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김두기 “어머니의 대야”

강명옥 | 기사입력 2021/10/04 [19:43]

제34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김두기 “어머니의 대야”

강명옥 | 입력 : 2021/10/04 [19:43]

▲ 시인 김두기     ©강원경제신문

어머니의 대야      

       김두기  

 

어머니는 대야에 생선을 담아

동내 골목 다니며

"고기 사이요." 하며 외쳤다  

 

오십이 넘어도 난 대야를 비워주지 못했다

늘 어머니는 마음속에 대야 하나 있었다

골통쟁이 아버지를 담고 자식들을 담고  

 

여자로서의 행복은 담아보지 못했다

나는 아직 비린내 나는 고등어처럼

팔리지 않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다섯 마리 오천  

 

나는 오천 원도 되지 못한 무거운 짐

싱싱한 생물 때에는 생선이나

어릴 적 나도 예쁨 같은 눈길 받았겠지만

아직도 대야에 담겨 있는 난 냄새가 난다  

 

붉은색 대야

내가 내려놓으려 해도

어머니는 자신의 눈물도 담겨 있다고

내려놓을 생각을 않는다  

 

손마디마다 관절의 통증

아파하면서도

꼭 잡고 있는 마지막 생선 한 마리가

어머니를 살게 하고 있었다    

 

[심사평] 이 시는 중년을 훌쩍 넘긴 우리시대를 돌아본다. 우리에게는 어머니의 깊은 한이 스며 있는 고생의 세월을 알고 있다. 나이를 먹어가는 아들로서 미안함과 죄송함으로 시에서 되뇌인다. 대부분이 학교 파한 후 집으로 돌아오면  어릴 적 아무도 없고 밥도 없다. 일반적인 생활이다. 시인의 어머니는 생선 장사 한다. 장사 한다고 엄마 없는 빈집에 홀로 있는 아이가 울거나 온동네방네 뭉쳐서 골목놀이하거나 그런일이 태반사다. 이제는 어머니의 나이가 서서히 들어가면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골목을 울리며 고기 사세요. 하는 소리가 얼마나 가슴을 아리게 하겠는가. 어른이 되면 효도하리라 하며 다짐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되고 어머니께는 점점 늙어가시면 고생했던 흔적들이 온몸 구석구석을 아픈 비명 지르게 하는 지금 늘 죄송함으로 지낸다. 시골에서 올라와 시장바닥을 누비며 겨우 가정을 꾸리는 일도 어머니의 시대상이다. 가장으로 살아오신 어머니의 억척스런 외침이다. 시인은 그게  가슴에 큰 옹이로 남아 있다. 그래도 차량으로 생선차를 움직이는건 그저 부러울뿐인데 그 또한 노전의 생계형 일이다. 차에 생선을 싣고 고기 사라고 하는 녹음 소리는 이제 드문 풍경이다. 그 소리를 들으면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겠다.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위대하다는 명언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시인 김두기는 토지문학회, 신정문학회, 부산문인회, 오륙도문학회, 시림문학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로 <시인이 된 청소부 껍질을 위로하다 열고보니 허공 몽이후>, 전자책 <가을날의 희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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