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갈증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2/09/24 [07:54]

林森의 招待詩 - 갈증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2/09/24 [07:54]

 

 

- 林森招待詩 -

 

갈증

 

청명한 가을햇살

주변 노란색 이파리위 사금파리로 반짝이고

건너산 전나무숲

잊을만 하면 한 번씩 뻐꾸기 울음 우는데

 

눈은 꼭 감은 채로

손바닥 천천히 뺨 쓰다듬으니

까슬까슬한 기억들

호반물결 수초처럼 엷게 흔들려,

기왕지사 벌어진 일들

최면상태에서 탐사한 전생기억인 양

흐릿하게 생생하게 머릿속 지나가네

 

의식 단순화되니 잡념들, 여름날 모기떼같이

끊임없이 윙윙거리기는 했으되

구체적 관념으로는

자라나지 못하는구나

갈증....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싶어지네

 

- ()의 창() -

 

어느덧 가을이다.

9월이 막바지에 달하기도 했으되, 절기 따라 변하는 자연의 색깔이 완연한 갈색으로 물들기 시작했음이다.

낮으로는 아직도 여름의 잔재가 조금은 남겨져 있으나, 조석으로는 틀림없는 가을 한 복판 선선한 바람맛이렷다.

올 해는 유달리도 일찌감치 추석을 보내버렸다.

그렇지 않아도 시절 뒤숭숭하고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제대로 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지 않아 어수선하니, 가을은 철 이른 추석 훌쩍 보내고는, 이렇듯 늦게나마 넉살좋게 무심히 달려들고 있거늘 필자의 심사는 웬지 꾀제제하다.

개천절도 멀지 않았는 바, 나라 열어주신 선조들 뵐 면목조차 없다.

가을이랍시고 결실의 보람을 기쁨으로 겨워 하던 농민들의 시름은 잇딴 장마와 태풍의 피해로 나날이 깊어가고, 어지러운 정세와 이제까지도 완전하게 종료되지 못한 코로나의 잔재, 또한 혼란스럽기만 한 사회 전반의 일탈들이 어우러져 너무나도 야속하게 우리네 가슴을 호벼파고 있는 이즈막, 필자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무턱대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어지는 마음만 그득하다.

문득 심하디 심한 갈증이 밀려온다.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인생의 숙제들이 쓰나미처럼 한꺼번에 엄습하여, 온 누리를 연무처럼 뿌옇게 뒤덮고 있는 형상에, 이제는 지칠대로 지친 정의감마저 초라한 헛웃음으로 변해, 능갈치는 세월과 박자를 맞춘다.

이렇게도 세월이 흐르기는 흐르는구나.

서로 헐뜯고 시기하고 잘잘못을 들쳐내면서, 집단이기주의에 흠뻑 물들어 상대방을 물고 늘어지는 형국에서도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가는구나.

심한 목마름에 한 모금 생명수가 갈급하건만, 그 어디에도 해갈의 희망은 보이지도 않거늘 세월은 뭐 그리 잘났다고 이토록 하릴없이 흘러가는지, 하다 하다 이젠 세월에까지 택없이 원망질이라니 산다는 게 참으로 요지경이라 하나도 재미가 없다.

그래서 하늘을 보면서도, 가을바람을 느끼면서도, 체머리 한 번 흔들곤 객젓게 소리죽여 처연스레 웃어버리고 만다.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된 나다니엘 호손주홍글씨는 개인주의의 출현 및 미국의 청교도와 영국 국교의 독립을 그 어떤 책보다도 훌륭하게 요약하여 보여주고 있다.

필자도 중학교 시절 처음 이 책을 접한 이후로 지금까지 여러 번 읽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느끼는 감동과 소회가 제각각이다.

예컨대 독자의 눈높이에 따라서 다양한 상징 코드를 제시해줌으로써, 늘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17세기 보스턴의 청교도 사회는 간음(Adultery)한 여자 헤스터 프린에게 금실로 가장자리를 수놓은 ‘A’자를 가슴에 달고 다니도록 했는데 이것이 바로 주홍글씨.

이 주홍글씨는 수치의 상징이자, 인간의 솜씨가 아름답게 발휘된 명품이기도 하다.

청교도적인 주제와는 대조적으로 풍부한 상징들을 포함하는 이 소설은 표징과 그 의미를 영원히 고정시키려는 사회의 실패를 증명한다.

이러한 불안정은 질서와 범법, 문명과 야만, 마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숲, 어른과 어린 시절이라는 상반된 가치들의 중심에 놓여있다.

사회가 금지된 열정을 배격하면 할수록, 그 열정은 표면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부추긴다.

이 사회의 구성원들은 예나 지금이나 세간의 존경을 받는 이들이 가장 타락한 반면, 죄인이라고 여겨지는 이들이 가장 높은 덕성을 지녔다.

소설은 사회적 압제와 심리적 억압, 그리고 인간 불안의 육체적, 정신적 표출 사이의 매력적인 균형을 이끌어내면서, 소위 죄인들을 격리시키고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 한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탐구하였다.

