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콩트인고야?>-별다방에서

10/15 별다방에서

최병석 | 기사입력 2022/10/15 [01:01]

최병석<콩트인고야?>-별다방에서

10/15 별다방에서

최병석 | 입력 : 2022/10/15 [01:01]

낼모레면 환갑인데 쭈글쭈글한 영감탱이 넷이 만났다.

올만에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마냥 좋기만 한 친구들 네명.

이 영감탱이 넷이 만나 무얼 하면 좋으려나 고민 고민하게 되는 순간을 맞았다.

예전 같으면 근처의 다방이나 커피숖에서 만나 그저 커피나 쌍화차를 마시면서 남자들의

수다를 펼쳐 놓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어딜 가도 환영 받기는 글렀다.

멀쩡하게 생겨 먹은 꼰대급 영감탱이 넷을 좋다고 어서 와 달라고 할 이유는 당췌 없는 게

당연하다.

팔팔했던 샤프함이 흐릿한 눈동자를 닮아서 뭐든 느려터지고 굼뜨니 가뜩이나 빨리 빨리

증후군에 물들어 있는 대한민국에서는 퇴출감이 왜 아니겠는가?

그래서 어딜 갈지가 고민인거였다.

사실 일찌감치 막걸리집에 들어 앉아 파전을 쪼아대며 거나하게 생각을 적셔 주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지만

오늘은 다들 집에서 일찍 빠져 나온 날이라 그러질 못하겠다.

별 수없이 자그마한 커피샾이라도 들어갈까 하다가 움찔하게 되었다.

요즘은 작은 카페라도 인건비 줄인다고 다들 키오스크인가 카오스큰가 떡하니 세워 놨기

때문이었다.

"우리 그러지 말고 저기 별다방으로 가자"

",저긴 키오스크도 아니고 진동벨도 없응께 차라리 저기 가서 션한 아메리카노나 바닐라

라떼 한 잔씩 하자고"

길동이가 별거 없다는 시늉을 해보이며 씩씩하게 별다방 문을 열어 제꼈다.

"허걱쓰!"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왤케 사람이 많은 것 인지..

영감탱이 넷이 한꺼번에 앉을 자리가 없었다.

안되겠는지 준호가 나섰다.

"시방,내가 가서 줄을 서야겠응께 무얼 먹을건지 야그덜 해봐라 잉"

"그 사이에 니덜이 자리가 나면 잽싸게 차지 하그라 들"

영감탱이 넷이서 이리뛰고 저리뛰고 겨우 자리에 안착하고

마실것이 나왔으니 가져가시라는 명령하달에 귀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갑자기 카운터에서 사람을 찾는다.

"불타는 병아리님,불타는 병아리님 ~!"

저쪽에서 전혀 불탈 것 같지 않은 귀여운 여학생이 해맑은 웃음으로

주문한 커피를 챙기러 카운터로 향했다.

",우린 누구 이름으로 주문한겨?"

"우린 걍 준호로 했는디"

또다시 카운터에서 닉네임을 불러댄다.

"빨개벗은 임금님,~빨개벗은 풋 임.."

알바생이 쩔쩔매며 웃음을 참고 있다.

"빨개에 벗은 임금님~"

'아니 어쩌자고 저런 훙칙한 닉네임을 알려준 겨?

"대체 어떤 놈팽이여?"'

다들 궁금했는지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때 영감탱이 넷이 앉아있는 좌석 바로 뒤에서 우락부락한

온 몸에 호랭이 문신 가득한 아자씨가 무표정한 모습으로

카운터로 향했다.

다들 키득키득 웃음을 참느라 애를 쓰고 있다.

영감탱이들 넷은 앞으로 있을 "준호님"호칭이 너무 밋밋하게 느껴졌다.

",우리도 담에 올땐 뭔가 재미난 닉네임을 가지고 와 보자구.."

"준호님,준호니~!"

영감탱이 넷은 빨개벗은 임금님때문에 별다방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얼굴이 벌개졌다.

별일이 많은 별다방 이야기..ㅋㅋㅋ

 

▲ 별의 별 이야기가 많아서 별다방?  © 최병석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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