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람시론] 세월호, 진실을 감추려 했던 이유

강대업 기자 | 기사입력 2018/05/02 [23:08]

[해람시론] 세월호, 진실을 감추려 했던 이유

강대업 기자 | 입력 : 2018/05/02 [23:08]

 

▲ 브레이크뉴스강원 편집인 강대업 

아직 풀지 못한 아픈 매듭을 가슴 한쪽에 묶어둔 채 잔인한 4월이 또 지나간다. 감추어진 진실과 함께 침몰된 지 4년 만에 충격적인 문제 제기를 하며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로 세월호가 우리 앞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동안 진실을 밝혀내려던 이들과 이것을 집요할 정도로 감추려던 자들 사이에 벌어진 갈등이 우리 사회의 개선해야 할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들을 드러내 보여주며 여기까지 온 것이다.

 

정부와 검찰이 그리고 모든 언론이 마땅히 밝혀내야 할 일이었지만 자신의 마음도 추스르기 힘들었던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도움으로 한 언론인과 영화감독이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진실의 퍼즐을 맞추어 우리 사회에 커다란 화두로 이 영화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바다, 세월호의 항로에서는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인가? 당시 정부가 발표한 제한된 자료만 가지고는 진실에 다가가기 어려웠고 그나마 어렵게 출범한 진상조사위원회마저도 무엇인가 밝혀지는 것을 꺼려하는 자들에 의해 방해를 받아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팟캐스트 진행자였던 김어준 총수는 세월호 사고 원인 규명에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김지영 감독을 ‘파파이스’에 게스트로 불러 여러 번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다. 결국 외면할 수 없는 이 아픈 사건의 진실을 밝혀나가기로 뜻을 모으고 많은 시민들의 성원 속에 마침내 다큐멘터리 영화로 개봉하게 된 것이다.

공학도였던 김 감독은 세월호와 관련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생존자들의 증언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당시 정부가 발표한 항적 자료와 관련자 진술, 사고 원인의 많은 부분이 조작된 것이고 과학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것들이었음을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방식이지만 물론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다. 또한 부인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을 터이고…….

 

김 감독이 ‘그날 바다’를 통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은 단순한 의문제기가 아닌 것이다. 가설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 자료들과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들로 챕터별로 퍼즐을 맞춰가는 과정 과정에서 영화는 중요한 몇 가지 결론을 이끌어낸다.

 

먼저 정부가 수차례 발표한 AIS(선박자동식별장치) 항적 자료는 실제 항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박 간 충돌 방지를 위해 반드시 켜져 있어야 할 AIS 송신장치가 사고 원인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순간 꺼진 상태였다는 것을 밝혀낸다. 원인 규명을 위해 필요한 부분의 CCTV 역시 꺼져 있다는 것도 밝혀진다. 또한 사실대로 말한 몇 몇 선원들의 진술이 조서 작성과정에서는 바뀌었다는 점도 의혹으로 제기된다. 그리고 레이더 항적과 다수의 목격자 진술을 통해 사고 당일 세월호는 평소 항로보다 병풍도 해안선 해저지형을 따라 무리하게 근접 항해를 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결정적인 것은 화물칸의 자동차가 튕겨져 뒤집히고 사람도 날아가 바다에 빠질 정도로 배의 좌현 선수 쪽에 여러 차례 일어났던 충격과 그 남겨진 흔적들로 볼 때 외력에 의한 것이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배의 비정상적인 물리적 움직임이다.

 

모든 작위적인 일에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그 원인도 있게 마련이고 그 흔적들도 결국은 남게 마련인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김 감독은 세월호의 침몰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원인을 추론해 낸다. 그가 결국 관객들에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은 ‘누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집요하게 세월호에 무엇을 시도하려 했으며 또 왜? 그토록 침몰의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막으려고 했던 것일까?’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과거 정권이 정국의 중요한 고비마다 시도했던 것처럼 더 큰 무엇을 감추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세월호 조사 특위가 다시 구성되고 누워있던 채로 인양된 세월호가 이제 바로 세워지고 있다. 진실은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다고도 했다. 김지영 감독을 비롯해 진실에 조금이나마 다가갈 수 있도록 뜻을 모아준 용기있는 분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신록이 눈부신 5월 산하엔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꽃향기와 함께 남북정상회담의 훈훈한 소식이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다. 아름답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우리가 꿈꾸는 그 위상에 걸맞게 이제 ‘그날 바다’가 단지 세월호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그늘진 곳에 감추어진 모든 진실들을 밝혀내고, 공평하지 못하고 반듯하지 않은 것들을 바로 세우는 시금석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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