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森의 招待詩 - 섬강 (蟾江)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2/05/21 [07:37]

林森의 招待詩 - 섬강 (蟾江)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2/05/21 [07:37]

  © 림삼

 

섬강(蟾江)

 

모래톱 사금파리

오르막 언저리엔

함지찬 꿈이 가득

해담솔 푸르러라

 

금진놀 은진별은

하늘품 기리우고

목놓은 해오라기

사랑가 부르누나

 

나 태어나고 자라난 건등자락 섬강 줄기엔 계절빛 깊이 익어 세월을 얘기 하는데, 머언 여행에서 짐짓 되돌아 온 고희(古稀) 언저리의 회한 우에 물결은 생채기 씻어 아프게 흐르건만....

 

- ()의 창() -

 

필자는 강원도 감자바우다.

그래도 강원도 치고는 제법 도회지에서 지근거리인 문막읍 출신이다.

게서 나고 자라고 초등학교의 저학년 시절을 보내다가, 당시에는 엄청나게 큰 도시로 알았던 원주시로 유학을 하고, 대처로 떠돌다가 세월을 흘려보내 오늘에 이르렀으니 그야말로 영락없이 촌놈이 용 된 모양새다.

물론 당시에는 고속도로가 개통되기도 훨씬 이전이고, 문막에서 원주로 통하는 도로라야 군데 군데 포장이 되다말다 했으니, 신작로라는 이름의 도로에 자동차라도 한 대 지날 제면 멀리서 보아도 뽀오얀 흙먼지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다가가기도 겁이 날 지경이었다.

면소재지의 외곽을 휘감고 도는 섬강은 태기산(泰岐山, 1,261m)에서 발원하여 원주시를 지나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인데, 장마철만 되면 인근 개천까지 범람을 하여, 부득불 등교를 못하게 되는 일도 여름마다 겪는 통과의례였다.

지리적인 설명을 좀 덧붙여보자.

섬강의 길이는 총 92에 달하며, 횡성군 갑천면 경계지점에서 동쪽에서부터 흘러오는 대관천(大官川)’과 합류하고, 남동쪽으로 흘러 공근면 오산리에서 서북쪽에서 오는 금계천(錦溪川)’과 합류하며, 횡성읍에서 북천(北川)’이 되어 동쪽에서 오는 전천(前川)’과 합류한다.

원주시에 이르러 원주천과 합류한 뒤 서원천(書院川옥계천(玉溪川이천(梨川사제천(沙堤川)’과 합류하여 문막읍에 이르면 문막평야(文幕平野)’를 이룬다.

지정면을 지나 남서쪽으로 유로를 변경하여 경기도·강원도·충청북도3도가 접하는 지점 가까이에서 바로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유역을 통과하므로 수량이 많다.

또한 심한 감입곡류를 하여 협곡에는 경승지가 많다.

특히, 지정면의 간현유원지(艮峴遊園地)’는 여름철의 피서지로 알려져 도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예전에도 샛강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큰 강이라 어린아이들은 강에 들어갈 엄두도 못냈고, 제법 나이깨나 먹은 형들이 게서 미역을 감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첨벙거리면서 물속을 뛰어다니고, 물고기도 잡고, 다슬기도 줍고 하는 건 근처로 이어진 실개천에서나 허락되는 하수들의 여름놀이터 풍경이었다.

그렇게 아련한 추억 속 고향 정경 중 으뜸을 꼽으라면 단연 섬강일 듯 하다.

물론 고려태조 왕건의 옛 성터였던 건등산자락이 학교교가의 가사에도 나오고, 모든 어린이들의 호연지기와 웅지를 심어주었지만, 그래도 섬강만큼은 못하다.

비록 못 먹고 못 입던 시절의 가난한 고향마을이지만 지금의 필자가 있게끔 해준, 마음의 근본이며 삶의 원천이었던 곳이 바로 섬강 줄기인지라, 가끔 그 옆을 지나노라면 한참씩 차를 세우고 회상에 잠기곤 한다.

지금도 문막읍사무소 부근에 가면 문막8경 바위가 있다.

문막을 대표하는 8군데의 비경을 안내하는 표지석인데, 섬강과 더불어 문막의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라서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다.

건등산 나무꾼의 피리소리’, ‘천마산 칠성암의 저녁종소리’, ‘명봉산의 아침햇살’, ‘경정산의 한가로운 구름’, ‘취병산의 가을단풍’, ‘구첩산의 낙조’, ‘남도 쪽섬의 보름달’, ‘석양의 돛단배등이 그것이니 독자들은 참고로 할 만 하다.

 

고향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곳또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을 의미한다.

고향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강하게 주는 말이면서도, 정작 이것이 고향이다.’ 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단어이다.

고향은 나의 과거가 있는 곳이며, ‘정이 든 곳이며, ‘일정한 형태로 내게 형성된 하나의 세계이다.

