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이틀 간의 2013년 차간사르(Tsagaan Sar) 연휴 속으로

올해 차간사르 연휴, 불교 승려들에 의해 2월 11일 월요일과 12일 화요일 이틀 간으로 정해져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기사입력 2013/02/08 [23:43]

몽골, 이틀 간의 2013년 차간사르(Tsagaan Sar) 연휴 속으로

올해 차간사르 연휴, 불교 승려들에 의해 2월 11일 월요일과 12일 화요일 이틀 간으로 정해져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 입력 : 2013/02/08 [23:43]
 
【울란바토르(몽골)=브레이크뉴스 강원평창2018】
몽골 전통으로 법력이 높은 불교 승려들에 의해 오는 2월 11일 월요일로 결정되었던 (우리나라의 설날에 해당하는) 몽골의 차간사르(Цагаан сар =Tsagaan Sar) 명절을 쇠기 위해 몽골 전역이 이틀 간의 연휴(토요일, 일요일 제외) 속으로 빠져들었다.

유목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몽골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설날에 해당하는 오는 2월 11일인 몽골의 명절 차간사르인 월요일 아침에, 양고기 요리와 일명 보즈(Бууз=Buuz)라 불리는 만두 요리, 신선한 말젖을 발효시킨 일명 아이라그(Айраг =Airag)라고 불리는 마유주(馬乳酒)를 마시며 몽골의 음력 새해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게 된다. 아울러, 서로 두 팔을 감싸면서 아마르 바이노?(Амар байна уу?=Amar baina uu?, 우리말로는 평안하십니까?라는 의미이다.)라는 인사를 서로 서로 나누며 식구들, 친지들의 건강과 희망찬 앞날을 기원하게 된다.
 
▲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Цахиагийн Элбэгдорж=Tsakhiagiin Elbegdorj) 몽골 대통령이 지난해 몽골의 차간사르(Цагаан сар =Tsagaan Sar) 명절에 흰색의 몽골 전통 의상인 ‘델 (Deel=Дээл)’을 입고 방송에 출연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우리나라의 설날에 해당하는 차간사르라는 이 몽골의 명절은 주로 우리나라의 음력 설날이나 중국의 춘제(春节)와 같은 날이기도 하나, 문화적으로는 티베트(Тvвд=Tibet)의 음력 설날인 로사르(Losar)와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다. 티베트 불교 색채를 갖고 있는 몽골 전통으로 법력이 높은 몽골의 불교 승려들이 해마다 1년 전에 이 차간사르 날짜를 결정하곤 하는데, 올해는 2월 11일 월요일로 정해져, 올해 2월 10일 일요일이 설날인 우리나라와는 하루의 시간 차이가 나게 된다.

차간이란 낱말의 뜻은 '희다, 하얗다'이고, 사르는 '밤에 하늘에 뜨는 달(月)' 또는 '한 해를 열 둘로 나눈 것 가운데 하나의 기간인 달(Moon)'을 뜻하므로, 굳이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하얀 달이나 백월(白月), 영어로는 White Moon쯤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몽골 사람들에게 흰색은 결백, 경의, 순결, 신성함, 장수, 평화, 행운, 희망 등을 상징한다. 아울러, 몽골은 우리와 같이 음양오행과 십이지를 사용한다.

1921년 혁명 이후 한때 정치적인 이유로 이 차간사르는 협동의 날로 이름이 바뀌기도 했었으나 1989년부터 국가 공휴일로 다시 자리를 잡았다. 차간사르를 하루 앞둔 날에는 식구들이 모두 집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 몽골 사람들은 아무리 식구들과 멀리 떨어져 산다 해도 차간사르에는 꼭 식구들을 찾아가는데, 울란바토르에 사는 사람이 시골에 있는 식구들을 찾아가려면 차를 타고 수백 킬로미터를 여행하는 수고를 겪어야 한다. 또 수시로 가축을 끌고 게르(Ger=몽골의 전통 가옥)를 옮기는 식구들을 찾느라 길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참으로 힘들고도 감격스러운 혈육의 상봉이다. 인구가 290만 명밖에 되지 않아 전 국토가 귀성 후유증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이 차간사르는 몽골 사람들에게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되는 명절이다. 차간사르를 잘 치러야 한 해 동안 넉넉하고 풍요롭게 지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난한 집은 돈을 빌려서라도 차간사르 준비를 하고, 잘 사는 집은 외국에서 선물을 사 오기도 한다. 차간사르에는 몽골 각 가정 당 보통 300여명의 손님을 치르게 된다. 오는 손님들에게 선물을 주는 몽골의 전통 때문에 차간사르 3개월 전부터 몽골과 중국의 접경 도시인 중국의 얼롄(Erlien=二连)으로 넘어가 선물을 준비하는 몽골 사람들이 많다. 몽골에 공산품(工産品) 공장이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 물품이 대폭적으로 몽골로 들어오게 되고, 몽골의 수 많은 돈이 중국의 배를 불려 주는 상황이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몽골 속담으로, 평상 시의 끼니 때에는 조금씩 배부르지만, 차간사르에는 한 번에 배가 부른다라는 말이 있고요, 있는 것을 다 털어서 바닥이 나는 게 차간사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는 설날 아침에 어른들이 아랫사람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전통이 있으나, 몽골에서는 이와는 정반대로 아랫사람들이 어른들께 차간사르 아침에 새뱃돈을 드리는 전통이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몽골의 경제 상황에서 생활 전선에 나선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된다.

