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전략적 요충지 지부티 아십니까?미군 기지 개증축 공사에만 20억 달러 투자한 지역필자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지부티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100이면 90명은 모른다고 대답을 하였다. 10명중 9명은 아프리카 어딘가에 있는 국가 아니냐는 대답을 하였다. 나머지 1명만이 아랍연맹에 속한 22개국 중 하나라고 대답을 하였다. 우리나라 사람 중 지부티라는 국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지부티라는 나라는 생소한 국가임에 틀림없다. 심지어는 "지부티가 먹는 거냐"고 묻는 사람까지 있었다.
우리나라 강원도 면적보다 조금 더 큰 지부티는 원래 프랑스령 자치국이었는데, 1970년대 독립을 하면서 프랑스가 철수하였다. 그렇지만 프랑스는 여전히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었다. 그러다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은 지부티의 프랑스 주둔지(Camp Lemonnier)를 인수하였다. 2001년 캠프 레모니어를 인수한 미국은 막대한 시설 투자를 하기 시작하였다. 지부티의 GDP가 23억 달러 수준인데, 미군 기지 개증축 공사에만 20억 달러를 투자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 대사관도 1.5억 달러를 들여 신축공사를 완료하였다. 미국이 주둔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미국의 해외 주둔지가 어디어디 있는가부터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의 해외 주둔지는 독일, 일본, 대한민국, 카타르,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이 있다. 미국은 친미성향의 정부가 아닌 국가에는 군대를 파병하지 않는다. 전투를 목적으로 파병하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미군 파병 국가는 치안면에서 안정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미군이 주둔함에 따라 인프라 공사, 전투물자 공급, 미국 문화(Made in USA) 수출 등이 동반됨에 따라 미군 주둔 국가는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게 된다. 미군이 지부티에 주둔하여 해군의 해적통제 임무가 성공리에 진행됨에 따라 세계 각국의 해군이 지부티로 몰려들었다. 자국의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서. 물론 우리나라 해군 부대(청해부대)도 지부티에 정박하며 물자를 공급받고 있다.
중국은 지부티에 정유공장을 건설해 주겠다, 소금수출 시설 대금 6400만 달러를 지원해 주겠다, 지부티 항만 지분을 일부 취득하겠다며 지부티 정부 지도부를 기분좋게 만들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지부티 정부로서는 미국과 중국을 저울질해 가며,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지부티가 '아프리카의 두바이'를 꿈꾸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지부티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지부티는 과거 60~70년대 대한민국이 성장했던 것처럼, 국제원조를 받아 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부티는 이사족, 아파르족 두 종족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불안할 이유도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즉 국민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똘똘 뭉치면 무한히 발전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국가라 볼 수 있다. 지부티가 우리나라 만큼은 아니어도, UAE의 두바이 만큼은 아니어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국가라면 우리나라도 지금 쯤은 적극적으로 지부티에 진출해야 하지 않을까? 정부차원에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민간에서는 對지부티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지부티는 후진국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문제(식수, 공산품, 전력, 주거 등)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부티 정부에 BOT(Built Operation Transfer) 방식의 인프라 개발사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담수화 플랜트, 모듈러 원자로(SMART), 생필품 생산 공장, 임대아파트 등의 사업이 있을 것이다. 지부티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치안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려는 세계 여러 국가들은 아프리카의 거점 국가로 지부티를 선택하게 될 것이고(두바이의 개발 정책 벤치마킹), 그러면 지부티에는 외국인이 몰려올 것이다. 아니, 지금도 수 많은 외국인들이 지부티로 몰려들고 있다. 2012년 4월 현지보도에 따르면 일본이 지부티에 무상으로 6만유로도 안되는 금액을 지원하여 4개의 공을 뚫는 사업을 하였다. 그러자 현지 언론은 일본을 두고 '욱일승천 하는 제국'(Empire of the Rising Sun)이란 칭호를 붙였다. 현지 언론사 기자가 세계사를 모르고 그런 표현을 쓴 것인지, 알면서도 그런 표현을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게 '6만 유로의 힘'이 아니고 뭐겠는가? 현지인들이 가려워하는 곳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그곳을 찾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daudkuri@korea.com *이진희. 아랍전문 칼럼니스트, 아랍뉴스코리아(www.arabenws.co.kr) 기자)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저작권자 ⓒ 강원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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