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IN고야]-아이고 아파라

11/30 아이고 아파라

최병석 | 기사입력 2024/11/30 [01:01]

[콩트IN고야]-아이고 아파라

11/30 아이고 아파라

최병석 | 입력 : 2024/11/30 [01:01]

 (차)고지씨의 힐링 포인트는 쇼핑센터 구경이다.물론 그렇다고 그냥 구경만 하는 것은 아니고

가끔씩 쇼핑도 즐기며 요즘 유행하는 패션이나 잡화들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피는 게

좋다고나 할까?암튼지 고지씨는 틈만 나면 이런 저런 쇼핑센터를 탐문하는 것이 낙이고 즐거움이고 힐링이다.

 최근에 고지씨의 집근처에 대형쇼핑센터가 들어섰다.가뜩이나 쇼핑센터 얘기만 나오면

흥분을 거듭하는 그였기에 쌍수를 들고 온 몸으로 환영했다.그리고 가만히 있을 그가 아니었다.당장 팔을 걷어 부치고 방문길에 올랐다.그리고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차근차근 기억속에 스캐너를 통해 가봐야 할 곳들을 입력해놓았다.그러다가 문득 중요한 정보 하나를 발견해내었다.

다름 아니라 오픈빨 이벤트인지 입차후 6시간동안은 주차요금이 무료라는 것이다.

'오호 쾌재라!이게 웬 쾌냐?'

고지씨는 이제 차를 몰고 와서 아주 편안하게 쇼핑하며 맛난것도 먹고 디저트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시간이 허락한다면 쇼핑센터의 오픈시간을 기다렸다가 구경하고 쇼핑하고 브런치를 즐기다가 구비된 대형서점에서 읽고싶은 책이나 잡지를 실컷 들여다보면 하루가 다 간다.

 오늘 고지씨는 모처럼 세일기간을 정한 쇼핑센터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기로 작정했다.집으로 날아온 광고 전단지에 의하면 그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의류며 스포츠용품,게임기까지 두루 세일기간에 돌입했고 특히나 유명한 맛집과 런칭한 푸드코트까지 특별 이벤트로 잘만하면 베트남 다낭여행까지 챙길 수가 있다고 하니 이 아니 좋을소냐?

 고지씨는 일찌감치 오픈런을 단행했다.그것도 뚜벅이가 아닌 차량을 몰고 <진입오픈런>이다.난생처음 해보는 <진입오픈런>은 가히 쫄깃했다.여차하면 빌딩 근처에서 차를 돌려야 할 지도 모를 일이라 철저하게 계산된 눈치가 관건이다.

 다행히 고지씨는 눈치싸움에서 승리했고 당당히 아주 좋은 자리에 차를 안착시키는데 성공했다.이제부터 6시간동안 주차비걱정은 뒤로하고 오직 쇼핑에만 매진하면 되는거다.일단 그는 여유롭다.오픈런이 이런 여유를 만들었다.아직 정식으로 개시도 안한 푸드코트엘 들어가 브런치로 예열했다.부드러운 라떼에 생크림 빵으로 속을 달래주며 오늘의 스케쥴을 세워 나갔다.카페에 앉아서 라떼를 들이키며 이제사 입성하는 다른 사람들의 분주함을  즐기는 기분 또한 삼삼하다.

 고지씨는 이제부터 시작이다.층별로 눈에 들어오는 아이템들을 선별하고 세일중인 것들부터 공략해 나가는 것이다.고지씨의 양손에 쇼핑백이 가득이다.어느덧 그의 손에 시간이 잔뜩 엮여있었고 안목 또한 붙잡혀 있었다.그가 엮어버린 시간과 안목이 채 5층을 넘기기도 전인데 약속된 주차시간을 코 앞에 뒀다.6시간을 넘길 위기의 순간이 왔다.이제부터 주차요금을 내야만 한다.고지씨는 난감했다.

'아직 쇼핑할 게 많이 남아있는데,아직 돌아볼 게 많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다니...'

그러다가 문득 묘수가 떠 올랐다.

'그래 그러자!지금 차를 뺐다가 다시 집어넣으면 다시 시간 계수가 될테니 또다시 6시간의 혜택을 볼 수있는거잖아!'

양 손에 든 쇼핑백을 차에다 갖다 놓을 겸 충분한 무료혜택을 누리겠다는 일념이 그를 움직이게 하였다.고지씨는 결국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주변을 한 바퀴 돌고는 다시 제 자리에 갖다놓았다.그리고 신나게 쇼핑을 즐겼다.쇼핑센터가 문을 닫겠다는 안내방송이 흐른다.고지씨는 장장10시간을 쇼핑센터의 바운더리안에서 보냈다.행복했다.짜릿했다.

 

 이제 집에 가서 행복한 언박싱행사만 해주면 되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쇼핑센터를 빠져나오다가 차단기에 막혔다.고지씨가 화를 내며 차단기옆의 전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이거 차단기가 왜 안 올라가는거죠?"

"저 혹시 차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고지씨는 자신있게 차번호를 얘기했다.

"저 손님!주차비를 내셔야 됩니다.확인해보니 손님께서는 오전 매장 개시시간에 들어오셨기때문에 하루 6시간을 넘기셨습니다."

"아니 거 뭔소리요?나는 분명 차를 뺐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그랬다.중간에 꼼수는 용납이 안되는 거란다.

성이 차씨요 이름이 고지,차고지씨는 잘못된 꼼수로 무료쇼핑을 계획했다가 <차고지에서의 아픔>을 경험하게 되었다. "아이고 아파라~"

 

▲ 작가 최병석     ©강원경제신문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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