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콩트IN고야>-엄마야씨의 키타

06/29 엄마야씨의 키타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6/29 [01:01]

<돌아온 콩트IN고야>-엄마야씨의 키타

06/29 엄마야씨의 키타

최병석 | 입력 : 2024/06/29 [01:01]

  (엄)마야씨의 키타치는 솜씨는 수준급이다.왕년에 다들 키타 한번 안 쳐본 사람이 있겠냐마는

마야씨는 달랐다.대학생활내내 키타동아리에서 거의 살다시피한 경력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주워들은 풍문에 의하면 그녀는 한때 유명밴드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었는데 거절했다고 한다.그녀는 비서학과 출신이다.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기깔난 회장님이나 사장님의 옆에서

전문가다운 멘트를 날려대며 그들의 품위에 일조하는 커리어우먼을 꿈꾸었던거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커리어는 없고 우먼만 요구하는 하녀같은 일상이 이어졌다.

물론 커리어가 일천하기에 얼마동안의 기간이 필요하긴 했다.그러나 그 기간동안 벌어지는

일들의 꼬락서니는 마야씨가 꿈꿔왔던 상황과는 너무나 달랐다.그래서 튀었다.

숨 막히는 곳으로부터 튀어나와 해방구로 달려가는 마야씨..

마음껏 큰 숨을 들이키고 내쉴 수 있어 좋았다.그런데 그 좋음이 오래가질 못했다.옥죄어오는

재정적 압박감이 그 좋음을 지그시 누르고 있었다.별수 없었다.목구멍이 포도청으로 자리매김

한다하니 관리자모드로 돌아가야만 했다.

집근처의 알바자리를 전전하던 마야씨가 한가지 묘수를 떠 올렸다.잘하는 것을 돈을 벌어가며

한다.바로 <키타 개인 레슨>이었다.요즘 핫하다는 <당근알바>에 모집광고를 올렸다.

아닌게 아니라 광고를 올려놓은 지 이틀이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레슨가능 인원을

채우고도 남는다.활발한 채팅창의 주고받는 썰들로 레슨자가 정해졌다.

마야씨가 생각했던 레슨인원은 3명이면 되었다.레슨장소가 자신이 기거하는 오피스텔이다

보니 많은 인원을 들일수는 없었고 하필 테이블 하나에 의자가 딱4개뿐이었다.

그런데 마야씨가 예상치 못한 점이 있었다.레슨자가 모두 여성들로 채워진 줄 알았는데 그중

한 명이 남성이었다.채팅방속의 이름은 분명 여성이었는데 남성이었다.쫌 난감했다.

여자 혼자있는 오피스텔에 남자를 불러들인 셈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레슨비도 선불로 받았기에 어쩔 수 없는일.레슨 첫날이었다.

채팅방에서만 대하던 이들에 대한 첫 대면인지라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수강생들을 맞이했다.

여고생1명 가정주부1명 그리고 문제의 여자이름의 남성1명이 앞으로 감당해내야 할 레슨자의

내용이었다.개략적인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는데 문제의 이 남자는 말투도 어눌하고 차림새도

꼬질꼬질한게 영 탐탁칠않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첫만남의 자리인데 이런 차림새로

나타난 건 영 아쉬웠다.그리고 역시나 첫날부터 사고발생이다.

각자에게 나눠줬던 교재중 여고생의 것이 사라졌다.집에 가서보니 키타케이스에 있어야 할

교재가 안보이는데 혹시 놔두고 간 게 아니냐는 전화였고 결국 문제의 꼬질아자씨가 가지고

간 것이었다.분명 자기 것이 있는데 또다른 자기 것인 줄 알고 가져갔다는 것이다.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그럴 수 있다고 해두며 상황을 정리했다.그러면서 어쩔 수없어 받아들이기로 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거 같다며 조금 열어두었던 개방감의 마음문을 굳게 닫고 경계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혹시 몰라 현관문의 시건장치도 틈틈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두번째 레슨일이다.레슨준비를 마치고 컵을 닦느라 주방에 있는데 인터폰이 울렸다.꼬질이

아자씨가 시간보다 일찍 온 거다.마야씨는 당황했다.겁도 덜컥났다.문을 열어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을 때린 끝에 억지춘향으로 안으로 들였다.신경세포 풀가동하며 대기중에 나머지

수강생들이 도착했다.한숨을 돌린 마야씨가 겨우 레슨을 끝냈다.

수강생들이 모두 돌아가고 의자에 앉아서 정신을 차리려던 마야씨가 팔목에 있어야 할

금팔찌가 안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어랍쇼! 이게 어디로 갔단 말이냐?'

곰곰 생각에 잠겨보는 마야씨의 레이다망에 꼬질이 아자씨가 걸려들고 있는중이다.오늘

시간보다 일찍와서 대기를 탔던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대기중인 그를 남겨두고 현관문을

열기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을 그 싯점에 팔찌가 없어졌을 확률이 가장 그럴듯한 가정이고

추리였다.그렇지만 증거는 없다.무턱대고 그가 범인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야씨가 전화기를 들었다."저 죄송한데요,제가 사정상 레슨을 못해 드릴 거 같네요..레슨비는

다시 돌려드릴께요"계획에 차질이 생겼다.쌩으로 교재비만 날리게 되었고 나름 꿈을 꾸던

재정적 자립이 요원해졌다.'그래 그렇지 남의 돈 받아 먹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

한숨을 내쉬며 손익계산을 따지는데 출혈이 심하다.

'금팔찌에 교재비에 레슨비에 두려움에 떨었던 트라우마까지'

한동안 밤잠도 못자며 사람에 대한 믿을 수 없는 관계를 곱씹고 곱씹었다.

 

오늘은 마야씨가 경솔했고 창피했다.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도난당했다고 생각했던 금팔찌가 주방서랍의 한켠에서 발견된 것이었다.그것도 아주 반짝반짝

웃는 모습으로...

 

그 모습은 흡사 꼬질한 아자씨의 외모만으로 도둑놈으로 단정짓고, 레슨자의 명단에서 단번에

지워버린 마야씨를 저격하고 있는 비틀린 반짝임이었다.

 

▲ 잔잔한 키타의 운율은 기가 막히쥬?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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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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