고향은 공간이며 시간이며 마음, 인간이라는 세 요소가 불가분의 관계로 굳어진 복합된 심성이다.

이 세 가지 중에서 비중이나 우열을 논할 수는 없다.

살았던 장소, ‘오래 살았다는 긴 시간, ‘잊혀지지 않는 정을 분리시킬 수가 없다.

따라서, 고향은 구체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 어느 고을, 어떤 지점을 제시할 수도 있고, 언제부터 어느 때까지 살았다는 시간을 제시할 수 있으면서도,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각인각색으로 모습을 달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리움’, ‘잊을 수 없음’, ‘타향에서 곧장 갈 수 없는 안타까움이라는 면은 함께 지니고 있으니 공통이다.

주지한 바와 같이 사람은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 한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것은 생물학적인 탄생이며, 고향이라는 장소에서 태어난 것은 지리학적인 탄생이다.

그런데 태어난 시간이 동일하기에 자연히 어머니와 고향은 하나가 된다.

고향은 출생지로서 삶 터가 되고, 타향이나 객지가 아니기에 본향이다.

또한 고향은 사람외에 산천이라는 자연도 포함이 되기에 고향산천이라고 한다.

 

고향을 시간과 공간과 인간의 복합개념이라고 할 때 시간은 구체적인 증거가 나타나지 않으므로, 공간인 고향집·고향 마을·고향산천이 거론되고, 인간으로는 살아 있는 그곳의 고향 사람그곳에 묻힌 죽은 조상’, 그리고 객지에 나와 있는 고향 사람들이 제시된다.

고향 사람은 이웃이다.

이웃집·이웃마을·이웃면·이웃군이라고 하여서 가까운 거리를 이웃이라 하는데, ‘이웃사촌에서 보이듯이 이웃은 오랜 시간 사귄 인정을 내포한다.

논밭이 가까이 있으면 서로 논이웃·밭이웃이라고 한다.

이웃집은 담이나 길을 사이에 두고 있기에 그 집의 경조사는 물론, 숟가락이 몇 개인지 헤아릴 정도로 서로의 세간살이에 대하여서도 훤하다.

밥상에 오른 숟가락과 반찬 정도까지 안다면 바로 경제적인 형편, 가족수의 변동,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다 꿰어 안다는 뜻이 된다.

이웃의 성명 삼자도 모르며 수인사도 없고, 소 닭보듯 닭 소보듯 하는 몰인정의 도시 이웃 관계는 고향 이웃과 극심한 대비를 이룬다.

세세히 아는 이웃을 간섭이니 비밀노출이라고 나쁘게 보지 않는 이유는, 서로 아는 처지이기에 상부상조하고 권선징악하며 환난상휼(患難相恤)의 계제가 되면서 공동이익이 되고, 이웃의 정을 악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향약(鄕約)이 조선시대 향촌의 자치규약으로 성행하면서 이웃간의 바람직한 사회생활을 부단히 교육해온 것은 이 이웃 정신에 근거한 것이다.

민요 아리랑의 고향은 그러한 고향을 떠나지 말라는 것이 주종이다.

고향에는 부모··인정같은 불변의 요소가 있는데 어찌하여 낯설고 물선 곳으로 야속하게 가는가 라는 만류와, 그래도 떠나는 사람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이 들어 있다.

아리랑의 이별은 쓰리고 아린 심정이기에 아리다라고 하여 아리랑(쓰리고 아림이 합쳐서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이라고 한 것으로 추측된다)이라는 말이 되었다고 어원을 추정한다면, 아울러서 고향은 그 쓰라림이 치유되는 곳이 된다.

결론적으로 표현하자면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하여 한국인의 고향은 국내에 있을 때는 낳아서 자란 부모가 계신 고을이 되며, 국외에 나가 있을 때는 그 고을과 조국이 다 해당이 된다고 볼 수 있겠다.

생사와 종교에 관해서는 이승일 때도 있고 저승일 때도 있다.

신화에서는 조상이 사는 북쪽이 고향이 되며, 성스럽고 존경이 가는 땅을 일컫는다.

이처럼 고향의 정의는 다양한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고향은 시골의 정든 모습이기에, 고향에 살고 있다면 아름답게 보존하거나 훌륭하게 발전시킬 일이며, 객지에 있다면 자랑하고 지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워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만큼, 돌아가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만큼, 우리가 소중하게 가꾸고 기리며 언제까지라도 잘 보존하여, 우리의 후손에게 당당하게 물려줄 영원한 우리의 근원이 바로 고향이니까 말이다.

오늘도 눈을 감고 고향의 그 좁은 오솔길 위로 내닫는다.

바람 좋고 구름 뭉게 피어오르는 파란 그 산하, 섬강으로 향한 길로.

어느새 동심이 된다.

  © 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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