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불타는 금욜에

10/08 불타는 금욜에

최병석 | 기사입력 2022/10/08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불타는 금욜에

10/08 불타는 금욜에

최병석 | 입력 : 2022/10/08 [01:01]

불타는 금요일이다.

수정씨는 아침부터 설레는 마음이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만 지나면 이틀간 휴무인데다가 특히나 내일 이 맘때면 소개팅이 예정

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정씨의 발걸음이 유달리 가벼운 이유이다.

추석연휴가 지나고 난 후의 아침공기는 쾌적함을 돋군다.

기다리던 마을버스가 저만치서 그 자태를 드러낸다.

'ㅎㅎ 오늘 만큼은 우아하고 여유로운 탑승각이닷'는 개뿔..

버스는 더 이상의 승차를 거부한 채 냅다 정류장을 벗어나버린다.

',이러면 지각이닷'

무조건 이번에 당도할 버스는 기를 쓰고 잡아야 한닷.

이번에도 기사님은 문을 안 열어줄 태세다.

수정씨가 나섰다.이쁜 눈으로 한쪽눈을 찡긋 해주니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고 수정씨만

홀랑 태우고 출발이다.

버스안은 만원이고 숨조차 쉴수없는 지경이다.

이렇게 승객이 많으면 내릴 때가 걱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곧 내려야 하는데 통로가 안 보이고 안내방송도 안 들린다.

눈앞이 뿌옇고 앞이 캄캄해진다.

낙담한 수정씨 앞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평소 늘 같은 곳에서 내리던 잘생긴 박보검을 닮은 건장한 청년이 내리려고 움찔거린다.

',그래 저 분이 내릴 때 묻어 가면 되겠다!'

그 청년은 출근길에 늘상 보아오던 얼굴이었다.

그저 대충 막 생겨 먹은 청년이었다면 눈 여겨 보지 않았을 터인데 그나마 깔끔한게

박보검씨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이라 인상에 남아 있었다.

게다가 늘 수정씨가 내리는 곳에서 따라 내리듯이 함께 하는 기분 좋은(?)사이였다.

예전 CF에 그런 게 있었다.

전철 안 이었던가? 여학생은 자리에 앉았고 훈훈한 남학생이 자신의 가방을 맡긴 채 서

있었다.

그러다가 여학생이 목적지에 다 다르자 한마디 한다.

"저 이번에 내려요~"

그러자 앞에 있던 남학생이 활짝 웃으며 뒤따라 내린다.

CF보면서 전국의 남학생들은 다들 한번쯤 그런 일이 있게 되길 학수고대 하였을 각이었다.

암튼 그랬다는 야그였고 수정씨는 그와는 별개로 앞뒤 꽉 막힌 버스안에서 조금의 틈도

허용치 않는 승객들을 뚫고 내려야만 하는 순간을 맞은 거였다.

",좀 내립시다 잠깐만요~"

묵직한 저음으로 깔려지는 부탁의 말씀때문에 승객들의 틈이 조금씩 벌어지고 있었고 그 틈을

비집고 마치 그 보검씨 닮은 청년과 같은 일행인 양 비교적 수월하게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어흐,성공했다~'

수정씨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 보았다.

'아뿔싸! 이번 정류장에서 내리면 안 되는 거였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수정씨가 내려야 할 목적지는 다음 정류장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수정씨는 못 볼것을 보고야 말았다.

그 보검씨 닮은 청년이 자기를 따라 버스에서 내린 수정씨를 보고는 흠칫 놀라는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은 수정씨의 자존심에 스크레치를 내는 중대한 모양새였다.

그 청년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이랬다.

",혹시 나 따라서 내린거니? 내가 좋아서?"

수정씨는 격하게 도리질을 해 대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눈에 뜨인 커피 테이크 아웃점으로 향했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샷추가"

이 주문을 해석하면 이런 거였다.

",나 너 때문에 내린 게 아니고 커피를 사야해서 내린 거야,그러니까 괜한 오해금지!"

수정씨는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당황한 눈빛으로 갈 길을 재촉하는 그 보검씨닮은 청년을

슬며시 바라보았다.

"105번 손님! 커피 나왔습니다"

수정씨는 샷을 추가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커피를 한 손에 들고 한 정거장 먼저 내린 수고를

빠른 걸음으로 지워 나가는 중이다.

이제 분명 가을이고 아침 저녁으로 시원타 했는데 왤케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지 알 길이

없었다.

",덥고 더운 하루가 될 거 같다"

▲ 활활 타오르는 금욜에 뭣들 하시나요?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주문 가능!!
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gga li man 22/10/09 [07:45] 수정 삭제  
  기리많은사림들이빤쓰에타서(운전석옆포함)기사헌티,수정인지? 순정인지가 잉크허능게,베것써라? 아! 글고! 모? 차세웟는디,한사람만태우고 그빤으가 뜨난다고라? 기게말이되여라? 사람들이줄을차~악 서있는디라? 지나가던,ㅉ ㅏㅇ 거시기 누런똥가이가,한짝뒷다리를들고스리,피식 허구,느런뗑을지리고는,멍멍두아이구,코를땅에대고는피잉~~~% 허구 달아나것써라!
꼰대 22/10/09 [11:27] 수정 삭제  
  근디,gga lu man 님께,함 여쭤볼야그는,ㅉ ㅏㅇ이라는 동네는워딘지여? 거그들,
꼰대 22/10/09 [11:43] 수정 삭제  
  근디,헌티,함 물어보고싶은거이는,거기가,워디동네인가여? 글고,거시기가 오줌쌀때 뒤다리 한쪽을드는게지? 뗑쌀때허는거이가,아니질않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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