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피습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김현숙 | 기사입력 2024/01/30 [21:25]

정치인 피습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김현숙 | 입력 : 2024/01/30 [21:25]

1990년대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이것이 사자성어인줄 알았다. 그래서 네이버에 검색을 해 봤더니 “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줄임말이었다. 다른 말로는 아시타비 我是他非라는 신조어가 2020년 교수신문에 사자성어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실 나는 이런 용어가 탐탁지 않다.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정치는 서로를 불신하게 되고 서로 잘났다고 상대를 비난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었다. 수년간 이런 모습을 보는 국민의 마음에는 불신과 분노와 마침내는 편 가르기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2000년대 초기에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동영상 매체가 발명됨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신세계를 만나게 된다. 신기술로 인해 사람들은 동영상을 만들어서 배포를 하고 구독자가 늘어나면 수입이 발생하기도 하는 매력이 있다 보니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서 유투버들은 자극적인 자막을 띄워서 궁금하게 만들어서 그 동영상을 보게 만들고 알고리즘을 통해서 한번 본 동영상은 자동으로 알림이 올라와서 자꾸만 그 동영상을 보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너도나도 경쟁적으로 자극적인 동영상을 올리게 되고 이제는 정치에 일반인들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유튜브의 출현으로 인해 가짜뉴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가짜뉴스의 폐해는 한번 빠져들면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생각의 초점을 나에게 맞추지 못하고 그 유튜버의 생각에 맞추어서 살아가게 된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생각할 틈도 없이 한 사람의 뇌를 마비시켜 놓고 만다. 그래서 편협한 인간이 되어 좌우로 갈라놓는 역할을 아주 쉽게 한다. 어떤 사람은 세상사를 유튜브로만 공부하는 경우도 있다. 유튜브를 많이 보면 그것이 마치 전부인 양 학습이 되어서 최고의 과외 선생님처럼 여기고 마침내는 자신이 매우 똑똑하다는 자부심마저 생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것을 잘 이용하는 유튜버들은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동영상을 만들어 내보낸다. 그중에는 정치를 다루는 유튜버들도 많은데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이 정치 유튜브가 아닌가 싶다.

 

보수는 태극기 부대를 만들고 진보는 촛불집회를 이끌더니 개혁의 딸 일명 개 딸이라는 이름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좌지우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듯이 유튜버들은 보수의 나팔수가 되고 진보의 나팔수가 되어 서로를 헐뜯는 동영상을 내보내기 바쁘다. 이렇게 편이 갈린 유튜브를 자주 접하면서 우리들의 뇌는 양쪽의 뉴스를 다 들어보고 생각하고 걸러내는 장치도 없이 자극적이고 영양가도 없는 가짜뉴스에 온 마음을 빼앗겨서 그것을 퍼 나르기에 급급하다. 우리에게는 두뇌에서 생각을 결정하는 기능도 있겠지만 그 모든 생각들을 양심에 의해서 결정할 줄 알아야 한다. 양심을 저버리는 결정은 사회를 멍들게 하고 말 것이다.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를 맞이한 국민은 새해에는 꽁꽁 얼어붙은 경제가 풀리기를 소망했고 정치가 싸움판이 아니라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연초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0대 남성에게 피습을 당했고 그로부터 23일이 지난 후에는 국민의 힘 배현진 국회의원이 미성년자에게 피습을 당했다. 너무나 무방비 상태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그들은 정치인에 대한 혐오감에 대한 표출을 좋지 못한 극단적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은 정치인들도 이쯤에서 반성해야 할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몇 년 동안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정쟁에 사로잡힌 모습을 보면서 가슴에서 염증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정치인 피습 사건으로 각 정당의 대표나 대변인들은 정쟁이나 혐오 정치를 자제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자신들의 목숨이 위험해지고서야 이제는 살기 위해서 내놓는 발언들에 진정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이 살아가는데 고쳐야 할 정책들이 쌓이고 쌓였을 텐데 민생을 돌보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서로를 비방하고 삐끗하면 탄핵이란 말이 나오고 특검이란 말이 나오고 거부권 행사라는 말이 핑퐁처럼 반복되고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현안들을 좋은 아이디어로 풀어나간다면 대통령도 힘이 날 것이고 국민도 정치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올해는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0일에 거행된다. 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은 상대를 비방할 거리만 찾느라 혈안이 될 것이다. 비방보다는 더 좋은 일거리를 찾아서 공약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다리는 건 어떨까 싶다.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했다. 민주주의는 어느 당의 소유물도 아니고 그렇다고 민주주의는 말로만 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정치에서 내로남불이이라는 신조어도 가짜뉴스라는 유튜브도 사라져야 할 것이다. 옳고 그름을 구분할 줄 아는 유권자가 양심에 의해 행동하는 정치인을 뽑아서 대한민국의 병든 사회를 바로 잡아나가야 할 것이다.  

 

▲ 수영 김현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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