪었다​

 

연수가 곤혹스런 상황에서 중방의 영도들과 흥분된 목소리로 언쟁을 할 때면 그의 곁에서 같이 목소리를 높이되 그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중방 영도에게 연수의 의사를 전달해 주었고, 중방 영도들의 얘기는 그 행간까지 짚어내 연수에게 통역해 주기도 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날은 둘이서 같이 맥주를 들이키며, 이국에서의 고민과 낯선 지역에서의 설움과 같은 한국인의 핏줄로서의 교감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아픈 감정을 달래주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연수가 한국 본사의 갑작스러운 호출성 인사발령으로 정해진 주재 기간인 4년도 아니고, 채 삼 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한국으로 귀국할 수밖에 없게 되자, 이선 과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충격이 컸고, 그 복잡한 심경은 만감이 교차하면서 가슴이 뻥 뚫린 듯 허전했었다​

 

이선 과장은 이번에도 그렇게 자신도 알 수 없는 연수에 대한 존경심이나 연민 등의 복잡한 심경을 속으로 삼키며, 머지않아 다시 연수를 보게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하고 아무 말 없이 예청행을 향했다​

 

연수의 태스크포스 동료인 기현팀은 일요일 저녁, 식사시간에 거의 맞추어 연수가 묵고 있던 호텔에 도착했다​

 

그룹 인사실 소속의 김윤오 차장을 제외하고, 기현자동차 기획실에서 파견 나온 박수현 차장과 해외영업본부 수출기획팀에서 파견 나온 방동혁 부장, 이렇게 두 사람은 월요일부터 연수와 함께 이곳. 무석 주변에 있는 기현자동차 중국법인의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감사를 진행해야 했는데,​

 

대상업체가 적지 않아, 단 세 명만으로 모든 부분을 심도있게 감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필요한 부분만 콕 집어내는 핀셋 감사를 진행해야 했고 서로의 업무 협업을 위해 태스크포스 일행 간의 전략을 공유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연수는 두 사람과 저녁 식사 후에 따로 만나 지난 이틀간 연수가 면담했던 내용을 두 사람과 공유하고, 앞으로 수행하게 될 특별감사의 방향과 세부적인 전술을 짰다​

 

이미 각 협력회사에는 긴급하게 수시감사가 진행되니 협조를 요청한다는 공문이 이틀 전에 발송되어 있어 월요일부터는 그 내용이 협력사 내부에 공유되고, 본격적으로 감사를 수검하기 위한 대비에 들어갈 것이 분명했으므로,​

 

시간을 많이 부여하면 협력업체 자신들에 불리한 자료들을 은폐하거나 폐기할 가능성이 농후해서 최대한 속전속결로 일 처리를 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연수는 주말을 이용한 조선족 통역원들과의 면담과 협력업체의 문제점을 최대한 찾아내, 전투에서 적의 약점을 급습하듯 핀셋 감사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 시간쯤 천진(天津)으로 가서 역시 MH자동차 중국법인의 협력업체를 감사하게 될 태스크포스 MH팀에게도 전화를 해, 연수의 감사전략을 공유했다​

 

천진은 북경에서 자동차로 약 두 시간 남짓 떨어져 있는 중국 최대의 공업 도시로서, 교통여건이 좋을 뿐만 아니라 항구를 끼고 있어 물류가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협력업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다 보니 MH자동차 중국법인의 대부분 협력업체가 이곳에 입주해 있었다​

 

따라서 MH팀도 고작 네 명의 태스크포스 인원만으로 천진지역 전체 협력업체의 특별감사를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효율적인 감사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연수의 핀셋 감사전략 공유는 MH팀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ㅇㄷㄱ 21/08/13 [10:22] 수정 삭제  
  핀셋 감사전략 짱입니다. 다음회가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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