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회 코벤트가든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이성두 "행복과 추억에 관한 이데아"

강명옥 | 기사입력 2023/02/05 [18:05]

제50회 코벤트가든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이성두 "행복과 추억에 관한 이데아"

강명옥 | 입력 : 2023/02/05 [18:05]

▲ 수필가 이성두  © 강원경제신문


행복과 추억에 관한 이데아

  

이성두

  

내 삶의 한 부분에서 갑자기 율동이 멈췄습니다. 결코 현실을 거부할 수가 없었습니다.아니 도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 사람을 지켜야 했습니다. 삶을 놓지 않으려고 악을 쓰는 모습이 정지되어 내 눈 속에 살아있습니다. 그날 이후 고립된2년을 기막힌 병상 밑에서 살았습니다. 아직 알지 못한 세상이 여기 있음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것은 우리들 인생 끝자락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되고 오늘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때를 맞게 됩니다. 부정적이라는 이유로 내게 멸시와 학대를 받고 외진 곳에 쌓여 있는 단어들이 그때 무너져 내렸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한이라도 있는 듯 거머리처럼 붙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깨달았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겨우 만화경 속좁은 황홀 정도였던 것 그뿐이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참기 어려운 상황을 단 한 번도 생각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다 충격적인 일은 갑자기 발생합니다. 보험 광고에서나 본 이야기, 그런 일이 일어납니다. 나도 그날 이후 고립을 자초했습니다. 4년 고립, 이제 고립된 생활도 제법 익숙합니다. 하지만 익숙함에는 어색함이 따르는가 봅니다. 자유조차도 오히려 어색하기만 합니다.

 

이제 찻집에서 차 한 잔이 행복하다지만 그것도 쉽지 않습니다. 3년 만에 그림자만 남고 모두 떠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날 따르려 나 봅니다. 3년 넘는 익숙에 남들은 따라 했으니까요.

 

코로나? 오미크론?

서로 입을 막고 서로 피하고 굳이 고립을 선택했습니다. 내 맛을 조금이라도 보란 듯이, 그래도 스스로 고립이라 다행이지요. 난, 처절한 고립이었습니다. 3년 동안 쌓인 아프고 슬픈 엉어리가 무겁기만 했습니다. 무거워 더는 견딜 수 없어, 응어리 진 그 한 덩이 툭 뱉으려 분리된 주말 언덕을 올랐습니다.

 

오르고 오르며 칵! 칵! 칵! 세상을 토해내는 상상을 이쯤 해 보기도 했습니다.

 

오르고 토하면 겨우 비워지는 것뿐인데도. 깨달았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겨우 만화경 속 좁은 황홀 정도였던 것뿐이었다는 것을. 남은 것은 기억뿐임을 깨닫고 행여 기억마저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일상의 행적과 푸념을 하나하나 주워 담습니다. 틈틈이 시간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푸념을 줍는 일입니다. 각자의 세월이 익어가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행복일까요, 아픔일까요? 

 

무엇이 남을까 고민해 봅니다. 평생 고독을 찾아 섬이란 섬을 다닌 구순이 넘는 노시인의 말이 떠오릅니다. 과거를 놓치지 말고 잡아 놓으세요. 그 방법은 추억이란 것 그밖에 없으니까요. 그 추억이 행복의 열쇠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곧 자율에 의한 자유가 시작됩니다. 마스크 한 장의 자유가 얼마나 세상을 뒤집어 놓을지 개개인의 딜레마입니다.

 

자, 자율에 의한 자유입니다. 갇혀있는 추억이든, 자유로운 추억이든, 세상을 즐겁게 아름답게 행복하게 그리는 것, 그것은 각자의 몫으로 남는 것입니다.

서윤서준아빠 23/02/06 [13:54] 수정 삭제  
  누구에게나 오는 사계절과 사소함 그리고 당연함이 누군가의 봄은 꽃이피는 계절 누군가에게는 알러지의 계절 저마다 다르기에 소중함을 놓치고 살고 있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마다 시기마다 느끼는 감정의 계절또한 다르기에 많은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항상 한걸음뒤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계절의 봄이 꽃피는봄이 되길 따뜻한 햇살이 피부로 마음으로 빛추는 계절이 되길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파랑해 23/02/06 [14:02] 수정 삭제  
  행복은 어느날 말없이 파랑새가 물어다주더군요 그행복은 어떻게 누가 잡느냐에 따라 다른해석이 되는것같아요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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