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작가 한상도의 태화산 편지 626. 흙수저

강원경제신문 | 기사입력 2016/08/18 [06:46]

농부작가 한상도의 태화산 편지 626. 흙수저

강원경제신문 | 입력 : 2016/08/18 [06:46]

 

▲ 농부작가 한상도     © 강원경제신문

 

밭에서 풀을 뽑다보면
종종 흙에 대해 경외감을 느낍니다.

그 속에 무엇이 있길래
티끌같은 씨앗을 생명으로 피어 올리는지,
그저 놀랍고 신비롭기만 합니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1g의 흙 속에는
1억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활동하면서
생명이 자랄 수 있는 터전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흙을 생명의 근원이라 부릅니다.
풀을 뽑으며 흙을 파고 만지다보면
문득문득 그런 기운이 느껴집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생뚱맞게도 수저가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금수저니 은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것 말입니다.

그렇게 계층을 나누고 가르는 것도 불쾌하지만,
그보다 더 기분 나쁘고 속이 부글거리는 것은
가난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흙수저라 부르며 무시하고 차별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동의하듯이
흙은 삶의 터전이자 생명의 근원입니다.
흙이 없으면 우리는 한시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금이나 은과는 가치의 차원이 다릅니다.

그런 절대요 근원인 흙을
어떻게 기호인 금은과 비교해 무시하고 차별하는지,
생명 경시, 서민 무시의 사회 풍조를 보는 것 같아
들을 때마다 씁쓸한 기분 감출 수 없습니다.

금은 또한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없어도 사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흙은 그것과 차원이 다릅니다.
없으면 그 어떠한 생명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 또한 마찬가집니다.
소위 금수저나 은수저는 없어도 그만이지만
흙수저라 불리는 서민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흙수저는 무시요 차별의 대상이 아닙니다.
존중과 경외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생태계가 제대로 순환되고
사회 또한 올바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금수저 은수저보다도 흙수저.
그런 수저의 혁명이 이루어지는 세상...

어젯밤에 꾼,
한여름밤의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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