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헤이 밥통씨!

헤이 밥통씨!

최병석 | 기사입력 2022/04/02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헤이 밥통씨!

헤이 밥통씨!

최병석 | 입력 : 2022/04/02 [01:01]

자취생활 어언2년차인 주당씨는 회사근처가 집이었다.

회사근처가 집이라서 가능한 삼시세끼를 회사주변에서 해결하려 하였으나 이건 밥을 먹는게

아니라 허구헌날 술 술 또 술이다.

배가 고파 회사근처 식당엘 가면 누군가가 반드시 아는 체를 하며 술을 권한다.

'술이 먹고 싶은게 아니라 밥이 먹고 싶은거입니다'

속으로 항변하고 따져도 밖으로는 그저 넙죽넙죽이 일상이었다.

노래에 이런것이 있었다.

'맨날 술이야~'

이럴땐 회사에 구내식당을 이용하는게 좋으나 최근의 코로나사태로 가능하면 식당문을

열어두지 않는다는게 회사방침이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주당씨는 술에 곯아가는 중이다.

술이라는게 워낙 휘발성이 강한지라 주당씨가 소유하고 있는 정신과 육체와 물질까지를 쉽게

날려대고 있다.

멀쩡한 정신이 휘발성 액체에 묻어 쉽사리 날아가고 나면

탄탄했던 육체마저도 휘청거리기 일쑤였고 덩달아 지갑속에서 잠자던 신사임당여사까지

주인도 모르게 외출이란걸 해버린다.

이래서는 안된다고 수없이 되새겨 보는 주당씨!

커다란 결심을 하고 '이제부터라도 집에서 밥이란걸 해먹어보자'주먹을 불끈쥐었다.

배고플때 먹방만 돌려 보고 또 돌려 보던 자세에서 벗어나 친절한 요리선생이 출현하여

레시피를 알려주는대로 음식이란걸 해보고 따라해보는 자세로 전환했다.

주당씨는 대기중으로 날려보내던 정신을 바짝 묶었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요리솜씨는 흐느적거리는 육체의 경고망동과 수시로 외출이란걸 해대던

정신줄이 맛있는 모양새로 제자리를 잡았다.

이제 큰 돈 안들이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가 있게된거다.

이제 주당씨는 간헐적으로 집에 들여놓았던 냉동밥마저도 양에 차질 않는다.

우리의 주당씨가 큰 맘먹고 비싸디 비싼 전기밥통을 들여놓기로 하였다.

'뭔 놈의 밥통이 이다지도 비싼거여?'

쫌 괜찮은 밥통하나에 백만원을 호가한다.

주당씨는 뭔가 자취생활에 새바람도 불어 넣을겸해서 AI가 장착된 제품을 픽했다.

여기에 장착된 AI에게 이름을 붙혀주었다.

'이 밥통'

이제 말 한마디면 하얀 쌀밥이 척하니 준비된다.

'이밥통'이 집에 들어 오는 날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언박싱행사에 임했다.

튼튼한 골판지박스를 벗겨내니 뽁뽁이안에서 환하게 웃음짓는 '이밥통'이 고개를 내민다.

다름아닌 '이밥통'을 어찌 사용하는지 사용설명서를 읽고 또 읽는다.그리고 실행에 몲겨본다.

이것저것 버튼도 눌러보고 '이밥통'의 가녀린 목소리도 들어보았다.

이제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기상시간에 맞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잠을 깨워주고 밥시간에

따끈한 밥까지 대령해줄것이다.

AI '이밥통'에게 지시했다.

"낼 아침8시에 날 깨워주고 8시반에 취사완료해줘!"

"헤이,이밥통! 알아들은겨?"

",알겠습니다.준비하겠습니다"

 

주당씨는 모처럼 깊은 수면에 빠졌다.

그리고 아침8시에 감미로운 음악소리와 함께 가녀린 여자 목소리를 장착한 AI 이밥통양의

알람소리에 잠을 깼다.

"일어나세요,아침입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들어보는 아침 고운 목소리였다.

주당씨는 서둘러 정신줄을 붙잡고 샤워실로 달려갔다.

개운한 마음으로 이제 아침밥을 챙겨먹을 시간이다.

"으아악!"

주당씨는 뒤집어졌다.

엊저녁 언박싱후 쌀을 씻어 넣은후 물붓는것을 깜박했나보다.

밥통이라 부르는 주당씨가 그야말로 밥통이 되었다.

아무리AI라 해도 아직 이름처럼 그냥'밥통'일 뿐이었다.

 

▲ 맛있는 밥을 위한 여정입니다.ㅎㅎ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교보문고나 인터파크 주문 가능!!
첫시집'먹보들'저자(도서출판 신정,2022,8/15초판발행)
꼰야 22/04/03 [07:13] 수정 삭제  
  도대체!?당췌?!몬소린디,알수가읎써라!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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