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제국(62)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기사입력 2021/10/12 [01:01]

바람의 제국(62)

詩가 있는 詩소설

정완식 | 입력 : 2021/10/12 [01:01]

 

들판의 민들레에 

땅속 씨앗의 낮은 귀에 

돌아선 봄바람과 심술 궂은 겨울 삭풍에 

꽃이 피는 이유를 물었더니 

 

가르쳐주는 이 

아무도 없고 

이 매정한 시절에 

무슨 꽃 타령이냐며 타박만 주네​

 

애초에 꽃이 

꽃피우는 이유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꽃은 피고 또 피었나 보다​

 

- 꽃피는 이유 - 

 

63. 반격의 실마리 

 

여상동 전무의 방을 나온 연수는 사무실로 돌아와서 곧장 이한경 상무에게 전화를 했다​

 

"네. 장상무님!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제게 전화를 다 주시고, 특감보고서는 다 작성하셨나 보죠?"​

 

중국 출장 이후 보고서 작성 및 상부에 보고하는 일 때문에 겨를이 없었고, 거기에다가 이한경 상무에 대한 귀임 발령 상신 건까지 겹쳐서 이상무가 그로 인해 실의에 빠져있을 것 같아 마음이 쓰여, 연수는 이상무에게 따로 연락을 못 하고 있었고,​

 

이상무 역시도 자신이 방해될까 봐 먼저 연수에게 전화를 못 하고 있었지만, 내심 연수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 상무님! 잘 지내셨는지요? 

특감 상세보고서는 1차로 마무리해서 보고를 마쳤고, 이제 최고경영층에 올릴 요약본인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려고 합니다.​

 

제가 상무님께 전화 드린 이유도 그 때문인데 혹시 그동안 이상일 전무에 대한 추가 동향이나 정보를 입수하신 게 있나 해서요..."​

 

"아! 그거요? 그건 그렇지 않아도 좀 전에 장상무께 메일을 하나 보내드렸는데, 거기 첨부파일을 보면 이상일 전무에 관련된 건이 있을 겁니다.​

 

대강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장상무님 일행이 무석과 성도를 다녀가신 뒤로 여기저기서 이상일 전무에게 이번 특감에 대해서 보고를 했나 봅니다.​

 

그래서 이상일 전무가 자신에 대한 어떤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주변에 있던 측근이라고 할만한 몇몇을 소집해 예청의 한 식당에서 대책회의를 했던 모양인데, 거기서 아마 눈엣가시와도 같은 저를 예청에서 빼내 본사로 보내버리든지 아니면 잘라버려야 한다고 얘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참석했던 무석에 있는 화성전기의 김기훈 상무가 후일 자신은 빠져나갈 궁리를 찾기 위해 그 대책회의 내용을 몰래 녹취를 했고, 그걸 장상무께 전해주라면서 내게 건네주었는데, 오늘 장상무께 보낸 메일에 같이 음성파일로 첨부해 놓았습니다.​

 

저에 대한 귀임 인사발령 건은 그 대책회의 후에 이상일 전무가 왕영홍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왕부회장 주도하에 제 귀임 발령 상신을 본사에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고, 여기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딱히 명분도 없으니까 저를 바로 해임 시키거나 즉시 귀임시키지는 못한 것 같고, 한 달간의 귀임준비 기간을 준 것은 한길 총경리께서 저를 위해 구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보려고 왕영홍 부회장에게 주장해서 그나마 양보를 받아낸 것이라고 한길 종경리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이상무는 연수가 그러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궁금하게 생각했던 내용을 속 시원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역시 그랬었군요. 저도 짐작은 했었지만, 이상일 전무가 그토록 빨리 움직여서 이상무님을 직접 공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상무님께는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되었든 한 달간의 시간이 아직 남아있으니, 무슨 수라도 써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메일은 제가 바로 확인해볼 텐데, 이상일 전무의 대책회의 내용이 녹취되어 있다면 저희에게는 유리한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매번 수고해주셔서 상무님께 무어라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고맙습니다!

이상무님 발령 상신 건은 저도 최선을 다해서 막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럼, 또 일이 진행되는 대로 다시 연락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여기서 통화를 마쳐야겠습니다."​

 

"네. 그러시지요. 

그리고 제 귀임 발령 건은 제 가족이 물론 마음에 걸리긴 하는데, 장상무님이 그런 것도 아니고 일부러 일을 그렇게 만들려고 한 것도 아닌데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장상무님 일을 보세요. 

그럼, 전화 끊겠습니다."​

 

이상무는 자신은 괜찮다고 얘기했지만, 연수 일행의 지난 중국특감이 가뜩이나 자신을 마뜩잖게 여기고 있는 이한경 상무를 이번에 제거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상일 전무가 결심을 굳힌 이유가 되었기 때문에, 이상무의 귀임 발령 의뢰 건이 연수 자신 때문인 것 같아서 연수는 이상무에게 너무나 미안한 마음이었다​

 

연수는 이한경 상무와의 통화를 끝내고 이상무가 보내준 메일을 확인한 다음, 태스크포스 회의실에서 최종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방동혁 부장과 박수현 차장을 만나,​

 

최종보고서의 내용을 점검하고 그 두 사람에게 현재 돌아가고 있는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해준 다음, 연수가 생각하고 있는 최종보고서의 방향을 다시 얘기해 주었다​

 

그런 다음 PC에서 자신의 메일 계정을 열어, 이한경 상무가 보내준 첨부파일을 방부장에게 전달해주고 최종보고서에 이상일 전무의 최근 동향과 녹취내용도 요약해서 포함할 수 있도록 지시해준 다음, 회의실을 나와 다시 여상동 전무의 사무실로 갔다​

 

여상동 전무에게도 이한경 상무와의 통화내용을 대략 구두상으로 보고하고, 상해에 집과 가족이 있는 이상일 전무를 이번 주말에 상해에서 연수가 직접 만나 면담을 해보겠다는, 긴급출장 일정을 여전무에게 승인받기 위해서였다 

 

註 : 본 시소설은 가상의 공간과 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임을 알려드립니다.  

 

ㅇㄷㄱ 21/10/12 [08:5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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