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어딜 가는겨?

0730어딜 가는겨?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7/30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어딜 가는겨?

0730어딜 가는겨?

최병석 | 입력 : 2022/07/30 [01:01]

뜨거움이 온 천지에 그득하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짭짤한 육수가 비오듯 쏟아진다.

하필 이런 날에 땡볕에 나가 물건을 날라야 한다.

그것도 전부 무겁고 힘이 드는 것들 천지다.

몽땅 다 무게감이 충만함으로 들고 서 있는 그 자체 만으로도 축척된 에너지가 슬그머니

빠져나갈 지경이다.

그래서인지 뽀송뽀송함에서 축축함으로 분위기가 바뀌는데 단1분도 채 걸리질 않았다.

흘러 내리는 땀방울은 눈을 감아야만 감당이 되었다.

"에효,냉큼 정리하고 샤워라도 해야 살겠는걸!"

날드씨는 뜨거움이 파고들어 눈조차 뜰 수 없는 이 상황을 우격다짐으로 버티고 버텼다.

드디어 다 날랐다.

"수고하셨습니다."

서둘러 인사를 마치고 샤워실로 향했다.

평소에는 미지근한 온수에도 감개무량이던 몸뚱아리가 샤워실에 당도하자마자 속옷 벗는것도

마다하고 무조건 찬물을 원하며 대들고 있다.

날드씨는 그 어릴 적 어무이께서 차디찬 우물물을 등 뒤에 끼얹어주시며 가라앉혀 주시던

열불을 샤워기에 집어 넣은 채 이리저리 움직여 보았다.

"어휴,시원해~"

"에효,이제 7월 초인데도 이러는데 올 여름을 또 어찌 지낼꼬?"

찬 물에 식혀진 날두씨는 한쪽에 비치된 아이스커피를 들이키면서 너튜브 먹방을 시청중이다.

"꼬로록 꼬록 꼬록"

그 뜨거움과 에너지를 있는대로 쏟아 붓고 난 터라 배가 고플 만도 하다.

날두씨의 손에 쥐어진 리모콘이 이리저리 춤을 추었다.

큼직한 수제버거를 게걸스럽게 해치우고 있는 먹깨비의 모습도 따라서 춤을 춰댄다.

흘러 넘치도록 쏟아져 내린 에너지를 단박에 회복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먹방이었다.

순식간에 입안을 감싸고 도는 군침 때문에 다른 말을 못하겠다.

"그래,결정했어! 오늘 저녁엔 저 푸짐한 햄버거를 먹는거야!"

날두씨는 서둘러 회사로 향했다.

업무를 일찌감치 마무리 짓고 허전한 뱃속을 채워줘야만 한다.

애마에 올랐다.아무래도 이 무더위를 견딜 재간이 없기에 에어컨이 빵빵한 차 안에서

시원하게 주문할 수있는 드라이브쓰루가 제격이었다.

"어서오세요,뭘로 드릴까요?"

드라이브쓰루의 진입구간에 당도하니 스피커를 통해 이쁜 아가씨 목소리가 반갑게 날두씨를

끌어 안았다.

날두씨는 나름 샤프한 왼쪽 뇌의 가동을 즉각적으로 개시했다.

'내꺼랑 아들놈꺼랑 마눌님꺼랑 해서 4개면 될까?'

'그렇다면 요번엔 셋트메뉴가 좋을까? 아니면 단품?'

빠른 시간 안에 복잡한 상황을 정리해야만 한다.

'그래,이 싯점에 셋트메뉴를 시키면 콜라는 미지근해 질거고 가져가기도 애매하다.

단품메뉴와 감자튀김을 별도로 취하자'

'그래 그러자! 그리고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꽁꽁 얼려놓은 코크를 픽하는 걸로...'

날두씨는 신이 났다.

연방 군침을 목구멍 저 너머로 넘기기에 바쁘다.

편의점에서 득달같이 꽁꽁 얼려놓은 코크를 겟했다.

그리고 누런 얼굴로 햄버거를 품에 안고 미소까지 짓고 있는 커다란 봉투에 집어 넣은 채

애마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편의점까지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인데도 옷은 축축함을 향해 달음질했다.

'이런,우라질레이숑!'

식었던 날두씨의 몸에서 불이 오른다.

애마에 오르자마자 에어콘을 풀로 가동했다.

정상궤도에 오른 날두씨의 상태는 또다시 푸짐한 햄버거를 맛나게 흡입할 준비태세다.

"삘 삘릴리야~'

벨소리가 그치기도 전에 아들놈과 마눌님께서 튀어 나오셨다.

"아빠,여보! 어서 오세요"

아들놈과 마눌님의 눈엔 나보다 햄버거가 먼저다.

"? 어머낫! 아빠..여봇!"

"아뿔싸!"

시원하게 들이키려 했던 코크가 코크했다.

그 코크 때문에 봉투가 시원함에 눈을 떠 축축하게 눈물을 흘려댔고 결국 녹아내려서 뻥

뚫린 가슴으로 답답한 집구석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날두씨가 픽해놓았던 햄버거 두 개까지 데리고 가 버렸다.

별수없이 날두씨는 햄버거를 맛나게 먹는 상상을 깨끗이 지워야했다.

네 개중에 남은 두개로 아들놈과 마눌님에게 하나씩 주고나니 날두씨의 몫은 개뿔.

날두씨에게 큼지막한 열불이 찾아들었다.

"퓨우욱!"“조심혀,나 터질꺼 같아!”

 

▲ 배고프실까봐...먹고싶쥬?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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