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간의 설레임6

미국여행기

허필연 | 기사입력 2011/12/10 [00:53]

백일간의 설레임6

미국여행기

허필연 | 입력 : 2011/12/10 [00:53]


제2부 위스콘신에서

<메디슨의첫인상>

어제 메디슨으로 오는데 비행기의 지연으로 인해 한밤중에야 메디슨에 도착했다. 하긴 LA에서 이곳 메디슨은 시차가 4시간이나 나니 하루종일 걸려도 크게 불평 할 일은 못 된다.




우리 숙소는 위스콘신 대학의 레지던트를 위한 아파트였다. 아파트라고 하지만 2층 건물들이 넓은 잔디밭 사이에 드문드문 서 있었다.


아파트 사이사이에는 잔디밭 가운데 모래사장으로 된 놀이터가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첫날부터 맨발로 나가 놀았다.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의 아파트에서 이렇게 아무런 위험 요소가 없이 아이들이 맨발로 집을 오가며 놀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나는 그래도 시골에서 자라 흙을 밟으며 자랄 수 있었는데 비싼 비행기 표 값 내고 미국에 와서야 아이들에게 무엇이 결핍되었는가를 깨닫다니 나도 어느새 도시인이 다 되었나 보다.
위스콘신은 우리나라로 치자면 강원도라고 볼 수 있고 메디슨은 춘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지방 사람들은 주로 밭농사와 낙농업을 한다. 치즈 등 우유 유제품이 많이 나는 지역이다.


메디슨은 위스콘신주의 캐피탈이며 호수가 많다. 춘천처럼 인공적으로 강을 막아 생긴 호수가 아니고 자연적으로 생긴 호수이다. 넓은 호수 위에 수많은 요트들이 그림처럼 떠있고 많은 사람들이 요트 놀이를 즐긴다.
메도나라는 메디슨에서 가장 큰 호수를 끼고 위스콘신 주립 대학이 들어 서 있다.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돌아야 할 만큼 넓고 아름다운 건물들을 지닌 이 대학은 이 도시의 중심이며 메디슨 생활의 근간을 이루기도 한다.

<위스콘신의주 청사 방문>

메디슨이란 작은 도시에 어울리지 않게 흰색의 커다란 건물이 우뚝 서 있었다.

주 청사를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 되어있고 청사 옥탑에 자유의 여신상 같은 동상이 우뚝 서있어 어디서든지 그것을 바라보며 중심지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땅이 넓은 탓이겠지만 청사 옆의 빈 공간이 널널 하여서 청사를 원으로 하여 일주일에 한번씩 우리춘천의 풍물 장 같은 장이 열린다. 풍물이라고 해도 주로 인디언이 쓰던 제품 몇 가지와 농부들이 직접 가꾼 채소와 치즈 종류 그리고 손수 만든 퀼트 같은 제품들이다. 우리네 장처럼 푸짐하지도 왁자지껄하지도 않다. 장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일렬로 서서 마치 작품 전시회를 구경하듯이 둘러본다. 도대체 미국 사람들은 무엇을 해서 먹고사는 것인지 답답하기조차 했다.


우리로 말하자면 도청인데 도청하면 일반 시민이 내 생각에 그렇게 언제나 드나드는 곳이 아닌 줄 알고 있다 .무슨 특별한 서류나 만들러 간다든지....


아무튼지 도청은 일반 시민과의 거리가 멀다.

미국의 주 청사는 최대한으로 건축 양식에 심혈을 기우려 건축한단다. 미국의 주 청사는 어디를 가나 같은 모양이란다. 모양은 같은데 그 크기와 실내 장식은 주 형편에 따라 다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청사 외부는 미국의 50개 청사와 똑같은 모양을 했고 내부는 갖가지 중세 그림으로 새긴 부조로 장식을 한 그 건물 자체가 하나의 조각상 같았으며 원으로 둘러 오르게 된 계단마다 공간을 두어 공연도 하고 전시도 하게 되어있었다.


청사를 중 주 청사 주변에서 일주일에 한번 풍물장이 열리는 한편 또 아름다운 청사주변에서 여러 종류의 콘서트가 열리기도 한다.


한편 내부도 일년 내내 개방되어 방문객들을 위한 안내원이 대기하고 있다가 주 청사 관광을 무료로 안내 해 준다. 특이한 것은 주지사 방은 물론 이려니와 상원의원 방까지 들어가 의자에 앉아서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을 듣기도 한다.


