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IN고야]-작심삼일

01/25 작심삼일

최병석 | 기사입력 2025/01/25 [01:01]

[콩트IN고야]-작심삼일

01/25 작심삼일

최병석 | 입력 : 2025/01/25 [01:01]

  (왕)주먹씨가 큰 소망을 품었다.그도 그럴것이 그의 나이 이제30줄에서 40줄로 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었다.해마다 새해가 되면 거창한 계획들을 세워놓고는 흐지부지 지나가는 건 더이상 의례히 넘길 일이 아니다.그의 나이 서른일 때와 마흔으로 숫자가 바뀌는 것 이상으로 계획에 대한 실천의지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서른 아홉으로 접어들었던 작년 이맘때에도 굳은 결심으로 계획을 세웠었다.그 계획이란 것이 염려스러운 건강회복을 위한 <헬스장에 열심으로 다니기>였었다.곧이어 다가올 사십줄에 대한 보험성 준비의 일환이었던<건강 챙기기>는 돈을 들여야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빠지지않고 나갈 수 있게 된다는 선배들의 조언의 영향이 컸었다.그래놓고 덜컥6개월짜리 장기회원권을 끊었던 기억이 있었다.물론 쫒아오는 업무를 핑계로 한달에 겨우 한 두번 헬스장 구경이 전부였다.결국 몸의 건강을 위한답시고 6개월치의 회원권으로 딱 6번을 헬스장에 그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전부였단 얘기였다.이런 경우를 두고<작심삼일>이라고 하는 것일까?암튼 주먹씨가 비싼 회원권을 걍 허투루 낭비하며 작년의 새해 신년계획을 날렸었다.

  사십줄에 들어선 주먹씨가 이번엔 커단 계획으로 단단히 마음 먹었다.

'내 이번에는 기어코 독한 마음을 품고 <작심삼일>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그러자니 작년의 거금을 투자해서 반년치로 끊어 제꼈던 회원권의 볼륨을 이번엔 줄여보기로 하였다.

'그렇지!하기도 전에 반년치를 미리 납부할 필요는 없다'

주먹씨가 마음을 다 잡고 고민을 하던 차에 도로 가장자리에 펼쳐져있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대박 권투클럽 3개월 회원가입시 30프로 할인+복싱용품증정>

'어라?이번엔 헬스장말고 복싱클럽에 등록하는 것도 괜찮겠는데?'

공연히 무미건조하게 개인PT없이 헬스장에서 힘만 쓰느니 스파링도하며 땀을 흘려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저 회원가입 현수막보고 왔는데요~"

"회비 30프로 할인에 복싱용품증정 가능한거죠?"

"아하~그야 물론이죠!근데 혹 복싱 처음이신가요?처음이시면 6개월짜리를 끊으시는 게 유리해요,그러면 50프로 할인과 기존증정품에 권투화와 롱까운까지 추가로 드리거든요"

우리의 주먹씨가 멋드러진 권투화에 삘이 꽂혔다.

"오호라!거 좋군요,좀 더 싸게는 안되나요?"

말을 건네고 있는 주먹씨의 한쪽 손엔 벌써 눈길을 빼앗은 권투화며 복싱용품들을 가득담은 쇼핑백이 들려져 있었다.

  이제 그는 기가막힌 권투화를 신고 붉은색 롱까운을 뒤집어 쓴  채 스포트라이트에 눈이 부신 참피온의 자세로 귀갓길에 오르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는중이다.그러다가 갑자기 불이 꺼졌다.

'아,맞다! 이대로 집구석 현관문을 열었다가는 큰일이다'

작년 이맘때도 헬스장 회비로 6개월치를 날려 먹은 트라우마가 두  눈을 새파랗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 마눌님이 언뜻 스쳐지나간다.쇼핑백에 가득담긴 복싱용품을 보는 순간 쏟아질 잔소리가 두귀에 가득하다.그녀는 아마 입에 거품을 물고 그에게 달려올 것이었다.급 피곤함이 밀려온다.

  주먹씨가 일단의 쇼핑백은 자동차 트렁크에 쟁여둔 채 현관문으로 다가섰고 무사히 집안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의 발걸음이 다시 무겁다.모처럼 서른즈음에서 무거워진 책임감을 통감한 채 마흔이 되자마자 세웠던 계획이 다시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그놈의 멋드러진 권투화와 붉은색 롱까운에 마음을 빼앗기고 지불했던 거금이 통째로 날아갔다.

새해들어 주먹을 휘두르며 건강까지 챙기려했던 성이 왕가요 이름이 주먹인 <왕주먹>씨가 돈만 가로채고 사라져버린 <먹튀복싱클럽 대표>에게 핵주먹 펀치를 맞고야 말았다.

▲ 이런걸 작심삼일이라고 말하는걸까요?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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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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