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우리 민족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 2009년에 ‘정선아리랑’ 단독으로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신청했다가 범위를 확장해 전 국민이 부르는 아리랑으로 수정 신청하여 얻어진 결과이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2003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된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제2조에서 언급되고 있듯이 언어를 포함한 구전 전통 및 표현 공연 예술(전통음악, 무용 및 연극) 등의 형식을 가지며, 공동체 및 집단이 환경에 대응하고 자연 및 역사와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재창조되고 이들이 정체성 및 계속성을 갖도록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아리랑은 대한민국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 동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불려왔고, 오랫동안 세대를 이어 전승되면서도 시대와 환경에 맞게 새롭게 창조되어 온 한민족의 소리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인류무형문화유산의 정의와 딱 들어맞는다.
 
 
아리랑은 강원도에서 기원하였으면서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경기도는 물론 북한, 중국, 러시아, 미국 등 한민족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존재하며, 노래 자체를 즐기는 가창유희요와 나물뜯기, 모심기, 밭매기, 뗏목타기 등 노동요가 있고, 조선말 외세에 항거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난 의병들이 춘천, 제천, 문경, 안동, 등지에서 불렀다는 ‘의병아리랑’도 존재한다. 


한편 아리랑은 현재 여러 가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FTA 등으로 국내 농업경쟁력이 현저히 약화된 상황에서 농촌 노동요로서의 아리랑이 과연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우리 농촌에 외국인 신부들이 유입되면서 급속한 다문화화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어떤 형태로든 농촌에 전승되어온 아리랑의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어머니가 베트남 며느리에게 전해준 밭매기 아리랑은 베트남의 정서가 녹아든 새로운 아리랑으로 변해 다음세대로 전승될지도 모를 일이다. 


현장 노동요로서의 아리랑이 약화되는 한편으로 가창유희요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정선, 밀양, 진도 아리랑을 중심으로 축제나 무대가 대형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 관련 지자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행사계획이나 공연장설립계획을 앞 다투어 내놓으면서 자존심 싸움의 인상도 보인다.
 
 
하지만 과연 이 같은 대형 무대화 추구가 현장성이 사라지면서 화석화되고 있는 아리랑의 보존을 위해 과연 얼마나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의문을 표한다.

 

▲ 원주 아리랑의 보존에 힘쓰고 있는 원주어리랑보존회 남강연 회장. 남강연 회장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로서 원주에서 전통 소리문화의 보존과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무관심속에 방치된 자기 지역의 아리랑을 어렵게 발굴하여 묵묵히 보존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임이 있어 화제다.
 
원주어리랑보존회(회장 남강연)는 원주농악의 큰 어른으로서 태평소 연주의 명인이었던 고 박희완옹(2010년 작고)으로부터 전수받은 원주어리랑을 2004년부터 매년 무대에 올려왔다.
 
원주어리랑보존회는 원주어리랑에 대한 학술적 조명과 향후 활용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오는 4월 19일(금) 원주문화원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남강연 회장은 “원주어리랑은 강원감영이 있었던 원주의 아리랑으로서 인류무형문화유산등재를 계기로 원주어리랑의 재조명과 체계적 보존활동이 필요하다는 중론이 모아져 이 세미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숨겨진 보물 원주어리랑의 새로운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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