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 / 전 영귀
감자 꽃 노랑부리 맥없이 자진하면 사양토 구들 속 개진감자 영근다 알알이 벙근 자식들 위협하는 갈퀴 손
멧비둘기 피울음 절절한 주산 구릉 지산리 가야 왕릉 44호분 무덤가 찔레꽃 하얀 목덜미 눈물방울 맺힌다
으뜸 돌방 딸린 돌방 나랏님 둘러 누워 먼 훗날 후손 위해 펼쳐놓은 앙가슴 길손도 높새바람도 숨결 죽여 머문다.
♤전영귀 프로필♤ 대구거주 남명문학상 시부문 우수상 수상
♧시 감평 / 시인 박 선해♧ 무엇을 뛰따른다는 것, 이어간다는 것. 뒤따름도 이어감도 될수 없는 생의 허무일뿐이다. 그러나 허무는 삶과 죽음앞에 어쩌면 재생의 존재를 위한 도정일것이다. 모든 자연도 이와 같다. 시작으로 가는 길이 있다. '찔레꽃 하얀 목덜미 눈물방울 맺힌다' 에서는 꽃으로 피어 준 곰살스런 햇살도 감사하거니와 하얀으로 표현한 쓰담어도 쓰담어도 가슴 저밈이다. 발길이 흔적을 두르는 역사들에 갖가지 형태들이 있다. 그때가 존귀한 왕관만이 전부가 아닌 그를 따르는 자유로이 피우지 못한 꽃들도 나무들도 있다. 그럼에도 시인은 그 광경을 위국을 위한 헌신으로 나타내고자 함이 역력하다. 이제 우리는 어느 길손 할 것 없는 그 모든 것으로부터 역사의 후손이다. 순장, 잡초나 왕초나 어찌하려나. 그저 바람불어도 흔들림을 모를 것이나 하늘의 달이 말라도 시인의 역사는 화롱화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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