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여기가 천국?

04/13 여기가 천국?

최병석 | 기사입력 2024/04/12 [14:06]

최병석<돌아온 콩트IN고야?>-여기가 천국?

04/13 여기가 천국?

최병석 | 입력 : 2024/04/12 [14:06]

 한종일씨는 요즘 일이 많아 행복하다.

종일씨는 하루종일 운전대를 잡고 사는 화물차 운전기사다.

종일씨는 최근 갑자기 늘어난 물동량으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격세지감이다.

그 지독한 코비드시국에 종일씨는 날마다 집에서 쉬는 날이 많았다.여태 운전을 하며 삶을

이어 오고 있지만 이런 쉼이 과연 옳은 일일까?고심하며 뒤척였었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잠을 자고나면 쌓여있는 물량때문에 잠 잘 시간을 최소화시켜야 한다.이제 어지간한

일감이 아니라면 그냥 패스하고 몸 생각을 하기로 작정했다.딱 그런 맘을 먹은지 5분도 채 안

되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저으기 한 사장님이시죠? 여기 부산인데요..."

하필 부산에서 콜이 들어온 것이다.종일씨가 고르고 고르다

최종 목적지로 삼고 저녁 느즈막히 친구네 집에서 회포를 풀기로 계획한 그곳이다.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친구의 얼굴이 떠 오르기도 했고 무엇보다 어지간한 일감이 아니라면 그냥

패스하기로 마음 먹은지 5분도 안 되었다는 게 무언가 껄쩍지근한 콜이다.

"저 사장님!오늘 전화주신 건 고마운데요 다른 분 알아보시는 게 좋을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선약이 있어서요"

정중히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그런데 막무가내다.자기는 다른 곳에 전화할 생각이 없고 꼭

한 사장이 해 주어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다.돈을 더 쳐서 줄테니 되레 선약을 취소하란다.

하필이면 꼭 이런 타이밍에 기가막힌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가 뭔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

결국 종일씨가 전화기를 들었다.

"하리야!낸데 오늘 저녁 니네 집에 가기로 한 거 취소해야 쓰겄다.갑자기 일이 생겨서

다음으로 미뤄야 될 거 같아"

자초지종을 설명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전화 한 통으로 굳은 결심을 포기하는 종일씨.

몸을 사리기로 한 게 맞는겨?

새벽에 눈을 뜬 채 약속한 화물운반 두 껀을 마무리하고 세번째 짐을 싣고 부산으로 향했다.

종일씨는 화물차를 운행하면서 나름대로 정한 철칙이 있는데 그건 다름아닌 졸음에 대한

대처룰 같은 거 였다.

운행중 두 시간마다 꼭 휴게소에 들리고 스트레칭과 목운동을 최소5분이상 해주며 졸음예방

껌을 씹어주는 거였다.오늘도 질겅질겅 껌을 씹어대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르는 종일씨.이제 이번 껀만 마무리하면 오늘의 마지막 화물 집행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웬일인지 몸을 사리기로 결심을 한 그 시간 이후로 컨디션이 깨졌는지 상태가 별로다.

자꾸만 하품이 올라오고 온 몸이 욱씬거리는듯 하다.

그래도 종일씨는 오늘의 마지막 화물을 인수하기위해 거래처에 들러 유쾌한 인사를 나누었다.

전화로 신신당부를 했던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면서 야간운전때 보탬이 되라고 드링크

한 박스를 건네 주신다."한 사장,잘 부탁해요!안전운전!"

시계를 보니 퇴근시간대에 걸렸다.이대로 가면 꼼짝없이 도로에서 발이 묶일테니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는 제의.

뜨끈한 돼지국밥을 말아 먹으니 온 몸이 노곤거린다.

마음을 다잡은 종일씨가 드디어 부산을 벗어났다.

고속도로에 접어드는 종일씨의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날씨의 상태도 어쩐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운전을 시작한 지 아직 채 한 시간도 지나질 않았는데 졸립다.

한참을 운전하다가 기분이 이상해서 눈을 떳더니 종일씨의 차가 앞차를 잡아먹기 바로 직전이다.앗!안된다.

종일씨가 가장 근접한 졸음쉼터에 차를 세웠다.그리고는 잠을 청했다.졸음이 잠으로 바뀌는 데는 큰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종일씨는 기절상태로 스러졌다.

 

종일씨가 깜짝 놀라서 눈을 떴다.눈 앞은 까맸고 하늘 위에서 우당탕퉁탕 벼락이 친다.

종일씨는 순간 관속에 갇혔다는 생각에 온 몸을 움직여 발버둥을 쳐본다.다행이다.

그의 몸이 묶인 것은 아니었다.

노크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밖에서 들으니 안에 뭔 일이라도 난듯 난리를 쳐서 노크를 했단다.이상해서 안을 들여다 보는 이름모를 그에게 종일씨가 대뜸 이렇게 물어봤단다."여기가 천국인가요?"

천국에 갈 뻔했던 종일씨의 넋두리였다.

▲ 천국에 다녀올 뻔한 이야기 ㅎㅎ



 

콩트집'콩트IN고야'저자(도서출판 신정,2021,10/15초판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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