이 차간사르에 몽골 사람들이 서로 주고 받는 선물들은 주로, 먹거나 소비하는 생활 필수품들이다. 몽골 보드카인 아르히(Arhi) 내지는 와인 종류, 초콜릿, 캐시미어, 화장품, 향수, 양말, 수건, 달력, 속옷 또는 겉옷, 휴대전화 카드, 코담배, 깨끗한 1,000투그리크짜리 지폐 등등이다. 이렇게 선물하는 것이 언뜻 보면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겠으나, 몽골 각 가정 별로 평균 300명 이상의 손님들에게 선물을 제공한다고 생각해 보면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통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몽골 민족의 최대 명절인 차간사르이다 보니 자신들의 삶의 수준 이상으로 과하게 선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전당포 같은 곳에 가서 돈을 빌려서 친척들과 아는 사람들의 선물을 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것도 몽골의 문화 중 하나이긴 하지만 분에 넘치게 차간사르 선물을 서로 주고 받으니 차간사르가 지나고 나면 빚에 쫓기는 가정도 있게 된다. 이래저래 차간사르가 몽골 사람들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명절이긴 한 건 사실이다.

한편, 올해 몽골의 정부 기관, 학교, 회사 등 각 기관들은 이틀 간의 2013년 차간사르 연휴(올해는 차간사르 당일인 2월 11일 월요일과 그 다음날인 2월 12일 화요일 등 이틀 간이 연휴이다.)를 끝내고 2월 13일 각 기관 별 차간사르 하례회(賀禮會)를 가진 뒤 본격적으로 일상적인 공식 업무를 개시하게 된다.
 
▲ 지난해 몽골인문대학교(UHM) 총장실에서 열린 음력 설날 교수 하례회 광경. 투르바트(T. Turbat) 부총장이 동료 교수에게 코담배 인사를 건네고 있다.     ©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아무쪼록 올해 2월 11일의 몽골 차간사르를 기점으로 올 2013년 한 해가 몽골의 융성(隆盛)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몽골의 새해와 차간사르에 쓰이는 인사말을 정리해 본다.

<몽골의 새해 맞이 및 음력설 차간사르 인사말>
※몽골어 원문, 로마자 표기, 몽골어 발음 한글 표기, 낱말 대 낱말 한국어 번역 순이다.

1. Шинэ жилийн баярын мэнд хүргэе.
=Shine jiliin bayariin mend hurgeye.
신질린 바야린 멘드 후르게예.
=새해 맞이 기쁨의 인사를 전달해 드립니다.

2. Амар байна уу?=Amar baina uu?
아마르 바이노?=평안히 계십니까?

3. Сайхан шинэлж байна уу?=Saihan shinelj baina uu?
사이한 시넬지 바이노?=새해 잘 보내고 계십니까?

4. Даага далантай бяруу булчинтай онд мэнд тарган тавтай оров уу?
=Daaga dalantai byaruu bulchintai оnd mend targan tavtai оrоv uu?
다가 달란테이 뱌로 볼친테이 온드 멘드 타르간 타브타이 오로보?
=2년산 망아지는 살이 붙고, 2년산 송아지는 근육이 붙어 올해 풍요롭고 평안하십니까?

알렉스 강 몽골 특파원
alex1210@epos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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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제 회의 동시 통역사인 알렉스 강 기자는 한-몽골 수교 초창기에 몽골에 입국했으며, 현재 몽골인문대학교(UHM) 한국학과 교수로서 몽골 현지 대학 강단에서 한-몽골 관계 증진의 주역이 될 몽골 꿈나무들을 길러내는 한편, KBS 라디오 몽골 주재 해외 통신원으로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지구촌에 몽골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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