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콩트IN고야>-너까지 날?

05/25 너까지 날?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5/25 [01:01]

<돌아온 콩트IN고야>-너까지 날?

05/25 너까지 날?

최병석 | 입력 : 2024/05/25 [01:01]

 종수씨가 정년퇴직을 하였다.

한창 일할 나이인데 나라에서 정한 법률에 의거하여 이제 그만손을 놓으란다.

종수씨는 아직 할배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누가봐도 종수씨는 외모로 보나 체력적으로 보나 50대 아래이다.종수씨는 파격동안이다.

또래 친구들보다 항상 어리게 보인다는 중론에 노출되어왔다.그런데 관두란다.

눈물을 머금고 출근을 멈추고보니 의욕이 꺽였다.튼튼했던 다리도 웬지 빠져나간 힘으로

부실해진 느낌이다.탱탱하던 얼굴도 삐져나오는 검버섯의 위세에 눌렸다.

일을 하다보니 놓쳤던 몸의 변화가 새삼스럽다.

그런 종수씨에게 자식들의 신신당부가 부가적으로 달라붙는다.

"아부지 은퇴하셨다고 친구분이나 지인들이 와서 투자를 권유하거나 보증이라도 서 달라고

하면 절대 해 주시면 안돼요"

"참,그리고 요즘 보이스피싱 때문에 사기 당하는 일이 많으니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해요"

종수씨도 매스컴에서 떠들어 대는 통에 어지간한 사기수법은 익히 들어 인지하고 있기는 했다.

최근의 뉴스를 보니 아들과 딸을 빙자한 사기수법도 많다고 하는데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걸려들기 쉽상이겠다.

뜬금없이 핸펀메세지에 이런 글이 떴다.

<ㅇㅇ신용카드가 발급되었습니다.본인이 아닐시 아래 주소로 들어가셔서 확인부탁드립니다>

종수씨는 카드를 만든 적이 없다.누군가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서 카드라도 만들었다면

이건 낭패다.친절하게 메세지 말미에 걸어놓은 주소를 클릭하려다가 혹시나 해서 카드사에

직접 전화를 해보니 그런일은 없었다고 한다.뜨끔했다.

하마터면 종수씨도 매스컴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뻔했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있는 종수씨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

"전화 받는 분 성함이 조종수씨 맞으시죠? 저는 남부경찰서 강력계 형사반장 강해용이라고

합니다.최근 일어난 사기사건을 수사하던중 조종수씨의 계좌가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렇게 전화드렸습니다.혹시 보유하고 계신 통장중에 XX은행 4로 시작하는 계좌가

본인계좌 맞으시죠?" "아,네"

"이 통장계좌가 이번 사건에 연루가 되어서 조사가 필요합니다"종수씨는 덜컥 겁이 났다.

전화를 걸어온 형사가 자기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는 것도 그렇고 몇년째 방치해두고 있는

통장의 정체까지 파악하고 있다니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지금 이 전화가 거짓이 아닌 참이란 말인가?'잠시 헷갈리는 사이에 전화를 건 강반장이

말을 이어갔다.

"이거 통장 그대로 두면 위험하니 안전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혹시 지금 통장에 잔액이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종수님의 계좌를 얼마나 이용했는지 확인이

되야 하기 때문에 잔액확인이 중요합니다.집에서 잔액확인이 안 되시면 근처의ATM기로

가셔서라도 확인이 되셔야  합니다.전화를 끊지 마시고 지금 당장 집 근처의 ATM기로 가세요"

종수씨가 급해졌다.그리고는 귀신에 홀린것처럼 서둘러 집을 나섰다.

물론 책상서랍 한 켠에 찌그러져있던 통장과 OTP도 챙겼다.

ATM기앞에 서있는 종수씨의 심장이 벌렁거린다.

오랫동안 책상속에서 잠자던 통장을 ATM기 속으로 집어넣었다.배가 고팠는지 기계는

순식간에 그 큰입으로 덥석 빈통장을 물고는 아가리를 닫는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감추고 이 광경을 지켜보는 종수씨의 마음을 아는지 기계는 호로록

삼켰던 통장을 뱉어냈다.

통장의 잔액은 채 50만원이 안되었다.다행이었다.

"저 형사님! 잔액이 49만5천2백6원으로 나오는데요?"

"혹쒸 최근에 추가로 더 입금된 돈은 없는거죠?"

"아,자세히 보니 최근에는 이자만 몇백원 더 들어왔어요"

갑자기 형사반장의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네 일단 알겠고요 조사해보고 사건이 해결되면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전화를 끊는다.

 

빈통장,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50만원이 채 안되는 통장을 확인하고 쓸쓸히 ATM기를

떠나왔던 종수씨에게 결국 추가적인 전화는 없었다.

 

설마 혹시 종수씨는 보이스피싱 대상자로부터도 까임을  당한것일까?

씁쓸한 은퇴자의 쓰디쓴 이야기...

▲ 그 놈 목소리한테 서도 까임을 당한다면 그거 참 씁쓸하겄쥬?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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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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