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IN고야]-보이스 피싱

04/12 보이스 피싱

최병석 | 기사입력 2025/04/12 [01:01]

[콩트IN고야]-보이스 피싱

04/12 보이스 피싱

최병석 | 입력 : 2025/04/12 [01:01]

  (엄)마야씨는 도통 헷갈려서 정신을 못차리겠다.주변에서 난리다.경기가 하두 안 좋아서인지 별별 기발한 수법의 보이스피싱이 판을 치고 있다.마야씨의 지인중 한 분은 무턱대고 부고메세지를 눌렀다가 핸드폰 안의 정보를 다 털리고 통장잔액도 거덜나게 생겼단다.어디 그 뿐인가?또 다른 분은 자녀 결혼 청첩장을 아무 의심 없이 열었다가 핸드폰이 먹통이 되는 불상사가 생겼단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마야씨는 걱정이 태산이다.가뜩이나 핸드폰의 사용법이 어려워 자식들이나 손주들한테 기대고 있는 데 여차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핸드폰의 속을 만천하에 공개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오늘은 드디어 날을 잡았다.알듯 말듯한 <핸드폰 사용법>특훈을 자처하고 나선 딸래미가 집으로 찾아온 것이다.

"어무이!어여 핸드폰 가지고 이리 와 보셔요"

"여기 이렇게 문자가 왔을때 무언가 다시 누르라고 하면 일단 의심을 하셔야 해요,또 아니면 모르는 사람한테서 오는 전화는 무조건 받으시면 안돼요"

"이럴 땐 요렇게 해야 좋을까?"

든든한 딸래미가 일러주는대로 핸드폰을 이리저리 굴려대다 보니 막연한 두려움이 어느정도 해소가 된 것 같았다.그리고 명심 또 명심할 것은 마야씨에게 전화를 걸어 긴급하다고 요청할 사람은 딸하고 아들밖에 없으니 혹 그럴 일이 있으면 식구들만 알 수있는 암호를 대라고 하면 된다는 것이다.하도 요즘은 기술이 발전되어 그 복잡하고도 어려운 기술을 악용하는 놈들이 많아졌기에 여차하면 당하기 쉽상이다.핸드폰으로 걸려오는 사진도 믿어서는 안되고 더더욱 목소리도 진짜가 아닐 확률이 높아졌다는 얘기다.이렇게 어렵고 까다로운 사용법을 젊다고 완벽하게 구현해 낼 수가 있을까?그러니 종종 젊은이들도 당했다는 뉴스도 나온다.암튼 너무나 염려스러운 어무이의 <핸펀 사용설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딸래미가 한마디를 남겼다.

"엄마!무언가 이상하다 싶으면 일단 전화를 끊거나 문자도 열지 마시고 꼭 확인을 먼저 하세요"

이렇게 밖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하소연이었다.

  마야씨는 여하튼 딸래미가 가르쳐준대로 확인이라는 단어를 염두에 두고 최대한 긴장하기로 다짐 또 다짐하였다.그러던 중에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

<안녕하세요?모든 친구들을 제 아들의 결혼식에 초대합니다>

그리고는 눌러야 알 수있는 링크가 걸쳐있는 문자였다.마야씨는 흥분했다.알지도 못하는 전화번호로 누군가 청첩장을 보내온 것인데 이거야말로 영락없는 <보이스피싱>이겠다 싶었다.

자신있게 화면캡처해서 딸래미한테 보내주고 전화했더니 잘 했다는 칭찬이 쏟아진다.

"와아~엄마!바로 이거예요,아주 든든합니다"

뿌듯함에 어깨가 으쓱해진 마야씨앞으로 또 다른 문자가 당도했다.이번 것은 딸래미의 교육내용에 포함되어 있었던 내용과 아주 흡사한 누가봐도 명백한 보이스피싱이다.

<엄마 나 핸드폰 액정이 깨져서 임시폰으로 문자 하는 거야,지금 혹시 전화가능해?>마야씨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리고 이런 구태의연한 사기행각을 아직도 벌이고 있는 사기꾼에게 무언가 생각하고 느껴보게 하고픈 마음이 생겼다.그래서 더듬더듬 잘 치지도 못하는 독수리타법으로 문자를 새겨 넣었다.

<아들아!네가 하늘나라로 간 지 제법  되었구나~몇해만에 끊어졌던 네 문자를 받아보니 반갑기 그지 없구나!이 문자가 사기라는 걸 알지만 네 목소리를 듣기도 싶고 보고도 싶구나,그립다 아들>문자전송을 완료한 마야씨는 괜시리 울컥했다.

 

성이 엄가요 이름이 마야씨 <엄마야>씨는 과연 사기꾼의 속죄가 담긴 엄마야 소리가 담긴 답장을 받아볼 수 있을까요?

 

▲ 보이스피싱 이거 하루속히 없어져야 합니다.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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