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배우’ 오달수, “연극만 해도 살 수 있는 풍토 마련됐으면”

20년째 대학로 연극배우 장성필 역 맡아 꿈 향한 간절함+열정 연기

이경미 기자 | 기사입력 2016/03/30 [15:08]

[인터뷰]‘대배우’ 오달수, “연극만 해도 살 수 있는 풍토 마련됐으면”

20년째 대학로 연극배우 장성필 역 맡아 꿈 향한 간절함+열정 연기

이경미 기자 | 입력 : 2016/03/30 [15:08]
▲ 배우 오달수     ©사진=김선아 기자

 

 

브레이크뉴스 이경미 기자= 배우 오달수가 영화 <대배우>에서 장성필 역으로 변신, 데뷔 후 첫 주연으로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배우>는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오달수 분)이 새로운 꿈을 쫓아 영화계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감동 코미디. 박찬욱 감독의 애제자 석민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오달수를 비롯해 윤제문, 이경영 등 연기파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 <대배우>는 30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극중 오달수는 아동극 ‘플란다스의 개’의 파트라슈 역할 전문으로 20년째 대학로를 지키고 있는 장성필을 통해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동시에 꿈을 향한 간절함과 열정이 담긴 연기를 선보인다. 특히 실제 연극 무대 경험이 있는 그가 연기해 더욱 진정성을 높일 것.

 

오달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대배우>로 첫 주연을 맡은 소감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음은 오달수와의 일문일답.

 

▲ 배우 오달수     ©사진=김선아 기자

 

-<대배우> 통해 첫 주연 소감.

 

▲연기적인 부분을 떠나서 작품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감독님이 계시지만 옆에서 같이 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현장을 어떻게 잘 살릴 것인가 생각했다. 작품에서 90% 가까이 나오니까,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디테일한 부분이나 아주 맥락이 다른 것들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신경 쓸 게 많았다. 주연을 아무나 하는 건 아니구나 싶었다.

 

한 가지 일화를 말씀드리면 <베테랑> 때 황정민씨를 <대배우> 찍고 있을 때 만났다. 황정민씨가 “주연 하니까 힘들지?” 하더라. 주연 배우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정민씨가 “해 봐” 하더라. (웃음)

 

-엔딩크레딧.

 

▲엔딩크레딧이 독특했다. 성룡 영화를 보면 NG 장면을 모아서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거랑 또 다르게 갑자기 1998년 찍힌 10년 전 과거 비디오가 나오니까 왠지 모르는 향수가 느껴졌다. 탁월한 선택 같았다.

 

-가족의 반응은.

 

▲우리 가족들은 어떤 작품이든지 하고 나면 다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별로 안 좋은데, 가족들은 너무 좋다고 한다. 위로일 수도 있지만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그게 가족의 힘이다.

 

-언론시사회 때 <대배우>를 보고 썩 기쁘진 않다고 했는데.

 

▲껴안아줄 정도로 반가움이 든 건 아니었다. 연극 이야기를 다뤘으면 와락 껴안을 만큼 반갑거나 해야 하는데, 아직도 연극의 현실이 소재화 된다는 건 지금까지도 힘들다는 얘기다.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라서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았다.

 

-악마의 피 첫 장면.

 

▲실제로는 테이크 그렇게 많이 안 갔다. 영화, 연극을 하니까 좋은 아이디어들도 막 떠오르더라. 그래서 반사판을 발로 찬 거다. 스태프들이 감독하고 이야기하는데, 반사판 발로 한번 차볼까 해서 발로 차면 잘 부러지게 만들고 했다. 재미있었다.

 

-석민우 감독과 호흡.

 

▲한 달 전에 한 약속은 캔슬 할 수 있다. 몇 개월 전 약속은 시나리오 읽어보고 내가 상상한 거랑 덜 나왔다가 되면 얼마든지 캔슬 할 수 있다. 그러나 <박쥐>가 10년 좀 안 될 텐데, 그 약속한 시간들이 너무 두꺼워가지고 깰 수 없는 약속이었다. 깨기가 힘드니까 오래 전 약속이라 그래서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경영과 호흡.

