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정경혜 "선인장"

강명옥 | 기사입력 2021/04/05 [05:03]

제28회 코벤트가든문학상 대상, 정경혜 "선인장"

강명옥 | 입력 : 2021/04/05 [05:03]

▲ 정경혜 시인, 화가     ©강원경제신문

선인장 / 정경혜  

 

삶이 허기질 때

메마른 사막에서도 

태동하는 오아시스를 

인생이라 하였던가  

  

보이지 않는 그 무엇들이

그림자처럼 다가오면 

달콤함이 내 발을 끌어당겨  

 

눈치 없는 딸꾹질로

스스로를 속이며

가슴 치는 방망이 소리에

연거푸  물로 씻어내린다  

 

나를 넘어 나를 찾아가는

인내와 용기로

태양의 행진아래,

찬란한 적막으로

피어나는 사막의 보석  

 

마음의 빛은 영혼의 무지개

여명 속으로 자라나는 

나의 꿈 나의 길이여.  

 

《심사평》

거대한 사막은 외롭다. 그 속에서 물컹한 선인장이 우뚝 자라고 있다. 극악한 환경위에서 고공 행진하는 위대한 힘이다. 자르면 속찬 물즙만이 주르르 흐르는 맥없는 선인장이 가시라는 심지로 삼아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며 스스로 고독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도시의 주택가 담밑이나 폐촌에도 올곶이 긴 역사와 함께 선인장은 굳굳이 버텨 꽃만은 세상 무엇보다 화려한 형광빛 축제의 꽃을 서슴없이 피운다. 그렇게 외면 받고도 열매는 변함없이 보랏빛 맨들맨들 깔끔하게 꽃 핀듯이 맺혀 약재로도 사랑받는다. 홀로 피울 수밖에 없는 고독 뒤의 화려한 사랑의 증표다. 따가운 태양아래 무뎌도 매끄런 촉감으로 오래도록 살고 싶은 우리의 소망이 선인장에 있는지도 모른다. 보기만 해도 물컹한 통증을 주지만 사막의 보석으로 찬연히 빛낸 시인의 표현에서는 받쳐줄 뼈대는 없어도 굳굳한 성장의 의지만은 강하다. 푸르른 사막으로 초록의 힘을 불어넣는다. 선인장이라는 여린듯 강인한 소재로 선택한 시인의 내면은 여리고 올곶다.  꿈이 나아갈 방향과 의지를 부여한 선인장, 애타는 8월이면 우리의 소망도 더욱 빛날 것이다. 정경혜 시인은 현대시선을 통해 다 수의 수상과 시집으로 《그것마저 찬란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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