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왕궁- 그랜드 팰리스의 주요 건축물

태국 건축유산 순례

특별취재팀 | 기사입력 2015/01/31 [19:31]

태국의 왕궁- 그랜드 팰리스의 주요 건축물

태국 건축유산 순례

특별취재팀 | 입력 : 2015/01/31 [19:31]

이미 살펴 본 것처럼 태국의 왕궁은 내전(inner court), 중전(central court), 외전(outer court), 왕실전용사원(royal chapel)으로 구성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영역은 역시 왕이 정사를 돌보고 국가의 공식적인 행사가 열리는 중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앞쪽으로 외전(북쪽)과 왕실전용사원이 마치 중전을 호위하듯 배치되어 있고, 뒤쪽으로는 여성들만의 공간인 내전(남쪽)이 위치하여 중전에 의지하고 있는 배치를 보여 주고 있다.
 
태국 왕궁 그랜드팰리스(프라보롬 마하 라차왕)의 중전은 다시 네 구역으로 구분한다. 동쪽부터 서쪽의 순서로 ‘시발라이’정원(사진1의 A), ‘프라마하 몬티안’그룹(사진1의 B), ‘차크리’그룹(사진1의 C), ‘두싯’그룹(사진1의 D)의 네 영역으로 나뉘는데, 사진에서 오른쪽 상단에 표시되고 있는 것은 각 영역의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의 명칭이다. 각 영역은 건축된 시기 또는 건물의 기능별로 그룹화된 것이다. 라마 1세로부터 라마 9세 에 이르기까지 신축, 개축이 이어지면서 시대별, 양식상 다양성을 보여준다.
 

먼저 살펴볼 것은 위 사진1의 B영역인 ‘프라마하 몬티안’그룹이다. 이곳에는 라마 1세 때 지어진 서로 연결된 세 개의 건물이 있는데, 중전 영역 중에서도 가장 가운데 위치하는 점이 그 중요성을 나타낸다. 이곳을 출입하는 정문은 태국의 왕들이 쓰는 왕관모양의 첨탑이 장식되어 있으며, 중국식 석상들이 지키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정문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건물이 ‘아마린 위니차이’전(사진2)이다. 이 건물은 신하 및 외교관들의 공식 알현이 이루지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경복궁의 근정전이나, 창덕궁의 인정전과 같은 정전(법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다음에 있는 건물은 ‘파이산 탁신’전이다. 이곳은 왕의 즉위식이 열리는 장소로서 즉위식 때 받게 되는 왕관, 검, 부채 등 왕권의 상징물이 보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안쪽에 있는 건물은 ‘차크라팟 피만’전으로서 라마 1, 2, 3세 때 침전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그 이후의 왕들은 즉위 시 최소한 하루 밤은 여기서 보낸다고 한다.
 
다음은 사진1의 A영역인 ‘시발라이’정원이다. 이곳에는 라마 4세 때 지은 ‘마히손 쁘라삿’전 등 여러 건물이 있으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유럽식의 ‘보롬피만’맨션이다. 라마 5세가 왕세자의 처소로 지은 건물로서 독일인 건축가가 설계한 르네상스 시대의 네오클래식 풍 건물이다. 이 건물은 왕궁 중전 영역의 동쪽에 입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왕세자의 처소가 동쪽에 입지하여 동궁(東宮)이라고 칭했던 점과 일맥상통한다. 라마 6, 7, 8세가 왕세자의 신분으로 이곳에 머물렀으며, 라마 8세는 이곳에서 의문을 죽음을 맞이하였다. 현재는 국빈을 위한 영빈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에는 중전 영역의 서쪽에 위치하는 건물 군(사진1의 D. 두싯그룹)을 살펴보자. 이곳의 핵심건물은 왕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손꼽히는 ‘두싯 마하쁘라삿’전이다. 네 개의 방향으로 뻗은 십자형 건축물로서 각 방향의 4층 겹지붕이 만나는 정 중앙에 제디탑 모양의 첨탑을 올린 ‘쁘라삿’ 형태의 건물이며 라마 1세때 지어졌다. 첨탑의 층수가 7층이라 특별히 ‘마하’ 쁘라삿으로 칭한다. 바로 옆에 위치한 승하차용 누각은 5층 첨탑의 쁘라삿이다.
 
‘두싯 마하쁘라삿’전의 용도는 왕족 장례시 유해를 안치하는 빈소이다. 우리나라의 왕실용어로는 ‘빈전’에 해당된다. 왕(족)이 사망하면 같은 구역(D)에 있는 ‘피만 라타야’라는 건물에서 염습을 한 후 시신을 유해안치용 단지에 담아, 이곳으로 옮겨 안치한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유해가 담긴 단지를 운구하여 왕궁 앞에 있는 ‘사남루엉’ 광장에 마련된 장례시설인 ‘프라메루’에서 화장을 행한다. 건물을 서쪽 배치한 것은 서쪽이 상징하는 죽음과의 관련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구역 C(차크리 그룹)로 가보자. 몸통은 서양식인데 지붕위로 세 개의 태국식 첨탑이 올려진 멋진 퓨전 건물이 있는데 ‘차크리 마하쁘라삿’전이라고 한다. 영국인 건축가가 설계하여 1876년에 착공 후 1882년에 완공하였다. 지붕 첨탑부분의 당초 설계는 서양식 돔(dome)이었으나, 추후 건설과정에서 현재 모습의 태국식 겹층지붕에 제디탑 모양의 첨탑을 얹은 쁘라삿 형태로 바뀌었다. 태국인들은 이 건물을 “태국무용수의 머리장식을 쓴 외국인”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라마 5세의 공식 집무실로 지었으나, 1897년의 유럽순방 이후 새로 지은 왕궁으로 이어함에 따라 상주 집무기능은 사라졌다. 하지만 외국 대사의 신임장 제정이나 국빈 영접 등 외교적 행사 시에는 줄곧 이용되고 있다. 세 개의 첨탑 밑에는 왕족의 유골이 봉안되어 있는데, 왕들의 유골은 가운데 첨탑에 봉안되고 있다.
 
이상 살펴 본 것처럼 1782년에 처음 건립된 방콕의 왕궁 ‘그랜드팰리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나라의 왕궁과 유사한 전통을 공유한다. 궁궐의 구획을 내, 외전, 궐내각사 등으로 나누는 것이나, 또, 같은 순서로 배치하는 것, 그리고 건물의 좌향이 상징성을 갖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편, ‘그랜드팰리스’에서는 유럽적 건축요소의 과감한 수용을 발견한다. 이는 노예제도 폐지 등 근대화에 앞장섰던 라마 5세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서, 서구 제국주의의 위협 속에 국가의 운명을 보존키 위해 구사한 동류화 전략으로 이해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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