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의 [ 달의 노래 ] - 트라우마

월영의 [ 달의 노래 ]

이순옥 | 기사입력 2023/07/19 [01:01]

월영의 [ 달의 노래 ] - 트라우마

월영의 [ 달의 노래 ]

이순옥 | 입력 : 2023/07/19 [01:01]

  © 이순옥

 

트라우마

 

月影 이순옥

 

 

익숙한 감정이 심장을 와작와작

씹어 먹고 있었다

따끔한 것 같기도 하고 아픈 것 같기도 해

물끄러미 발끝만 응시하고 싶어지는, 그런

 

아픔이란 그런 거

바람이 불었다는 이유로

목이 탄다는 이유로

꽃이 향기롭다는 이유로

문득 손톱이 갈라졌다는 이유로

울컥할 수 있다 상처란 그런 거라서

 

깨진 것도 비참한데

깨졌다는 사실마저 숨겨야 한다는 건

부서져 날카로운 그 단면마저 어떻게든

감춰라 요구받는 건

 

긴 세월의 침묵이 흘렀다

침묵보다 더 두려운 적막

적막보다 더 두꺼운 고요가 흐른 뒤

 

조금 불편한 기억

무료함으로 게을러 진 사람들과는 다르게

시곗바늘은 아주 성실하게 움직여

지난날 악몽이 퇴장하는 모습을 바라본다

감정의 끝물만이 넘실거리며

마음 전체를 물들인다

 

 

  © 이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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