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기도하는 맘으로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1/08/14 [08:08]

林森의 招待詩 - 기도하는 맘으로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1/08/14 [08:08]

 

 

- 林森招待詩 -

 

기도하는 맘으로

 

난 그냥 기도하는 맘으로 살께

내게 남기운 삶이 얼만큼일지

살다가 살다가 문득 네 생각이 나면

그저 이렇게 가 없는 기도만 할께

 

영욕의 하 시절 가슴앓이 하며

인고로 버티다가

희생으로 견디다가

눈물 떨궈 떠나지는 너의 아린 뒷모습에

내 줄 수 있는 건 가난한 이 맘 뿐

달리 아무 것 없으니 그저 기도로....

 

이젠 가는데

아주 가는데

정말 정말 떠나가는데,

내 안에 커다란 무덤 하나 새로 만들어

게다 깊이깊이 너 묻어두고

널 추억하는 맘 모락모락 샘 솟으면

돌아앉아 눈 감고 기도만 할께

 

잘 가

잘 가 -

 

- ()의 창() -

 

국어사전에 보면 공기나 햇빛을 받을 수 있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벽이나 지붕에 낸 작은 문()’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실내의 환기 및 채광을 위하여 벽체에 개구부를 내고 개폐할 수 있도록 만든 장치라고 정의한다.

건축 설계 강의도 아니고, 뜬금없이 창 이야기로 시작하자니 웬지 좀 황당하긴 하다.

아무튼 현대의 건축 양식에서는 창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다.

서양식의 건물이 늘어감에 따라 한옥에서 풍기는 아늑하고도 깊숙한 정취는 일순 멀어진 듯한 아쉬움이 일기도 하지만, 대신 서양식 건물의 창에서 얻어지는 개방적이고도 시원한 기품을 따라 마음 또한 툭 틔워놓을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어, 한 편으로는 좋은 면도 있다.

마음을 터놓게 되는 것이 어찌 창 때문만이라고 할 수 있으랴만은, 벽으로 막아놓고 살아야 하는 현대인에게 있어, 답답하고 우직한 벽을 창창한 세계로 틔워놓은 그 작은 공간이야 말로 실로 고맙고도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음이다.

이런 깍듯한 이해관계를 떠나서라도, 필자는 본시 창을 자주 내다보는 습성이 있다.

책을 읽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도 어느새 시선은 마치 인력에 끌리듯 창으로 향한다.

창 앞에 서면, 푸른 하늘 부드러운 휘장을 살포시 밟아가며 하늘하늘 교태부리는 잿빛 구름에, 이미 퇴색해버린 유년시절의 순수를 되찾고픈 진한 갈구의 연줄을 절실한 심사로 날려보내기도 한다.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그저 올려다보는 맨 하늘보다 그렇게 더 곱다.

사람마다 무언가를 찾아 헤매며 산다지만, 그러고보니 참 많이도 오랫동안 해매었다.

아니, 지금도 아직 필자의 헤매는 날들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인생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때까지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럴망정 도대체 무엇을 그토록 절실하게 찾아 헤매며 오늘까지 살아왔을까?

어릴 때부터도, 역마살이 끼었다고 가슴 아파 하시면서 부모님께서 극구 잡으려 했지만, 틈만 나면 부득불 어디론가 떠나곤 했었다.

물론 그런 방황기의 시절을, 지금에 와서 자랑스럽게 여기지는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후회를 하는 것만도 아니다.

다만 성장이라는 제목의 또 다른 방식이며, 또 하나의 이름이었을테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그 방황과 갈등을 모두어 마음 깊은 곳에 갈무리해놓고, 현실로부터는 아주 멀리로 떠나보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조용하게 관조하면서, 마음의 창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그 시절의 그 기억들을 곱게 접어 간직해야 할 듯도 하다.

 

꿈결에 창문 틈으로 밀고 들어온, 참으로 부지런한 신새벽의 바람이, 마음을 열고 그늘을 벗고 젖은 날개를 펴야 할 시간이라고 말한다.

꽃향기로 실루엣 지는 커텐을 감아쥐고, 아침의 눈부신 빛을 가슴에 품어, 이 하루를 생기있게 채워보라고 한다.

하늘은 수많은 구름 수채화를 그려주고, 창을 통해 내다보이는 한여름의 수목과 꼬불거리는 시골 논밭길은 더 없는 정겨움으로, 이슬처럼 투명하다.

