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건축유산 순례- 고대왕국 “하리푼차이”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1/31 [19:15]

태국 건축유산 순례- 고대왕국 “하리푼차이”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1/31 [19:15]

치앙마이에서 남쪽으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핑강(Ping River)에 연한 ‘람푼(Lamphun)’이라는 도시가 있다. 람푼은 작고 조용한 도시이지만 도시의 중심부에 고대의 해자와 오래된 건축유산을 지니고 있는 태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도시 중 하나이다. 람푼의 옛 명칭은 ‘하리푼차이(Haripunchai)’로서 한때 태국 땅을 지배했던 몬(Mon)족이 건립한 도시국가이다. 사료에 따르면 이 나라는 서기 661년에 세워졌다고 하는데, 도시의 건설과 관련해서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수테바(Sutheva) 그리고 ‘수카탄다(Sukatanda)’라고 칭하는 두 명의 수도자가 도시를 건설하기로 하고, 도시설계에 정통한 ‘삿차날라이(Satchanalai)’라고 하는 또 다른 수도자에게 자문을 얻어 소라모양의 ‘타원형’의 도시를 세웠다고 한다. 이후, 그들은 롭부리를 통치하던 몬족 왕에게 통치자를 보내달라고 요청하였는데, 왕의 딸인 ‘차마테위(Chamathewi)’’라는 공주가 이곳에 오게 되었다. 차마테위 공주는 태국 역사상 몇 안 되는 여성 통치자 중 한 명이다. 람푼으로부터 더 남쪽에 위치한 ‘람팡’이라는 도시도 람푼에 뒤이어 건설되었다.
 
몬족은 최소한 서기 5세기경부터 현 태국 중부지역 및 북부, 북동부지역을 통치하던 민족으로서, 동맹체형태로 이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며, 그 중심국가는 ‘다와라와티(Dvaravati)’라고 하는 나라였다. 방콕의 서쪽에 위치한 ‘나컨파툼(Nakorn Pathum)이 바로 다와라와티의 근거지였었다. 몬족의 특징은 상좌부 불교를 주종교로 하고, 범람지역에서 농경에 종사하며, 도시를 설계할 때 타원형으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11세기경 크메르족이 태국 땅으로 세력을 확대하면서 다와라와티는 멸망하고 말았다. 현 람푼에 위치한 하리푼차이는 근근히 독립국가로서 명맥을 유지하다가 13세기에 크게 발호한 란나타이의 멩라이왕에 의해 1281년에 정복당하고 란나타이의 일원이 되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람푼에는 옛 고대국가인 하리푼차이의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먼저 살펴볼 것이 ‘왓 프라탓 하리푼차이 (Wat Phrathat Haripunchai)’라는 사원인데 북부 태국의 대표적인 사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1150년경 당시 왕이 자신의 궁궐 정원에서 발견한 부처님의 유물을 봉안하기 위해 창건한 사원이라고 한다. 붉은 색의 대형 ‘싱하’사자상이 지키고 있는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란나 스타일의 주법당(‘위한루앙. Viharn Luang’)이 위풍 당당한 모습으로 방문객을 기다린다. 이곳에는 ‘프라차오 통팁’이라 칭하는 치앙센 스타일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주법당 바로 뒤에는 높이 50미터의 대형 제디탑이 세워져 있다. 바로 ‘프라 마하탓(Phra Maha That)’ 제디로서 이름을 통해 석가모니부처의 유물을 봉안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탑의 양식은 수코타이로부터 영향을 받은 스리랑카식 종(bell)형 제디 탑이다. 하지만 란나타이는 이 형태의 제디탑을 자신들의 취향에 맞게 변화시켰다. 란나의 제디탑을 수코타이 것과 비교하여 보면, 우선 기단부의 높이가 매우 높다. 그리고 대좌부분과 유골봉안실을 연결하는 쇠시리 부분은 통상 세 개로서 3계를 의미하는데, 이 쇠시리가 란나타이의 것은 매우 크고 뚜렷하다. 반면 탑의 전체적인 비례로 볼 때 유골봉안실은 매우 작아 보인다.
 
란나 스타일 제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제디탑에 동판을 씌우고 금을 입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치앙마이를 비롯한 란나 지방의 사원에서 금으로 번쩍이는 수많은 탑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곳 ‘왓 프라탓 하리푼차이’ 사원의 ‘프라마하탓’ 제디탑도 벽돌탑에 동판을 씌우고 금을 입혔는데, 현재의 모습은 19세기 초 란나 지역의 통치자였던 카윌라가 약 68킬로그램이 금을 사용하여 입힌 것이라고 한다. 눈 여겨 보아야 할 곳은 종모양을 한 유골봉안실 부분인데 꽃 문양으로 장식을 했고 그 사이사이에는 걷는 부처상의 부조가 되어 있다.
 
이 사원에는 또한 피라미드 형태의 벽돌 탑이 눈길을 끈다. 이 탑의 이름은 ‘수와나(Suwana)제디’로서 1418년도에 ‘왓차마테위’사원에 있는 ‘마하폴제디’를 모방하여 건축했다고 한다. 5층 높이의 이 탑에는 60개의 벽감이 있으며, 벽감 내의 불상은 거의 사라진 채 약간의 불상만 안치되어 있을 뿐이다. 사원에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징이 붉은 색의 누각 안에 보관되어 있다.
 
람푼에서 또 다른 중요 건축물을 꼽는다면 ‘왓차마테위(Wat Chamathewi)’사원을 꼽을 수 있다. 하리푼차이 왕국의 초대 통치자인 ‘차마테위’공주가 불화살을 쏴 떨어지는 곳에 짓게 했다는 사원이니 그 역사가 1400년 가까운 곳이다. 이 사원은 ‘왓쿠쿳(Wat Ku Kut)’이라고도 칭하는데, 태국에서 가장 중요한 탑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바로 ‘마하폴제디(Mahapol Chedi)’라고 하는 피라미드형태의 탑이다. ‘마하폴제디’는 태국 내에 존재하는 모든 피라미드 형태 탑의 원형이 되는 탑으로서, 다와라와티 문화의 살아있는 증거로 평가된다. 여러 차례 복원을 거쳐 현재의 모습은 1218년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스리랑카의 폴로나루아에 있는 ‘사트마할 쁘라삿(Satmahal Prasat)’과 유사한 형태로서 어느 쪽이 기원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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