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호 1004호
月影 이순옥
직감은 때로 경험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위험을 알려주기도 해 투덜거리는 예절을 내려놓고 진실의 쪼가리를 흘렸기 때문일까
백색 소음 속에서 심장 박동만이 크게 들려나고 텅 빈 묘비처럼 고요하고 쓸쓸한 침묵이 이어지면 모두 갈려서 재가 된 마음이 어느새 비 맞은 잔디처럼 선의로 참방대는 게 느껴져 그 느낌이 싫진 않지, 썩 달갑지는 않더라도 말이지
이 세상은 완벽하지 않아 어떤 일은 아무 이유 없이 일어났다 사라지길 반복하지 순리와 역리가 공존하는 이 불완전한 세계에 불가능한 일도 또한 절대가능도 없지 불필요하다는 의지가 있을 뿐
몸과 마음의 온도가 반비례할 때 마음과 몸의 온도가 온비례할 때도 이 불편한 발상을 구깃구깃 접어 머릿속 어딘가에 던져버리고 사는 건 104호의 누구도 1004호의 누구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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