깊이 들이쉬는 풋풋한 공기에 새 삶을 느끼며, 높이 올라간 가지에 미래의 꿈을 걸어놓고, 낮게 흐르는 강물 위에 자작히 흐르는 희망을 띄워놓는 것은 아마도 창이 있어서 가능한 낭만일 것이다.

한없는 포용을 주는 바다를 향해 끝없이 이어질 행복의 닻을 올려볼 수 있음도, 역시 창을 통해 꿀 수 있는 소망의 꿈이다.

이처럼 창 밖으로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에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 사랑하는 이들과 어울려 함께 숨쉬고, 더불어서 행복을 누리는 삶이 있다는 것에 문득 무한의 감사를 느낀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사람은 어차피 살아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기쁜 날과 우울한 날을 반복하게 마련이다.

어떤 날 아침 필자는 눈을 뜨면서, 이유도 없이 소망과 기쁨이 마음 속에서 파도처럼 출렁거리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팔다리가 다른 날 보다 유난히 가벼워, 발랄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흥얼거리면서 창 밖을 내다보게 된다.

하늘도 더 넓게 보이고, 나뭇잎들도 더욱 푸르러 보인다.

시끄러운 거리의 소음들마저 삶의 교향악처럼 한결 귀를 즐겁게 해준다.

어쩌다 가로수잎 사이를 넘나들며 노래하는 새들의 지저귐조차도 축복의 소나타인 양 마음을 한층 더 흥겹게 해준다.

이런 날에는 몇 배나 더 능률 있게 일하며 즐겁게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날마다 이런 것은 아니다.

어떤 날은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까닭없이 짜증나고 피곤하고, 또 모든 것이 시들하고 어둡기만 하다.

이런 날,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몸은 천근 만근이나 되도록 무겁고, 마음은 좌절에 빠진 사람처럼 피폐하고 쓸쓸하다.

어제 그렇게 밝게 보이던 창 밖의 풍경들도, 경쾌하던 소음들도 하나같이 암울하기만 하다.

글을 쓴다는 일도,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모두 부질없고 시시하게만 느껴진다.

터무니없게도 산다는 것 자체가 아예 무의미해지는 그런 날이 있다.

이런 명암의 날들을 우리는 날마다 반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슈바이처박사는 내 인생을 돌이켜보건대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후회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후회할 만한 일까지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그림자처럼 몰인정한 세월 때문에 지난 날 무던히도 가슴 아파했고, 조그만 일도 무심코 넘기지 못하는 유리 조각같은 성격 때문에 아직도 지난 날들의 파편은 어딘가에 남아있지만, 이 세상의 종말이 발 끝에 부딪친다 해도 필자가 세상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삶의 길을 안내해준 것도 방황이었고, 자포자기를 더욱 확신케 해준 것도 방황이었으며, 눈물의 원인을 가르쳐준 것도 방황이었다.

그렇게 방황을 통해서 나무와 풀과 구름과 하늘과 새소리가 아름다운 것도 알게 되었으며, 그래서 아마도 시를 짓게 되었나보다.

보여지는 아름다움이 왜 아름다워야만 하는가를 깨닫게 해준 것도 삶의 방황이었으며, 그 모든 것을 아름답게 투영하는 마음의 창을 통해서 언제라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었기에 필자는 오늘도 이렇게 나름 건강한 숨을 쉴 수 있으리라.

청아한 여름의 바람이 그리움처럼 향기를 날린다.

네모진 창을 스치는 계절의 내음은, 아스라이 멀어져간 옛사랑의 이야기처럼 가슴 한 켠을 떨리게 만든다.

지금이라면 청춘을 살았을 적 꿈을 나누었던 그 시절의 그 사람에게, 고운 낱말들만 소롯이 모아 지나간 사랑의 편지를 써보고 싶다.

하늘빛 닮아 진실한 사연으로, 추억이 흐르는 마음의 창을 살그머니 열어보이고도 싶다.

할 수만 있다면 지난 시절들의 방황은 이제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 묻어버리고, 지금부터는 새로운 희망과 벅찬 가슴으로 단장하여, 조금은 더 성숙해지고 싶다.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한 아픈 소망, 그래서 더 오래된 슬픔, 끝없이 헤매는 보헤미안의 호수같은 자화상에 맞닿은 이야기는 이제 접고, 이 쯤에서 긴 방황을 마무리하고 싶다.

그만 하고 싶다.

고독의 이야기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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