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치땡은 즐거워?

치땡은 즐거워?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7/02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치땡은 즐거워?

치땡은 즐거워?

최병석 | 입력 : 2022/07/02 [01:01]

오늘은  모처럼  맞는 치땡day다.

코로나시국으로 치땡다운 치땡을 해 본지가 오래다.

꽉 막혀있어서 풀릴것 같지 않던 코로나의 봉인 해제가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그러더니 결국 오늘에서야 치땡다운 치땡찬스가  도래했다.

오늘 저녁에 빅게임이 예정되어 있다.

EPL득점왕에 오른 우리의 손 흥민선수의 모습을 볼수 있다.

게다가 세계최강팀 브라질팀과 맞붙는다.

네이마르선수도 쏘니와 함께 볼수 있다니 감개가 무량하다.

유럽에나 가야 이 둘의 뛰는 모습을 볼수있는데  한국에서 아니 안방에서 그것도 맛난

닭다리를 뜯어가며  지켜볼수 있다니 이 얼마나한 개이득이랴?

이 찬스를 놓칠수가 없다.

즉각적으로 실행에 돌입하기로 하였다.

"야,니 오늘 저녁  뭐하냐?"

"니가 웬일이다냐? 전화를 다 하고?"

"오늘 저녁에 우리집에 와라,함께 축구도 보면서 치맥 어때?"

"니가 다 쏘는겨?"

"당근이쥐..8시에 하니까 시간 맞춰 오니라"

당발씨는 축구 매니아다.

그렇다고 필드에 나가 몸으로 직접 뛰는 축구를 선호한다기보다 안방에서 편안하게

현장감을 느끼면서 시원하게 치맥을 즐기는 것을 아주 매우  즐기는 매니아이다.

그러다보니 거금을 들여 75인치 LCD  TV를 들여 놓았다가 이것마저 성에 차질 않아 120인치

빔프로젝트를 영입하기에 이르렀다.여기에 짱짱한 스피커까지 장착해놔서 축구장에서

보는 것보다 더욱 현장감있는 축구시합을 볼수  있게 되었다.

그 빔 프로젝트를 오늘에서야 드디어 가동개시한다..

당발씨는 서둘러 업무를 마무리하고 빔프로젝트 가동을 위하여 집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날이 날인지라 일찌감치 치킨 네마리를 주문했다.

치킨값이 올랐지만 이렇게 경기가 있는 날에는 주문이 쇄도하는지 자칫 늦기라도 할라치면

달랑 싱겁게 맥주만 먹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띵동 띵팅 동동"

짱짱한 현장소음을 실현하기위해 결선에 임하고 있는 당발씨를 급하게 만드는 소리가 들렸다.

느즈막히 도착할줄 알았던 치킨 네마리가 드론처럼 급하게 날아온 것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 있다 시키는건데...'

허긴 요즘 치킨 날개가 튀겨도 튀겨도 계속 돋아나는지 그 값어치가 하늘로 하늘로 솟아

오르기만 한다.

그 날아오르는 치킨을 잡아내기가 버거워서인지 오늘은 주문한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네 마리의 닭이 맛있음으로 변장해서 당발씨의 손에 덜컥 잡혀버렸다.

뜨거운 수증기가 연신 맛있는 냄새를 퍼 올려대는 통에  당발씨는 빔프로젝트설치작업을

잠깐 접기로 했다.

코끝을 자극하는 프라이드치킨과 매운 양념에 골고루 버무려진 양념치킨의 콜라버레이션은

참고자하는 꿀꺼덕의 심리를 마침내 허물어 버렸다.

당발씨는 결심했다.

'그래 치킨은 뜨거울때 먹어주는게 진리인게야!'

작업하던 손을 깨끗이 닦아야 하는 위생의 철칙도 잊은 채 당발씨는 허겁지겁 치킨을 해치웠다.

그러다 문득 아차 싶었다.

'그래 이놈 새가가 와서 맛있는 닭날개나 다리를 내가 다 먹어버렸다고 서운해할 테니

최대한 맛없는 퍽퍽 가슴살만 골라서 먹자..그래도 양심이 있지..'

그렇게 한 점,두 점 먹다보니 거의 두마리 분을 꿀꺽 해치웠다.

이제 남아있는 부위는 그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윙과 다리뿐이다.

'자,이쯤에서 먹는걸 멈추고 화면조정에 들어가자'

그렇게해서 8시가 다 되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친구놈 새가가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시원한 맥주부터 주문한다.

"여,여기 시원하게 맥주 얼려논거 있지?"

"고럼..당근이쥐"

벌컹거리며 더위를 날리는 친구놈을 바라보는 당발씨의 맴이 흐뭇하다.

"당발앗!너 근디 내가 좋아하는 가슴살은 다 어디다 감춰둔겨?"

"몬 소리여? 그 맛없는 퍽퍽살을 왜 찾는데?"

"배가 고파서 내가 다 먹었어..대신~"

갑자기 벌떡 일어나 집 밖으로 친구놈 새가가 나가 버렸다.

 

"야! 니는 내가 가슴살만 좋아하는거 몰랐냐?"

"그걸 니 혼자 다 처먹었다구?"

"잘났다,정말  니 혼자 다 처먹어라"

 

맛있는 부위는 놔두고 맛없는 부위로만 속을 채워댔던

당발씨는 억울했고

만화속 주인공이 흘려댔던 닭똥같은 눈물을 찔끔 흘리고야말았다.

 

▲ 날도 더운데 시원한 치맥 어떠세유?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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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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