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의 性 세번째 이야기 - 여성이 되고 싶은 남자들

특별 취재팀 | 기사입력 2013/02/02 [01:17]

태국 파타야의 性 세번째 이야기 - 여성이 되고 싶은 남자들

특별 취재팀 | 입력 : 2013/02/02 [01:17]
태국의 휴양지 파타야에는 유난히 게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 <게이>란 어떤 존재일까?  태국 방콕에 있는 한 술집의 간판.   

 
엠파스 국어사전의 정의에 따르면 "게이(gay)란 동성애자를 달리 이르는 말이며. 최근에는 주로 남성 동성애자를 가리킨다"라고 적고 있다. 
 
우리가 만난 게이에는 몇가지 유형이 있다. 우선 크게는 여장을 한 게이와 여장을 하지 않은 게이로 구분할 수가 있고, 여장을 한 게이 중에서도 성전환 수술을 한 게이와 그렇지 않은 게이,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당신이 만일 방콕이나 파타야의 거리에서 당신 생애 최고의 미인을 봤다면, 그녀는 십중팔구 게이일 것이다"라고 말이 있듯이, 대화를 나눠보지 않고 모습만 보고서는 게이임을 알아채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대화를 나눠본다면 대개는 과장된 목소리나 말투, 또는 오버하는 듯한 몸짓을 통해 게이 여부를 눈치챌 수 있다. 다만, 성전환여부는 겉모습 만으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정설(?)이다.
 

▲ 파타야에서 쇼걸로 활동하는 게이들.   

남자가 게이가 되는 것에 대해 염색체변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물학적 설명과, 성장과정 등 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회학적 설명이 존재한다. 취재진은 취재기간 중 한 이혼녀의 집에 초대를 받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녀의 어린 아들이 취재진 중 한명(남성)에게 하는 스킨쉽이 지나치다 싶어 엄마에게 물어보니, 아빠 없이 자라나 남자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그 아이가 나중에 게이가 될 것 같다는 것이 엄마의 설명이었다. 그녀에 따르면 태국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후 시내 관광을 하던 중 한 관광지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우리를 안내하던 남성 가이드(당시 22세)의 말투와 몸짓이 독특해서 대화를 나눠보니 그는 최근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게 되었다며 게이가 되어야 할지말지 고민 중이라고 솔직히 답해 주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 아니고 22세라는 나이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혼란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파타야의 게이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알카자>나 <티파니>와 같은 대형 쇼장에서 공연하는 댄서들이다. 이들은 주로 여장 게이들이며 빼어난 몸매와 미모(?)를 자랑한다. 게이들은 또한 미용실 등에서 미용사로도 많이 일하고 있다. 여성적 감성과 남성적인 힘을 함께 갖춰서인지 성공한 미용사들이 많다.
 
한편, 게이들은 평범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성전환을 한 어떤 게이는 독일인 남편을 두고 있었는데, 외국인과의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한 대기업의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태국 사회의 개방성 혹은 수용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에서도 게이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현지에 유학중인 한 한국학생은 함께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태국인 친구 중에 항공사 스튜어드가 있는데 스스로 게이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자신의 동료중 절반 이상이 게이라고 했다는 말을 전해주었다.
 
우리는 파타야의 한 술집에서 성전환 수술을 한 게이를 만날 수 있었다. 40줄에 들어선 그녀는 게이라는 삶의 가장 힘든 점은 "고독"이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뷰 도중 그녀는 어디론가로 가더니 한 아기를 안고 다시 나타났는데, 자신이 최근에 입양을 한 아기라고 했다. 아마도 그녀의 말처럼 "고독"을 벗어나기 위해 아기를 키우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 태국 불교사찰 왓푸민의 벽화의 한 장면. 게이를 묘사하고 있다. 

태국의 북부 도시 '난(Nan)'에는  '왓푸민'이라는 불교사찰이 있다.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사찰건물 안에는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벽화가 보존되고 있다.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이 벽화는 석가모니의 전생을 그린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의 묘사는 당시의 생활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벽화의 한 장면에는 게이가 한 남성을 유혹하고 있는 모습이 해학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에 만들어진 불교사찰 벽화에 이같은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태국 영화 중 <뷰티풀복서>라는 영화는 실제로 성전환 한 유명 킥복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태국의 TV 드라마나 예능프로를 보더라도 게이들의 등장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바,  태국 사회에서 게이는 더이상 어둠의 자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존재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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