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으로 당해씨가 거주하는곳은 상대적으로 덜 복잡한 곳으로 불려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해씨는 저녁시간만 되면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회사일때문에 조금이라도 늦을라치면 주차할 곳이 없어서다. 그가 사는 동네는 복잡하지도 않고 인구 수도 그리 많지도 않은데 퇴근 후에 주차하기는 왜 이렇게 힘이 든 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게다가 그의 동네는 허구헌 날 쓰레기더미에서 지내는 기분을 선사하고야 만다. 쓰레기 수거일이 아닌데도 대책없이 길 옆에 너도나도 내놓는 바람에 삶의 질이 떨어 지고야 만다. 도대체 왜 이런 덜 복잡하다는 잇점이 스트레스로 변하고야 마는가? 당해씨가 곰곰 생각에 잠겼다. 아무래도 한적하고 사람 수가 적기 때문에 공공부문에 대한 서비스혜택을 받아내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기에 이르렀다. 시 의원이나 국회의원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있기때문에 당연히 받아야 할 혜택에서 멀어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연히 행동으로 옮기게 된 것이었다. 답답하지만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좋은 곳이었다. 아파트로 거처를 옮기니 일단 주차문제가 해결되었다. 퇴근 후에 온 동네를 몇바퀴나 돌게 되는 일은 이제 안 해도 되었다.게다가 쓰레기더미에서 벗어났다. 분리 수거일만 잘 지켜내면 되고 주변정리를 관리실 직원들이 다 해주니 깔끔했다. 이런 쾌적한 아파트 생활을 무턱대고 싫어했던 당해씨가 후회하는 중이다. 괜한 고집으로 아내와 아이들의 기회를 빼앗았다고 생각하니 미안해졌다. 이제라도 아내와 아이들한테 잘 해주리라 다짐도 해본다.그가 다소 늦은 시간임에도 주차를 하고 차문을 막 닫으려는 찰나였다. "아이고 사장님! 퇴근하고 오시나봐요?" "네? 아 넵 무슨 일이시죠?" "혹시 <출장세차>들어보셨나요?" "저희가 이번에 새로 개업했는데요, 저녁에 퇴근하고 차를 맡겨 주시면 한 시간내로 깨끗하게 세차해 드리거든요" "특별히 개업기념으로 3회는 무료로 해드리고 4회째부터 하실 의향이 있으시면 계약,의향 없으시면 안하셔도 됩니다" 당해씨가 움찔했다. 평소에 세차하려면 집에서 수도꼭지에 연결해 시원하게 거품을 닦아내던 습관이 있었는데 아파트에선 그게 안되어 곤란 하던 차였다. "근데 이건 외부세차만 가능한가요?" "아하..둘다 가능하고요 일단 오늘 외부세차 결과 보시고 전화 주시면 내부세차일정 잡아서 연락드릴께요" 무료세차를 허락하고 집으로 올라가 있던 당해씨에게 한 시간이 지난 후에 완료문자가 왔다. 당해씨가 확인해 본즉 세차가 아주 깔끔하게 잘 되어 있어서 내부세차의 욕심도 났다. "사장님 담주 월욜에 저녁10시쯤 오실 수 있나요?" "아,넵 가능합니다. 그럼 그 때 뵐께요" 당해씨는 뿌듯했다.생전 자기 손으로 세차를 하다가 모처럼 남의 손으로 그것도 깔끔하게 해 주는 세차서비스는 처음이었다. '아파트에 살면 이런 서비스도 받을 수 있구나!' '역시 사람이 많이 몰려 사는 곳이 좋은 곳이구나!' 다시한번 감탄을 하며 두번째 무료서비스를 받기위해 차키를 들고 출장 세차대표를 만났다. "대표님,일전에 세차해 주신 것 보니 아주 프로이시던데요" "아,그럼요 저희는 최고의 서비스만 제공합니다. 열쇠 주시고 편안히 쉬고 계시다가 문자받으시면 내려오세요" 당해씨가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와 TV에 열중하고 있는 중이다.
스포츠중계에 빠져있던 당해씨가 깜짝놀라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었다. 혹시나 문자를 보냈는데 그가 못 본 것일 수도 있었다.아무리 문자를 뒤집어봐도 와 있는 문자가 없다. 주차장으로 내려가 봤다. 차가 없다. 전화를 걸어본다. 연결이 안된다.112에 전화를 걸었다. 차량전문 절도범소행이란다.
성이 황가요 이름이 당해씨 <황당해>씨가 평소의 습관을 이어준다는 <무료3회 서비스>의 유혹에 빨려들어가 황당한 분실로 어이없어 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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