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46)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기사입력 2021/08/17 [01:01]

바람의 제국(46)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입력 : 2021/08/17 [01:01]

▲     ©정완식

 

두드림에 떨림이 있다는 건 

알아챘을까 

반응을 기다리는 몸짓을,​

 

선뜻 나서 고백하지 못하는 건 

거절이 두려워서가 아닌 

오롯이 진정을 표현하지 못해서다 

 

직사로 떨어지는 빗물에 

​작은 풀잎이 상처를 받지 않는 건 

아프지 않아서가 아니듯​

 

모진 비바람이 두렵지 않은 건 

태풍을 피하는 방패가 있어서가 아닌 

바람에 날려 올 꽃씨를 기다려서다​

 

믿음이 있다면 

고백을 두려워 말라​

 

- 믿음 -

 ​

 

47. 또 다른 리베이트 

 

한상도 전무의 실토로 거성전자 중국법인의 리베이트 의혹의 실체는 밝혀내게 되었지만, 문제는 더 커져 버린 상황이 되었지만, 일단 화성전기 중국법인도 매듭을 짓기 위해 연수와 기현팀 일행은 거성전자 중국법인에서 필요한 서류 몇 가지를 더 챙기고,​

 

한상도 전무와 함께 늦은 점심을 사내식당에서 간단히 때운 다음, 다시 화성전기 중국법인으로 이동 해야만 했다​

 

연수는 한전무와 작별인사를 하며 그에게 연수와 나눈 대화에 대하여 당분간 보안을 지켜달라는 당부와 함께 한편으로는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따로 불러 말해주었다​

 

"한전무님이 용기를 내주셔서 제게는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한전무님이 당부하신 사항은 저희 태스크포스 팀장인, 여상동 전무와 상의해서 결정해야만 할 상황이라 제가 속 시원하게 여기서 답을 해드릴 수는 없지만 한전무님의 뜻과 거성전자의 상황은 충분히 전달하고, 한전무님이 기다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전무는 연수의 진심이 어린 따뜻한 인사에 고마워하며 이번 특별감사와 관련된 일체의 보안 사항을 지키겠노라고 했다​

 

연수와 일행이 다시 화성전기 중국법인에 도착해 오전에 있던 회의실로 들어서니 거기에는 뜻밖에도 김기훈 상무가 기다리고 있었다​

 

정문 경비실에서 연락을 받고 먼저 달려와 회의실에서 연수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은 그가 아쉬운 것이 있다는 것이어서 연수는 내심 반갑기도 했다​

 

김기훈 상무는 회의실로 들어서는 연수를 보고는 아침에 처음 연수와 일행에게 보여주었던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는 달리, 공손한 말투로 인사를 하고는 연수에게 할 말이 있으니 2층에 있는 자기 방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연수는 흔쾌히 응해주었다​

 

사실은 연수도 화성전기 중국법인 쪽에서 리베이트 의혹 건에 대해 자료확보가 되지 않고 또 순순하게 인정을 하지 않을 경우,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의 특별감사는 비위행위가 있으면 내부제보자나 이를 알고 있는 주변의 관계자가 증빙자료와 함께 감사팀에 제보를 해와서 이미 관련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하지만, 이번 특감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았고,​

 

화성전기의 경우는 거성전자와는 반대로 오히려 중국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하여 내부 착복을 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서 이를 쉽사리 인정할 리도 없었다​

 

설사 일부 리베이트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더라도 아니라고 딱 잡아떼면 감사팀도 별다른 도리가 없어 곤란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연수는 내심 최후의 경우에는 김기훈 상무와 외부에서 따로 만나 다른 몇 개의 비위 건들을 묶어서 딜을 제안할 생각도 했었는데, 다행히 김기훈 상무가 먼저 할 얘기가 있다며 연수를 기다렸다는 건 어찌 보면 연수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었다​

 

2층에 있는 김기훈 상무의 방에 들어선 두 사람은 서로 예의상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다가 이윽고 김상무가 자신의 얘기를 꺼냈다​

 

"장상무님께 단도직입적으로 본론만 얘기하겠습니다.​ 

장상무님이 저를 좀 살려주겠다는 약조만 하면, 제가 모는 걸 말씀드리겠습니다."​

 

김기훈 상무의 깜짝 제안을 받은 연수의 눈이 반짝였다​

 

"아니, 김상무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살려 달라니요?"​

 

연수가 짐짓 느긋하게 뒤로 몸을 젖히며 대답했다​

 

연수의 대답에 잠시 머뭇거리던 김상무가 다시 입을 뗐다​

 

"장상무님께서 어디까지 알고 오셨는지 모르겠지만, 리베이트 건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건 다 말씀드리겠으니 제 개인적인 사항은 장상무께서 잘 처리해달란 얘깁니다."​

 

연수는 김상무의 말이 무슨 뜻인지 대번에 짐작할 수 있었다​

 

김상무는 화성전기 중국법인의 리베이트 의혹 건에 있어서 자신의 비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었고, 전체의 의혹은 밝히되 자신의 비위는 건드리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중국 현지의 부품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 중에서 그 일부를 본인이 착복했다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실제 장부와 허위의 이중장부, 그리고 리베이트로 받은 돈의 출처를 캐서 돈이 어디로 얼마가 흘러갔는지를 세부적으로 파고들면 파악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사실 연수도 그렇게 모든 것을 손바닥 꿰듯이 다 파악하기가 쉽지는 않았고 또 협력업체 중국법인의 임원에게 어떤 페널티를 내린다는 것은 연수와 기현자동차가 직접 페널티를 주는 게 아닌, 협력업체 한국 본사에 얘기해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거나 협력업체 자체를 다른 업체로 바꾼다는 것이었는데,​

 

와이어하네스를 납품하는 화성전기의 경우 거의 독점적으로 기현자동차나 MH자동차에 공급을 하고 있어서 수년이 걸리는 구매선 다변화를 먼저 선행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기현자동차의 입장에선 도덕적인 사항을 제외하고는 큰 실익이 없는 페널티 부과인 셈이었다​

 

연수는 잠시 뜸을 들이며 곰곰이 생각하다 지금은 김기훈 상무의 제안을 일단 받아들이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마침내 김상무에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단, 지금 김상무님 얘기를 녹음을 하거나 아직 진술서를 작성하는 것도 아니니, 일단 김상무님 얘기를 들어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제가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그렇게 하고, 만일 들어줄 수 없는 거라면 진술서 작성을 김상무님이 거절하셔도 됩니다."​

 

좀 더 확실히 하고 싶은 연수의 역제안에 김상무는 이미 리베이트에 관해  크든 작든  자신의 비위를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다고 판단했는지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ㅇㄷㄱ 21/08/20 [09:16] 수정 삭제  
  장연수상무님 너무 멋져요!!!! 오늘도 즐독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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