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거울 깨는 아침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3/05/20 [07:49]

林森의 招待詩 - 거울 깨는 아침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3/05/20 [07:49]

  © 림삼

 

- 林森招待詩 -

 

거울 깨는 아침

 

오늘 아침 나는 집안에 거울을

모두 깨버렸습니다

 

와장창 보이는 족족 다 깨버리고나니

거울에 비추이던 얼굴 사라지고

눈에 내 마음이 보이기 시작합디다,

어여쁜 얼굴 보다는 슬몃

아리따운 마음 가꾸고 싶어집디다

 

토닥토닥 정성껏 마음에 분칠하여

곱다운 단장 매조지하고서는

조심조심 걸음 옮겨 밖으로 나갑니다,

아침결 마음 보아 착해빠진 눈으로

당신 얼굴 착하게 바라봅니다

 

시나브로 공중에 흩날리는 눈꽃

향기로 춤사위로 마음 듬뿍 얹어서

보여지는 온 세상에 뿌려봅니다,

룰루랄라 콧노래 저절로 부르니

남모르게 착한 인사 건네집디다

 

오늘 아침 나는 마음안에 거울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 ()의 창() -

 

어떤 날 아침에는, 세상이 바뀐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다른 아무 이유도 없이 괜시리 마음 설레고, 무슨 좋은 일이 당연히 일어나야 할 것 같은, 그런 날이 있다. 유난스레 아침 단장에 공을 들이고, 유난스레 입성에도 시간을 투자하면서, 만나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건넬 아침인사부터 입속으로 준비하면서, 하루길을 나서게 된다. 그런 날이면 의례껏 시내버스도, 지하철도 기둘릴 짬조차 없이 금세 다가와 서곤 한다. 기분 맞춰주려는 듯이.

 

그러니 자연히 기분이 좋아질 수 밖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정한 이웃같고, 친구처럼 여겨져 가벼운 눈인사라도 나누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 달렸다더니, 역시 옛 말 그른 게 없다. 자신이 먼저 마음문 열고 세상 받아들이겠다는 데, 세상이 종주먹 들이대며 거부할 이유가 있을손? 좋은 게 좋다고, 하루의 운세는 스스로 아침나절에 짓는 법이다. 오늘 아침에도 필자는 필경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길을 재촉한다.

 

그리고 이 행복한 기분을 마음껏 세상 사람들에게 전파하면서, 세상 분위기를 바꾸고 말리라는 의지로 하늘을 본다. 하늘에서는 초여름의 밝은 태양이 손짓한다. 하늘에서는 하얀 구름이 윙크한다. 그리고 하늘에는 새아침의 상큼한 인연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아름다운 사연을 엮어가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힘차게 서서 미소짓는다. 오늘은 남겨진 우리 삶의 최초의 날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오늘이 우리의 삶을 이어가는 첫걸음이다.

 

어린이를 사랑하여 어린이날을 제정한 아동 문학가 소파 방정환 선생의 일화다. 어느 날 밤, 방정환 선생의 집에 강도가 들었다. 칼을 든 강도를 만난 선생은 차분히 말했다. “돈이 필요하면 그냥 달라고 하면 되지, 무슨 칼까지 들이대고 그러시오. 돈이 필요하다면 내가 주겠소.” 너무도 부드럽고 친절한 방정환 선생의 말에 강도가 더 당황했다. 선생이 준 뭉칫돈을 주섬주섬 챙겨 나가려 하는 강도에게 방정환 선생이 다시 말했다.

 

이보시오. 달라고 해서 줬으면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 하지 않소.” “... 고맙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경찰에게 강도가 붙잡힌 것이다. 방정환 선생 집으로 들어온 경찰과 강도를 본 선생은 태연하게 말했다. “허허. 또 오셨네! 방금 준 돈을 벌써 다 쓰셨단 말이오?”

