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林森의 招待詩 -
당신이었군요
이젠 별이 보이네요, 이젠 꽃향기가 나네요, 이젠 새소리가 들리네요, 당신 때문에
내 걸어잠근 마음 그 자물쇠 오직 하나의 열쇠로만 열리는 문, 쏟아지는 빛살
얼어붙어 마비된 내 뼈 마디마디에 생명을 못질하는 바로 당신, 내 핏줄의 새로운 창조주
내 안에서 타오르는 사랑의 촛불, 한줄기 강물, 바로 당신이었군요
- 시(詩)의 창(窓) -
입춘이 지났으니 이젠 봄이다. 쉬지도 않고, 매 해 지치지도 않고 찾아오는 봄이다. 너무 오래 되면 행여 잊을까봐, 세 계절 살다보면 어김없이 돌아와주는 봄이다. 그리고 올 적마다 항상 앞에 ‘새’ 자를 붙여 ‘새봄’이라는 상큼한 제목을 달고 미소지어주는 그 봄이다. 어떻게 매 해 ‘새봄’이라 이름불러도 지루하지 않고 늘 신선하며, 상큼한 맛을 줄 수 있을까? 마치 마술인 양, 기적인 양, 그렇게 봄은 환한 미소를 만면에 머금고 다시 돌아와주는구나.
따스한 햇살로, 보드라운 바람으로, 높푸른 하늘로 옷 갈아입고, 초록의 들판을, 도란대는 계곡을, 싱그러운 거리를 풍경으로 색칠하기 위해 어느새 봄은 우리의 손을 잡는다. 이제부터 봄을 살면 된다.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을, 긴 시간 찌들었던 일상들을 훌훌 털어내고 활기찬 아침을 맞이할 때다. 기억하기조차 힘들고 버거운 어제의 고난들은 한데 뭉쳐 과거의 일기장에 쓸어담고, 오늘부터는 희망의 노래를, 사랑의 이야기를, 평화의 사연을 적으면서 활짝 웃으며 미래를 열어가면 되는 거다.
웃는 얼굴에는 가난이 없다. 그런데 지금 오늘이라는 현실을 사는 사람들의 표정엔 웃음이 없어서 안타깝다, 고통과 좌절도, 실패와 분노도, 노여움과 가난도, 웃으면서 세상을 보면 다 우습게 보인다. 그래서 웃고 사는 한, 결코 가난해지지 않는다. 백 번의 신음소리 보다는 한 번의 웃음소리가 그 인생을 유익하게 하고 복되게 살 수 있게 한다. 연약한 사람에겐 언제나 슬픔만 있고, 위대한 사람에겐 언제나 웃음만 있다. 더 잘 웃는 것이 더 잘 사는 길이고 더 큰 복을 누리는 비결이다.
얼굴에 웃음이 퍼지면 저절로 마음이 부유해진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말이지만 세상에는 웃을 일이 없어서 웃지 못하는 게 아니다. 웃지 않아서 웃을 일이 없는 것이다. 비록 오늘 우리에게 닥쳐있는 현실의 난관들이, 정치적으로는 계엄과 탄핵의 굴레로 이어지는 긴 질곡의 시간들이, 경제적인 어려움과 정서적인 불안감이 증폭되어 더없이 살벌한 이웃과의 관계들이, 모두 우리를 힘들게 하고는 있지만 그렇다 해도 웃으면서 대처하는 마음의 여유가 정말로 필요할 때다.
내가 웃어야 거울도 따라 웃듯이 상대방도 따라 웃는다. 그래서 웃는 자에겐 친구가 따르고, 동지가 따르고, 사람이 따를 것이므로 가난도 이겨내고 복을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이 오늘 아침 화두로 던지고픈 필자의 생각이다. 이 작은 진실조차 실천하지 않고 포기한다면 정작 험난한 세상의 세파를 어찌 헤칠 수 있을까? 눈앞의 두려움 때문에 백기를 들게 되면 당장의 심신은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곧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돌아온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광고도 있다. 불가능을 본 적 있는가? 눈에 보이거나 질감을 느낄 수 없는 허상일 뿐이다. 보이지도 않는 불가능 따위에 자신을 방치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두려워서 시작도 않고 포기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실패하면 다시 방법을 모색하여 시작하면 그 뿐이다. 사소한 일 하나도 포기하지 않는 습관이 중요할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슬프고 괴로울 때는 눈물을 흘려도 괜찮다.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눈물이 없는 사람은 가슴이 없기 때문이다. 바닥까지 추락해본 사람은 눈물을 사랑한다. 바닥엔 가시가 깔려있어도 양탄자가 깔려있는 방처럼 아늑할 때가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나락에 떨어지면 차라리 다시 일어서서 오를 수가 있어 좋다. 실패한 사랑 때문에, 실패한 사업 때문에, 실패한 시험 때문에, 인생의 밑바닥에 내려갔다고 그곳에 주저앉지 말아야 한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아야 한다. 무슨 일이든 맨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흘린 눈물만큼 인생의 깊이를 알기 마련이다. 눈물보다 아름다운 것은 다시 시작하는 용기와 희망인 것이다. 장황하고 너저분한 이유를 늘어놓고, 설득력 없는 핑계에 매달리기 보다는 인정할 사실을 인정하며 실패를 받아들인 다음에 새롭게 시작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솔한 삶의 대안이며 정석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하지만 내 생각과 같은 사람은 없다. 생김이 각자 다르듯 살아가는 모습도 모두가 다르다. 살아가는 사고방식이 다르고, 비전이 다르고, 성격 또한 다르다. 그런데 서로 맞추어가며 살아가는 게 세상 사는 현명한 삶인데도 불구하고, 내 생각만 고집하고 타인의 잘못된 점만 바라보길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흔히들 말을 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칭찬과 격려는 힘을 주지만 상처를 주는 일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한 감정을 절제하는 것은 수양된 사람의 기본이다. 우선 남을 탓하기 전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본다면 자신도 남들의 입에 오를 수 있는 행동과 말로 수 없이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말은 적게 하고, 베푸는 선한 행동은 크게 해서 자신만의 탑을 높이 세워 가면서 조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슬피 울어도 내일은 기쁨이 찾아올지도 모르는 게 인생이다. 오늘은 분노로 가득차나 내일은 소리내어 크게 웃을지도 모른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허무해도 내일은 희망이 푸른 날개를 퍼덕이며 찾아올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말이다.
오늘은 내 주머니가 비록 초라하지만 내일은 가득 찰지도 모른다. 오늘은 날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내일은 날 찾아주는 사람들로 차고 넘칠지도 모른다.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비방을 해도, 자신의 일이 옳다면 결코 주눅 들거나 멈추지 말자. 당신에게 주어진 영광에 대해 시샘하거나 따돌릴지라도, 당신의 노력으로 이룬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더욱 더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자.
내 마음 같이 믿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등을 돌리고 떠나갈지도 모른다. 그래도 진실로 당신이 그를 이해한다면 그를 용서하자.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야멸차게 물러서지 말자. 내일은 당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지도 모른다. 있는 그대로를 믿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 들이자. 어제는 오늘을 몰랐던 것처럼 내일도 잘 알 수 없지만 삶은 늘 그렇게 지내왔고, 그래서 미래는 언제나 신비롭고 영롱하다. 오늘 하늘은 맑고 푸르지만 내일은 그 하늘을 영원히 못 볼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 하루는 당신에게 주어진 일에 묵묵히 정성을 다하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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