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애마의 목을 쳐라!

0722 애마의 목을 쳐라!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7/23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애마의 목을 쳐라!

0722 애마의 목을 쳐라!

최병석 | 입력 : 2022/07/23 [01:01]

밤새 폭우가 쏟아졌다.

천둥과 번개도 쏟아지는 빗줄기에 올라 타서는 마치 놀이기구를 즐기듯 이쪽에서 콰광

저쪽에서 번쩍. 이 한밤을 유린하고 있다.

엊저녁에 꾸물거리는 날씨를 핑계로 막걸리에 파전으로 비교적 늦게 잠자리에 들었던

유신씨였다.

유신씨가 잠이 들었던 두가지 이유 즉,다 늦은 시간과 막걸리가 흔들어 놓은 정신머리의

탁함 때문에 쉽사리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게 된 거였다.

비몽사몽간에 잠이 들었던 유신씨는 쾅쾅거리는 천둥과 번쩍거리는 번개의 찬란함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3시다.

'에이 씨! 뭐여?'

정신 없이 잠구석에 빠져 있다가 콰광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헛헛하기 짝이 없다.

'이제 잠이 들긴 글렀다.'

뜬금없이 멀쩡해진 유신씨의 정신머리는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여기저기의 걱정과

염려를 소환해내기에 이르렀다.

'잠을 자야 하는데...'

마치 유신씨는 자그마한 법정에 앉아 달려드는 사건들을 시시각각으로 정리해주는 십부장과

백부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올려지는 걱정과 염려를 처리하다 보면 정신은 더욱 또렷해지고 잠자리는 더욱 멀어지는

모양새였다.

'이래서는 안된다.나 출근해야 하는데...'

맨땅에서 솟아오르는 지하수마냥 지치지도 않고 솟구치는 걱정을 잠시 스톱시킨채 까만 밤에

널리 산재해 있는 양떼들을 불러 모으는 유신씨였다.

'양 하나 양 둘 양 셋..양 백하나 양 백둘 양 백 셋...'

어찌된 일인지 주변의 양을 오백마리 넘게 불러 보았는데도 달아났던 잠이 돌아올 생각을

않는다.

유신씨는 은근 부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이쒸 미치겠네!'

처음엔 잘 생긴 양들만 불러 대다가 이젠 못나고 게으른 양들마저 몽땅 불러 낼 즈음에서야

잠이 들었다.

그리고 이윽고

또다시 억지로 돌아와 유신씨를 잠들게 했던 천번째 양을 당황시켜 달아나게 하는 사건이

터졌다.

바로 알람소리였다.

'벌써 아침7시다'

유신씨는 겨우 장사판을 열고 소리 질러대며 이제 막 개시를 하고난 후 판을 뜯겨 장사를

접어야만 하는 억울한 심정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중이다.

'엥 본전도 못 뽑았어!'

억울함에 밍기적 거리다가 끝간 데 까지 갔다.

'에효..이러다 지각이다.'

서둘러 출근 채비를 서둘렀다.

애마에 올랐다.반겨 주는 네비양에게 화답하듯이' 회사'를 입력해주고 라디오를 켰다.

여전히 내리는 빗줄기는 흘러 나오는 음악소리조차 자꾸만 바닥으로 끌어 내리고 있는

중이다.

차분한 노래에 감성이 젖어든다.

사실 그건 아니다. 졸려죽겠는 눈을 해가지고 다크서클이 내려와 한판 붙자고 한다.

회사 출근길이다.

면도기를 꺼내어 틈틈히 지저분함을 잘라내다보니 벌써 회사에 다 왔다는 네비양의 멘트다..

'어랏! 큰일났다.'

유신씨는 오늘 꼼짝없는 지각이다.

유신씨는 회사를 옮겼다.

네비양이 주인네의 직장주소를 알아서 바꿔놨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에효,게으른 네비양! 혼을 내 줘야겠다'

엉뚱한 곳으로 발걸음 향하는 애마의 목을 과감히 내리쳐야 하겠다.

그러자니 힘이 딸린다.

유신씨의 애마는 거금을 잡아먹은 레인지로버였다.

 

 

▲ 애마가 잘못한걸까요?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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