그러자 경찰이 말했다. “아닙니다. 이 자가 여기서 강도질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경찰의 말을 들은 방정환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저 사람은 강도가 아닙니다. 사정이 딱한 것 같아 내가 그에게 돈을 주었습니다. 내가 준 돈을 받고 고맙다고 인사까지 한 사람인데, 어떻게 저자가 강도입니까?” 방정환 선생의 말에 경찰은 의아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강도를 풀어주었다. 경찰이 가고 나서 강도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다.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나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마치 소설 장발장에 나오는 내용과 흡사한 실화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던 방정환 선생. 특히 당시 소외당하는 어린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두고 사랑을 베풀었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선행을 실천했다. 그의 정신과 뜻은 후세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냥 기억하고 추앙하는 것이 바람직한 삶의 방법의 다는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길목에, 그런 의미를 어떻게 반영하여 참다운 삶의 진리를 터득하게 되느냐 하는 숙제를 우리는 안고 있는 것이다.

 

채근담에 나오는 말이다. “남의 조그만 허물을 꾸짖지 말고, 남의 비밀을 드러내지 말며, 남의 지난 날 잘못을 생각하지 마라. 이 세 가지는 가히 덕을 기르며, 또한 해로움을 멀리할 것이다.” 남의 허물을 보려고 든다면 한이 없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 시작하면 그 또한 그침이 있을 리 없다. 남의 눈에 있는 티는 잘 보이는 법이다. 그러나 자신의 눈에 있는 들보는 발견하기가 무척 어렵다. 우리가 심사숙고하면서 반성을 해야 하는 이유다.

 

명궁 한 사람이 위나라왕과 유람을 하고 있었다. 명궁이 위왕에게 말했다. “제가 활을 쏘아

새를 맞추지 않고도 떨어뜨리는 것을 보여드릴까요?” “활 쏘는 기술에 그런 것까지 있느냐?”

있지요.” 조금 후에 기러기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명궁은 활을 헛쏘아서 화살이 기러기 옆을 스쳐 가게 하였다. 그런데도 과연 기러기는 땅에 떨어졌다. 위왕이 놀라 물었다. “아니, 어떻게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

 

이 기러기는 나는 것이 매우 느리고, 우는 소리는 슬펐습니다. 느리게 나는 것은 상처가 아프기 때문이고, 처량하게 우는 것은 무리를 잃은지 오래이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화살 소리를 듣게 되면 놀란 나머지 더욱 높이 날고자 갑자기 힘을 쓰게 마련입니다. 그러면 상처가 파열되어 떨어지는 법입니다.”

 

마음이 불안한 기러기는 화살을 맞지 않고도 떨어진다고 한다. 사람도 이와 같다. 어떻게 마음 먹는가에 따라 사람은 어떤 일을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자신감을 갖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어떻게 해야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까? 자신감은 단련에서 나온다. 이는 절벽에서 수양을 쌓는 거창한 단련이 아니다. 소소한 단련에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결심하고 삼사일만 이 결심을 지키게 되면 약간의 자신감은 생길 것이다.

 

이 결심이 지켜지지 않을 때는 어찌할까? 다시 시도해 보아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또 다시 시도한다. 이런 사람을 의지가 강하다고 한다.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안 되어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 한 번에 뜻을 이루는 것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의지가 강한 사람은 없다. 혹자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감은 자신감’, 제일 맛없는 감은 열등감이라 했던가?

 

매일 아침이면 해가 떠오른다. 궂은 날에도 구름의 뒤에 해는 존재한다. 매일 아침에 떠오르는 해는 매일 새로운 해다. 어제의 해가 다시 떠오르는 경우는 없다. 어제는 어제로 끝이 났다. 오늘은 다시 시작하는 삶의 시작점이다.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기준점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혹시 어제까지의 타성에 젖은 마음으로 오늘 아침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면, 이제 과감하게 버리자. 지난 것은 다 벗어 던지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자. 그렇게 새로운 거울을 장만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자. 그것이 최종적으로 우리가 새 날을 살아가는 참의미다.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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