일전에 아이들 수업에 연장으로 시의원들이 의회과정을 찍으러 같다가 그 서릿발같은 위엄과 호령에 쫓겨 난 것을 생각 하니 우습기 짝이 없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의회가 무엇인지 공부하기 위해 찾아 갔었는데 말이다. 그런 분들도 해외연수 목적 관광들 많이 다니는 것 같은데 무엇을 보고 오는지 모르겠다. 어쨌든지 주 청사의 건물은 너무 실내외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고 일년 내내 주민들을 아니 외국인까지 친절히 맞아 구경 시켜 준다.


그게 그네들의 최대의 자랑이다.

<도서관에서>

미국에 머물면서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도서관에 가서 책과 테이프를 빌려다 보는 것이다.


우리는 처음에는 친구의 라이브러리 카드를 빌려서 사용했는데 불편한 점이 있어 우리도 하나 만들기로 했다. 준성과 나는 쭈뼛거리며 사서 앞에 섰다. 내가 아임어 비지터를 다섯 번이나 했는데 사서는 자꾸 다른 말만 지껄였다. 그런데 준성 이가 아임어 비지터 한번 하니까 그 사서 아하! 하더니 카드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해서 우리도 자격 있느냐고 묻자 편지를 받을 주소만 있으면 된다고 했다. 우리는 카드를 즉석에서 신청했다.


메디슨시의 인구가 춘천만 해도 시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사람들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곳곳에 몇 개의 국립 도서관에서 무료로 책을 대여하고 있다. 자국민뿐만 아니라 우리처럼 여행객에게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책을 읽으려는 사람의 편에서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의 친절과 포용력에 감사를 보내고 존경을 표한다. 덕분에 내 수준에 맞는 그곳 아이들을 위한 책을 백권도 넘게 읽었다.


<잔디 구장에서>


메디슨에서 따로 잔디 구장을 찾을 필요가 없다 . 포장된 도로 아니면 나무가 아니며 그 나머지는 모두 잔디를 심어 놓았기 때문이다.

전화 번호부에서 찾아본 골프장만도 20개가 넘었다.


내가 머물던 곳은 대학 안인데 대학을 한바퀴 일주하는데 한시간이나 걸린다. 위스콘신 대학 병원 앞에 천천히 뛰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넓은 잔디 구장이 있다.
그곳은 대학 안에 있다고 해서 대학생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와서 축구도하고 골프연습도하고, 럭비도하고, 배구도 하면서 즐긴다.
나도 그곳을 맘껏 활용했다 .


원래 조깅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멋진 운동복을 사 입고 그곳을 거르지 않고 그 맑은 공기를 마시고 또 마시며 매일 뛰었다.


춘천에 사는 사람들은 춘천의 공기가 퍽이나 맑은 줄 알고 있겠지만 얼마 머물지 않고 돌아왔는데도 며칠동안 혼탁한 공기 때문에 고생했음을 밝힌다.
우리는 이 잔디구장을 저녁에 한시간씩 아이들과 뛰었다. 준성과 준호가 힘들어해 자전거를 태우고...
30분 돌고 나서 잔디에 누워 심호흡하고 쉽게 할 수 있는 일 같은데 한국에 돌아와서 그게 어려웠다.
아이들과 함께 춘천 종합 운동장에 가서 뛴 다음 잔디에 앉았다가 얼마나 눈총을 받았던지. 잔디 가꾸는데 그렇게 막대한 돈이 드는지 그때 알았다.
어째든 메디슨에서는 원 없이 잔디에서 뛰고 놀았다.


그리고 그곳사람들은 조깅을 그렇게 즐긴다.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이나 새벽이나 밤이나 가리지 않고 뛴다.
나도 뛰는 것을 조금 좋아하기 때문에 메디슨의 여러 곳을 다녀 보았다. 학교기숙사부터 시작해서호수의 돌출 부분까지 조성되어 있는 30분 거리의 숲 속 조깅코스, 또 호수 가를 따라 학교 본 건물까지 나있는 1시간 거리의 자전거도로와 조깅 코스, 이곳까지 뛰어가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돌아오곤 했다.


내가 지닌 시간은 행복이었다. 평화였다. 걱정이 없는 생활이 평화였고 아름다움이었다. 두고 온 자질구레한 걱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신혼 여행에서 느꼈던 것처럼 모든 것이 허락된 여행, 그 여행은 참으로 꿈같이 즐거웠다. 그래서 내가 만난 미국이 더욱 아름답게만 느껴졌나 보다.
비록 내가 10년을 푼푼이 모은 돈을 석 달 간 다 써버렸다 해도 아까운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누구나 살면서 이런 일 한번쯤은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see you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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