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독대 / 강선미
어머니의 어머니 이전부터 수많은 계절 꽃바람 비바람 맞으며 내가 태어난 뿌리가 되었구나
내 편 하나 없는 서러움에 애꿎은 장독만 닦던 그 손길 화석처럼 핀 소금 꽃이 다음날 더 희게 핀다 해도 어찌 헛되더라 말하리오
닦을수록 헤져가는 무명천 씨실과 날실에 얽힌 사연을 먹고 장독도 장도 더더욱 그 맛을 더해가고
묵은장이 깊고 짠 것은 장맛보다 짜고 쓴 우리네 어머니 눈물 맛이 장독 깊이깊이 스며서인 것을
어머니 어머니 또 어머니를 거쳐 인고의 세월이 그리움으로 남은 날 비로소 장맛에 맑은 빛이 들기 시작하더라 <저작권자 ⓒ 강원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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