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30년만의 이별

30년만의 이별

최병석 | 기사입력 2021/09/18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30년만의 이별

30년만의 이별

최병석 | 입력 : 2021/09/18 [01:01]

삼전씨는 이제 막 팔순을 넘겼다.

칠순을 넘긴 지가 엊그제같고 환갑을 넘긴지도 일주일전 같은데 벌써 팔순을 넘겼다.

정처없이 시간이 흘러 늙수구레한 상태가 되는것 까지는 견딜만한데 주변에 끼고 살았던

익숙한 것들로부터의 헤어짐은 살아가는 나날들에 대한 서운함과 안타까움으로

우울함을 더해 주었다.

누군가 그랬다.

나이 먹을수록 자꾸 움직이고 누군가 만나서 속에 있는것들을 양껏 토해내야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오늘은 서울에 있는 파고다공원이라도 가보려고 주섬주섬 전철에 올랐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과연 할배들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무작정 가 보기로 한거다.

쉬는 날이 아닌 평일의 오전-출근전쟁이 막 끝난-시간은  하루종일중 가장 한가로운

순간이 아닐까?

삼전씨는 오늘도 늙은이들의 지정석,노약자 보호석으로 발걸음했다.

혹시하고 가 보면 거의 어김없이 빈 자리가 떡하니 자리를 내어 주는 신기한 곳이다.

오늘은 삼전씨가 앉은 옆자리에 비슷한 동년배가 자리했다.

덜커덩거리는 시간이 너무나 가벼운듯 토킹어바웃하며 사뭇 묵직하게 다가섰다.

"형씨는 고향이 어디유?"

"몇년생인거유?"

기초 호구조사로 가벼움을 서서히 지워 나가다 보니 어허라! 이 사람,30년전에 한동네

살던 친구였다.

"더억배~그래,너 덕배 맞지?"

"에? 고럼 너..삼전이?"

어쩐지 처음인데도 어디선가 낯이 익은듯 서먹서먹하지는 않더라구..

"이게 몇년 만인겨?"

둘은 30년동안 끊겼던 서로를 알아 가느라 열을 내었다.

"가만있자,우리 이럴게 아니라 근처 대폿집이라도 가세나"

오늘은 굳이 파고다공원까지 안가도 되었다.

그래도 대포한잔 기울이려면 피맛골정도는 가줘야한다.

도시화의 물결에 잔뜩 찌그러져 움츠린 피맛골의 표정을  살자꿍 펴 주어야 한다.

얼큰한 김치찌개 에 시뻘건 두꺼비 한 마리로 끊긴듯 잊혀졌던 지나옴을 살려보았다.

주거니 받거니 권커니 잣커니 일순배가 두순배 세순배로

얼큰허니 취기가 이루어질 무렵에  메모지에 서로의 전화번호를 기록해서 주고 받았다.

"이제 우리 자주 연락하고 보드라구.."

많이 마셨고 취했다.꺽꺽..

 

아침에 눈을 떳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그래도 오랜친구 덕배를 만나 좋았던 느낌으로 툭툭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덕배는 집으로 잘 들어갔는지 걱정이 은근..

"가만있자..전화번호가?"

 

"헉..으흐음"

메모지에 적힌 익숙한 글씨의 주인공은 덕배가 아니고 바로 삼전이었다.

삼전이네 전화번호였다.

덕배 주머니에 있어야 할 메모지가 왜?

망했다.30년만에 다시 이별이다.ㅠㅠ

 

▲ 여보세요!전 전화 왔어요^^*





 

내 삶의 주변에 널브러진 감성들을 주우러 다니는 꾸러기 시인, 혹은 아마추어 작가
Ggali-Man 21/09/18 [09:38] 수정 삭제  
  도대체,노냥!늘,몬소린디,당최 물르것쓰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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