 

▲그렇게 호인이 없다. 좋은 선배라 생각한다. 주변에 좋은 역할이 있으면 후배한테 준다. 자신은 조금 더 분량이 적은 걸 선택하더라도 좋은 역할은 후배한테 준다. 자기가 하면 더 빛나고 훨씬 이득일 텐데, 후배한테 넘겨준다. 나는 언제쯤 그런 선배가 될까 하는 걸 많이 느낀다.

 

▲ 배우 오달수     ©사진=김선아 기자

 

-드라마는 안 하는가.

 

▲드라마는 통으로 비워줘야 한다. 드라마 PD분들이 오셔서 섭외하는 과정에서 모든 스케줄 다 맞춰준다는 얘기도 한다. 요즘에는 사전제작이 많지 않나. 보편화 됐으면 좋겠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 조작단’이 마지막이었는데, 편성 시간이 희한했다. 그 당시만 해도 다 맞춰드린다고 했는데, 그게 힘들다. 앞으로는 바람직한 게 사전 제작 쪽으로 점점 보편화돼야 한다. 뚝심 있게 드라마 결론을 내놔야 한다. 하루하루 시청자 반응에 따라 결론이 바뀌고, 이야기가 바뀌는 건 좋지 않다.

 

-작품 선택의 기준.

 

▲그 기준은 배우들마다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시나리오, 혹은 희곡을 읽었을 때 재미있는가, 재미없는가, 하고 싶은가, 하고 싶지 않은가다. 그 다음은 감독이 중요하다. 감독의 생각, 철학을 봐야 한다.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찍을 동료 배우가 누구인가를 본다. 나를 이끌어주거나 내가 바쳐줘야 하는 동료 배우가 누구인가를 봤다.

 

-로맨스의 욕심은 없는지.

 

▲로맨스라면 삼촌이나 아빠로 나와야 한다. 로맨스는 어떻게 보면 사랑이라는 게 정열적인 것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과격하게 많다. 다 그 역할과 맞아야 하는 게 있다. 나는 로맨스 자체가 과격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 정도의 정열이나 그런 건 잘할 수 있는 분한테 맡겨야 한다.

 

-필모그래피 중 호흡 잘 맞은 배우.

 

▲다 잘 맞았다. 거의 우리 또래고, 우리 세대다. 같이 호흡하면서 남남(男男) 케미가 맞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잘 이해를 하니까 그런 것 같다. 애 보는 날이라고 하면 술 한잔 할 걸 다음으로 미룬다. 서로 이해의 폭이라는 게 충분히 있기 때문에 다 잘 맞았다.

 

-요즘 아끼는 후배가 있을까.

 

▲아저씨 배우 중에서도 조금 더 빛을 발했으면 하는 너무 아까운 배우들이 있다. 최광일이다. 진짜 연기 잘하는데, 그런 친구들이 천만 요정이 돼야 한다. 광일이라면 믿고 가겠다. 종로 고양이라는 연극이 있었다. 어찌나 울었는지 창피해 죽는 줄 알았다. 정말 연기 잘하는 친구다.

 

-천만요정.

 

▲요정, 이런 단어를 듣고 처음에는 닭살 돋고 적응이 안 됐다. 그런데 어차피 사람한테 요정이라고 별명을 붙여줬을 때는 서로 웃자고 하는 소리 아닌가. 이제는 나도 웃을 수 있다. 재미있게 느낀다. (웃음)

 

-연극 배우.

 

▲유럽, 독일이나 이런 데서는 연극 배우가 우리나라랑 전혀 다른 상황이다. 거기서는 배우라는 호칭을 얻게 되면 영화를 안 해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 아무리 규모가 큰 뮤지컬이라도 지금 우리 돈으로 2, 3만 원 내면 세계적인 뮤지컬이라도 볼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 있다. 전국민이 평균 한 달에 한 번 이상 극장을 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쪽에서는 연극 배우 되는 게 힘들다.

 

우리나라만큼 연극 배우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게 드물 거다. 연극만 해도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시즌이 왔으면 좋겠다. 연극만 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좋겠는 바람이다.

 

brnsta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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