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4/06/01 [07:09]

林森의 招待詩 -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4/06/01 [07:09]

  © 림삼

 

- 林森招待詩 -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있던 그 자리에 그냥 넉장거리로 누워

변함없는 꿈만 꾸어댔구나

세월 마르고 계절 시듦 일절 모르는 척,

 

여유롭게도

참 여유롭게도-

 

다시 찾은 바다

여유로운 작태에

괜히 나만 민망해서 입맛 다시고 섰다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있던 그 자리에 그저 철푸덕 주저앉아

변함없는 울음만 울어옜구나

깊은 속내 한 번도 비추지 않고,

 

허허롭게도

참 허허롭게도-

 

다시 찾은 바다

허허로운 모양새

문득 나만 머쓱하니 발길 멈추었다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있던 그 자리에 하냥 붙박이로 머물러

변함없는 물살만 출렁였구나

망망한 창파 무시로 철썩이며,

 

야속하게도

참 야속하게도-

 

다시 찾은 바다

야속한 짓거리

언뜻 나만 계면쩍어 종종걸음 쳤다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있던 그 자리에 대개 영원인듯 맴돌아

변함없는 노래만 불러제꼈구나

내 시절따위 아랑곳 않고,

 

뻔뻔하게도

참 뻔뻔하게도-

 

다시 찾은 바다

뻔뻔한 몸부림

결국 나만 황당해져 고개 돌려버렸다

 

- ()의 창() -

 

이제 6월의 시작, 목하 여름이 열린다. 여름 한 철 보내면서 밤바다에 한두 번 안 가본 사람 있을까? 그 쓸쓸하고 적막한 누리, 부서지며 몸부림치는 포말, 끝없이 펼쳐지는 고독과 그리움의 백사장, 몸부림치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그리고 더욱 더 크게 다가오는 슬픔의 랩소디. 누구이든 감상의 끝자락까지 도달하게 만드는 마력의 세상인 그 바다를 그리워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나?

 

밤과 바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점점 더 커지는 낭만의 목소리를 우리는 추억처럼 동경한다. 그리고 찾아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는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제약이나 실체적 어려움들 때문에 쉽사리 걸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마음 속으로만 그리워하며 이런 저런 매개체를 통한 대리만족으로 그치는 경향이 허다하다.

 

필자에게 바다는 오랜 기다림이다. 긴 그리움이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보상이며 염원이다. 그래서 바다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바다를 떠올릴 때마다 필자는 가슴앓이를 한다. 어려서부터 바다를 가까이하면서 꿈을 먹었고 소망을 키웠었다. 그래서 바다는 고향처럼 필자의 아련한 추억에 자리하고 있다. 때로는 푸근함이나 안락한 피난처의 모습으로, 혹은 냉엄하고 매몰찬 채찍의 형상으로 필자를 자극한다. 바다는 무수한 얼굴로 변화하며 필자의 시심을 일깨웠다.

 

그 중에서도 유독 밤바다는 많은 목소리로 필자를 불렀다. 젊어 한 시절, 그 부름에 필자는 거역하지 못하고 마치 몽유병자처럼 바다를 찾곤 했었다. 살 속 깊이 파고드는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밤이 샐 때까지 해변가를 방황하며 바다의 속내를 추측하고 싶어 하다가 목이 쉬도록 너털웃음을 뱉어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예기치 못한 세파에 휩쓸려 한동안 그토록 사랑하는 바다를 떠나 수년 동안 마음으로만 그리면서도, 정작 바다를 찾지는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랜 상사병 끝에 마침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환희와 환호로 다시 찾은 바다. 격하게 반가운 필자처럼 바다도 필자를 기꺼이 반겨주리라 믿고 한 걸음에 달려간 바다가 그냥 천연덕스럽게 철썩이며 제 할 일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심한 배신감과 모멸감으로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속내를 표현한 시다.

 

이 시는 그래서 시간이 좀 흐른 다음에 다시 읽어보니 속 좁은 졸부의 치기어린 시샘이 그대로 드러나는, 낯 뜨거운 시인 것 같아 약간은 남부끄러운 시다. 바다는 바다인 것을. 그냥 너른 품으로 언제나 변함 없이 누구라도 반겨 맞는 우리 모두의 바다인 것을, 마치 필자 혼자만의 고향인 양 오해하고 있었으니 토라지고 삐쳐서 고개 돌리는 못난 처세를 스스로 인지하지도 못하였던 것이다.

 

누구나 마음 속에는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을 어떻게 전할지, 그리고 그 사랑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자신의 몫이다. 그래서 사랑의 상대는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일 수가 있다. 누군가를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그 사람의 마음 깊은 곳에 차곡차곡 우리의 사랑을 쌓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야 한다. 사랑하는 것이 인생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합이 있는 곳에 사랑의 기쁨이 있다. 춥고 메마른 누리일수록 따스하고 포근한 사랑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인연을 맺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인연과, 스쳐가는 인연은 구분해서 인연을 맺어야 한다.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을 맺도록 노력하고,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무심코 지나치며 버려야 한다. 그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과 헤프게 인연을 맺어 놓으면, 쓸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는 대신에 어설픈 인연만 숱하게 만나게 되어, 그들에 의해 삶이 침해되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인연을 맺음에 너무 헤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옷깃을 한 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적인 일이다. 수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지만 인간적인 필요에서 접촉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주위에 몇몇 사람들에 불과하고, 그들만이라도 진실한 인연을 맺어 놓으면 좋은 삶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인연을 맺음으로써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피해도 많이 당하는데, 대부분의 피해는 진실 없는 사람에게 진실을 쏟아부은 댓가로 받는 벌이다. 그리고 인연은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비롯되는 건 아니다. 우연한 기회나 뜻밖의 계기에서 삶의 전환점이 될 근거가 마련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람 사이의 인연에 숨어있는 비밀한 진실은 다른 이들에게 베푸는 행위의 결과가 자신에게 복으로 되돌아온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드러난다. 혹여 올 여름에도 도저히 짬을 내기 힘들어 그토록 염원하는 밤바다를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밤바다가 들려주는 목소리를 아주 듣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귀를 기울여보면, 바다는 오늘도 우리를 향해 넌지시 이야기를 건넨다. “사랑하라. 서로 사랑하라. 모든 인연들을 기꺼이 사랑하라....”

 

  © 림삼



도도 24/06/02 [14:36] 수정 삭제  
  밤바다는 멀지만 밤 부두는 가까워요 댸리만족하세요
김기쁨 24/06/02 [14:44] 수정 삭제  
  진실은 진실된 사람에게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좋은 일로 결실을 맺는다 아무에게나 진실을 투자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그것은 상대방에게 내가 쥔 화투패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는 어리석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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