결국 개인의 덕과 고결함은 사회의 통제를 깨뜨리는 데 성공한다.

또 다른 소설의 주인공인, 간통의 상대였던 고독한 목사 아서 딤스데일은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면서도 사람들에게 죄의 두려움을 설교하는 위선적인 생활을 계속한다.

그는 양심의 가책으로 몸이 점점 쇠약해진다.

헤스터의 남편 칠링워스는 우연한 기회에 그 상대가 젊은 목사 딤스데일이라는 것을 알고, 그의 정신적 고통을 자극하는 데 부심한다.

사건이 발생한 지 7년 후에 새로 부임한 지사의 취임식 날, 설교를 마친 목사는 처형대에 올라, 헤스터와 사생아인 딸 을 가까이 불러 놓고, 자신의 가슴을 헤쳐보인다.

그의 가슴에는 'A'자가 있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죄를 고백하고 쓰러져 죽는다.

누구나 아는 소설의 결말이다.

 

그런데 이 뻔한 결말에서 사람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이 부분은 그냥 소설의 흥미로운 사건의 전개와 결과라고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주지하는 바가 너무 크고 벅차다.

모든 사람들로부터 지탄과 조롱의 대상이던 글자, 간통을 상징하는 ‘A’라는 글자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면서,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헤스터에 의해서 나중에는 가능성을 지닌 능력(Ability)과 천사(Angel)라는 의미의 ‘A’자로 인식되게 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런가 하면 마음 깊은 곳에 비밀을 숨기고, 겉으로는 다른 사람의 표정과 언행으로 거짓된 삶을 살기에 차츰 영혼이 고갈되어가고 있는 딤스데일의 삶은, 한 마디로 죽어가는 과정이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우리는 여기서 비밀이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드러내지 못하는 비밀의 지속적인 합리화를 위해서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또다른 비밀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비밀이 알려지고나면 그 후에 닥칠 예상 못할 결과가 겁나서, 진실이 밝혀낼 두려운 미래 때문에 문을 걸어잠근 채 상식을 뛰어넘는 일탈을 자행하고 있다.

사실 진정한 변화의 역사는 비밀을 고백하고 표출하는 진실한 심성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능력과 자산이 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일지라도 베풀 수 있는 무언가는 언제나 보유하고 있기 마련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활용하여, 그 능력을 갖지 못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이끌어주는 마음씨만 있다면, 세상은 늘 행복과 소망의 파라다이스가 될 수 있다.

수많은 관중이 있는 야구장에서 시구를 한다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언젠가 사직구장에서 평범한 분의 시구가 있었다.

미화원으로 근무 중인 김청자씨가 당사자였다.

당시에 사직구장에서 있었던 야구경기에서 한 아기가 바지에 변을 보고 말았다.

당황한 아기의 엄마는 속옷을 버리고 바지만 빨아서 아이에게 입히려 했다.

이를 목격한 김청자 씨가 아이에게 속옷 없이 바지를 바로 입히면 좋지 않다.”라며 대변이 묻은 속옷을 직접 손으로 빨아 아기 어머니에게 갖다주었다고 한다.

이 일을 목격한 야구팬들에게 이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고, 결국 미담의 주인공으로 초대되어 시구까지 하게 된 것이다.

작은 배려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을 하나로 물결치게 하기도 한다.

오늘 하루 우리도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

 

불우이웃을 돕는 모금함에 손을 댄 어린 아이가 경찰서에 잡혀왔다.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려고 모은 돈에 손을 대다니, 이런 나쁜 녀석이 있나? 집은 어디고 부모님은 뭐 하시냐?”

길거리가 저희 집이예요. 춥고 먹을 것도 없어서 3일이나 굶었어요. 모금함 안의 돈은 저같은 사람들을 위한 돈이라고 생각했어요. 잘못했어요.”

손가락질 하고 비난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의 진면목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입장이 어떤지, 충분히 들어주고 판단한 뒤에 비난해도 늦지 않는다.

그것이 진정으로 가치있는 삶을 사는 지름길이요 첩경이 되는 것이다.

목하 추분도 지났으니 점점 더 소슬바람의 숨결은 진해질 게다.

코로나의 끈질긴 발자취가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실외에서는 전격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까지는 되었다.

가능하다면 올 가을에는 찾아 뵙고 싶은 분들을 미루지 말고 찾아 뵙도록 하자.

일년 365일 마땅히 그래야 하겠지만, 특히 가족들에게 살뜰히 마음 써주면서 진실한 삶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올 가을이 되어지기를, 간절한 마음 모두어 고대해본다.

삶의 갈증이 다 해소되어 풍요롭고 너그러운 우리 모두로 거듭나지기를, 풍성한 내일을 기둘리며 거듭 거듭 염원해본다.

 

 



도도 22/09/24 [11:54] 수정 삭제  
  주홍 글씨로 편지를 쓸까요 형님 늘 건강하세요 좋은 글 힐링의 공간 마음에 휴식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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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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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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